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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5월... 아름다운 소백산
- 일 자 : 2013년 5월 24~25일(무박2일)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희방사~천문대~연화1봉~비로봉~국망봉~초암사
(총산행시간 8시간3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2013년 두번째 특별산행.. 지난 겨울 설악 심설산행을 다녀온 이후 봄에 떠나는 무박2일 산행이다. 소백산은 2002년, 2008년 두번 다녀왔는데 모두 겨울이였다. 산을 알려면 모름지기 사계절 다 등반은 해봐야 그 산을 알수 있다. 그래서 늘 봄 소백에 대한 설레임은 언제나 맘속에 간직하고 있었는데, 드디어 아름다운 계절 5월에 늘 가슴에 품고 있던 그리운 산으로 출발한다. |
첫번째 이야기 : 맛집.... 그리고 금빛노을
대저119안전센터(20:30)~안동휴게소(01:20)~희방사주차장(02:00)
퇴근 후...
복가이버와 사무실 부근 맛집에 들렸다.
어차피 저녁 출발시간에 맞출려면 2~3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어... 저녁도 먹고 차도 한잔할 생각이다.
그런데 저녁 먹자고 간 곳이 소주방이다.
허름한 건물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삐꺽거리는 소리와 함께 옛날 노래가락이 구성지게 들려온다.
10여분을 기다리자...
정갈하고 깔끔한 밑반찬과 함께 갈미조개를 듬뻑넣은 맛탕이 한상 차려진다.
한술 입에 넣어보니...
바다의 갯내음이 온몸에 퍼지면서 쫄깃쫄깃한 맛에 혀가 감동을 한다.
조개에서 나오는 시원한 국물은 그야말로 미각의 절정이다.....ㅎㅎ
명지에서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들린곳이 둔치도 금빛노을이다.
출근길에 길목에 있어 언제가는 가봐야야겠다고 생각한 곳... 무인 셀프찻집이다.
주인이 없고, 그냥 입구에 있는 자그마한 통에 5천만안 넣어면 이렇게 원하는 차는 무엇이든지 마실 수 있다.
그리고 간단하게 군것질 할 과자류도 있어 몇시간을 앉아서 차를 마셔도 좋다.
어둠이 내리자 찻집 분위기가 더욱 더 고즈늑해서 좋다.
창문을 열어젓히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귓가에 들리고.... 시원한 강 바람이 불어온다.
여유로움이 좋은 금빛노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않고 시간을 고르고 차를 고르고 향을 음미하며 차를 마시고 싶을대 언제라도 좋은곳이다.
산행시작(03:20)~희방깔딱재(04:10)~천문대(05:25~06:10아침)~연화1봉(07:10)~비로봉(08:00)
한시간정도 차안에서....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고 있는데 새벽의 고요함을 깨우는 알람이 울린다.
모두다 부족한 잠을 떨치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잠시 풀어놓은 등산화를 다시 조이고 배낭을 울러맨다.
어둠에 잠든 희방사 매표소가 보인다.
소백의 첫걸음, 이제 소백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앞으로 10시간의 긴 여정의 시작이다.
희방사에서 연화봉 오름길은
길은 짧으나 길이 가팔라서 꽤 힘이드는 구간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돌계단은 강인한 체력과 인내를 요구한다.
글자 그대로 숨이 깔딱깔딱 할 즈음에.... 희방깔딱재에 닿았다.
해발 1,050m... 깔딱재에 올라서니 시원한 새벽바람이 산객을 맞이해준다.
산행시작 2시간여만에 연화봉 올랐다.
연화봉정상석, 천문대, 그리고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여러개의 봉우들이 물결치듯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고 있는 소백산
낮설지 않은 풍경.... 몇년전 헤어졌던 벗을 다시 만난 기분이다.
정상석 옆 데크에는 백패킹(비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곳 고산에서 밤을 보내고 새벽을 맞이하는 기분은 어떨까?
지난 달 비박 장비를 모두 장만하여 이제 날짜만 잡으면 된다.... 나도 이제 백패커(Backpacker)인 셈이다....ㅎㅎ
같은 장소... 또 다른 느낌
이곳에서면... 2008년 겨울소백산 기억이 보풀보풀 떠오른다.
계절은 바뀌었지만 그때 함께했던 선미, 병창, 성현, 영석이가 그립다.
오늘 이자리... 같이 왔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짙게 마음속 깊이 파고든다.
그렇게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다.
부드러운 소백의 주능선길...
이제부터는 걷고 싶을때 걷고, 쉬고 싶을때 쉬면서 산을 만끽하며 걸으면 된다.
봄 소백의 주인은 단연 철쭉이다. 내달 초에 소백철쭉제가 열린다고 한다.
