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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겨울설악 산행은 미친짓이다

인생은저니처럼 2013. 1. 20. 20:59

 

 

 

 

(설악산)겨울설악 산행은 미친짓이다

- 일 자 : 2013년 1월 18~19일(무박2일)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한계령~서북능선갈림길~끝청~중청대피소~대청봉~설악폭포~오색
  (총산행시간 10시간0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지난 송년회때 올 겨울 눈 산행 한번 가자는 회원님들 의견을 모아 소백산으로 눈산행을 계획하였다

그렇치만 새해 반짝 한두번 눈이 내리더니 중순이 넘어서면서까지도 눈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신이 내린 선물인가? 산행을 이틀 남겨두고 영동지역에 폭설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주저없이 바로 산행지를 설악으로 바꾸고, 렌트카를 대여하는 등 이틀을 분주하게 산행계획을 다시 세웠다.

 

 

 

 

대저119안전센터(20:30)~청도휴게소(09:30)~치악휴게소(00:10)~설악휴게소(02:25)~한계령(13:10)


 

첫번째 이야기 : 한계령으로 떠나요... 1박~~~2일!!

 

 

 

 

출발 하루전날...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입산금지 등 조치가 내려지자 복가이버, 유리가 긴장하는 빛이 역력하다.

 

그렇치만 영동지역에 폭설이 내렸다면 분명 홍천~인제~ 한계령 국도는 차량이 다니기에 무리가 없을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출발시간!!

 

정확히 저녁8시에 맞추어 복가이버, 유리, 터미, 유수, 선국이가 모였다.

 

오늘 부득이 산행에 참여하지 못하는 총무님의 배웅을 뒤로하고 한계령으로 출발~~~~

 

 

우선은... 청도휴게소서 저녁을 해결하고, 안전하게 한계령까지 운전할 기사순위를 뽑기로 했다.

 

첫번째구간 : 청도~단양휴게소, 두번째구간 : 단양휴게소~홍천IC, 세번째구간 : 홍천IC~ 한계령

 

 

부산으로 내려올때는 올라갈때의 역순으로 정했다.

 

방식은... 공평하게 하기위해서 공포의 복불복 사다리타기로 하기로 했다.

 

 

 

 

 

 

 

 

 

복불복 하기전...

 

유리 왈  "지금 컨디션이 좋아서 원주까지 운전을 할 수 있겠다" 는 의견에 모두 오케이 사인을 보내...

 

유리가 원주까지 운전을 하는것으로 하고, 나머지 다섯명의 멤버가 사다리타기를 해서 1번부터 우선순위권을 부여했다.

 

 

1번... 회장,   2번, 선국이,   3번, 복가이버,   4번 유수,   5번, 터미 순으로 나와서.....ㅎㅎ

 

회장 : 한계령~홍천IC구간,  선국이 : 홍천IC~단양휴게소, 복가이버 : 원주휴게소~홍천IC  터미 : 홍천IC~한계령, 유수 : 단양휴게소~부산

 

 

그런데 아무래도 복가이버가 뽑은 원주~홍천IC구간이 넘 쉽게 보인다.

 

그래서 복가이버를 꼬시고, 설득해서... 서로 맞바꾸기로 했다.. 아뭏턴 즐거운 시간이다. 마치 1박2일 여행처럼.....ㅎㅎㅎ

 

 

 

 

 

 

 

 

 

새벽1시30분경... 홍천에서 고속도를 벗어나 국도로 접어들었다.

 

인제로 올라가는 44번 국도는 예상한되로 도로사정이 좋아보인다. 동해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백두대간에 막혀 영서쪽으로 넘어오질 못한듯 싶다.

 

 

한계령 30km전...

 

설악휴게소 도착하여 차량 문을 열자 얼음처럼 차고 투명한 새벽기운이 온 몸을 휘젓는다.

 

모두 장거리 이동에 피곤한 기색이다.

 

 

 

 

 

산행시작(05:00)~서북능선갈림길(07:10)~끝청(10:00)~중청대피소(10:36)~대청봉(12:00)


 

두번째 이야기 : 겨울 설악산행은 미친짓이다

 

 

 

 

 

 

 

예상시간보다 조금 이른 새벽3시10분 한계령 휴게소 도착...

 

주차장 한구석 몇대의 차량뿐.... 어둠에 잠긴 휴게소는 한겨울밤 거친 겨울바람 소리만 쌩~쌩~ 들린다.

 

이곳 한계령은 대청봉에서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설악의 주능선에 있는 고개이다.

 

 

두어시간정도 부족한 잠을 자고, 정확히 5시에 산행을 시작....

 

옷을 챙겨입고, 장비 확인도 마치고... 마지막으로 출발 인증샷을 남기고 드디어 설악의 품으로 출발~~~

 

 

 

 

 

 

 

 

 

 

한계령에서 귀때기청 갈림길까지는 약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아주 가파른 산길이다.

 

역시 예상되로 눈이 엄청 내린모양이다. 초입부터 아이젠이 없이는 올라갈 수 없을만큼 적설량이 대단하다.

 

 

산길을 조금만 벗어나면 어김없이 무릎까지 쑥 빠져버린다.

 

한계령 바람은 얼마나 세차게 불던지 작은 나무는 통채로 뽑아버릴것 같은 엄청난 위세를 자랑한다.

 

 

벌써부터 숨이차오르고, 다리는 묵직하다. 

 

목에 걸고있는 DSLR을 배낭에 넣었다. 능