등로 주변에 곱게 핀 철쭉은 연연한 연분홍 수수한 빛깔이다. 아직 조금 이른감은 있지만 산객의 발걸음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천상화원 소백산이다.
제1연화봉 오름길...
소백산은 연화봉, 비로봉 국망봉, 상월봉으로 능선을 따라 백두대간 태백산으로 이어진다.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펼쳐지지는 비경...
설악이나 월출산처럼 멋진 기암과 터프한 바위는 없지만 부드러운 능선은 걷고 또 걷고 싶은 아름다운 길이다.
봄을 맞아 생명력이 충만한 길
눈부신 연초록 이파리들이 물결치며 파도소리를 내는 길
푸르디 푸른 초 여름 숲
맑고 싱그러운 초록의 능선을 한발 한발 걷노라니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 하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산은....
보통 정상이 가까워지면 가팔라지는데 소백산은 오히려 길이 넉넉해진다.
소백산의 부드러움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
바로 이곳....비로봉이 보이는 주목관리소 가기전 천동지구 갈림길이 있는 이곳이 오늘의 포인트다.
소백의 칼바람...
특히 충청 단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그로 인해 비로봉 부근에는 큰 나무들을 볼 수 없고, 생명력 강한 풀들만 무성히 자라 이렇게 산상초원을 이루고 있다.
소백산 최고봉 비로봉....
비로는 비로자나물의 줄임말로 몸의 빛 지혜의 빛이 법계에 두루 비치어 가득하다는 뜻이다.
즉 부처의 진신을 일컫는 말이다.
이곳 비로봉은 주말이면...
희방사, 비로사, 초암사, 천동리에서 올라오는 산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룬다.
그렇치만 아직 아침나절이라 정상석 인증샷도 남기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낸다.
비로봉출발(08:10)~초암사삼거리(09:15)~국망봉(08:25)~돼지바위(09:50)~초암사(11:50)
이제는 마지막 봉우리 국망봉이다.
국망봉은 아직 미답지다. 비로봉에서 늘 희방사쪽으로 산행을 하다보니 국망봉은 가보지 못했다.
3.1km면... 한시간 반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초암사 내려가는 삼거리..
국망봉까지 갔다가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이곳에서 복가이버를 먼저 초암사로 하산을 시킨다.
아무래도 지난 겨울 설악산행때 비료포대를 타면서 다친 무릎이 장시간 산행으로 인해 아픈 모양이다.
늘 앞서 씩씩하게 걷던 복가이버를 두고 갈려니 왠지 마음이 찡하다. 20분 더가면 오늘 마지막 봉우리 국망봉인데.....ㅠㅠ
초암사 삼거리를 지나 마지막 힘을 내서 국망봉에 오른다.
언제나 소백산가면 꼭 가야지 했던 이곳 국망봉은 신라 망국의 한이 서린 곳이다.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나라를 왕건에게 빼앗기자
왕자인 마의태자는 엄동설한에도 배옷 한벌만 걸치고 망국의 한을 달래며 소백산으로 들어와
이곳에 올라 옛 도읍 경주를 바라보며 눈물을 하염없이 흘렸다는 연유로 국망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산을 오르면서... 이렇게 봉우리 유래도 곁들이면 더욱 더 의미있는 산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제는 하산길...
초암사 삼거리에서 초암사까지 4.1.km 그리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하산길에는 이렇게 잘생긴 돼지바위를 만날 수 있다.
그렇치 않아도 지루한 하산길....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도록 한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이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것이 다 이루어진다고 한다....ㅎㅎ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자... 계곡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초암사 계곡이라 불리는 죽계구곡은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잠시... 등산화를 풀어놓고 계곡에 발을 담근다.
계곡 주위 예쁜 단단풍 나무들은 빛을 투영받아 연초록 숲 하늘을 만들어 놓았다. 너무도 예쁜 숲그늘이다.
드디어!! 초암사에 도착했다.
새벽 3시20분 산행을시작하여, 11시 50분에 산행을 마쳤다. 정확히 8시간 30분을 걸은 셈이다.
바람한점 없는 무덥한 날씨에 꽤 힘들었던 산행이였다.
콜택시를 불러 들머리(희방사)에 세워두었던 차를 회수하여 다소 이른시간(?)에 집으로 향한다.
피곤한몸을 의자에 기댄채....
산행하면서 틈틈히 기억해두었던 것을 산행수첩에 정리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산의 품에서 푸른숨을 쉬었던 행복한 시간,.
이번 특별산행을 함께한 복가이버, 터미, 관식이 한테 고마움을 전하고, 또 다른 산에서 만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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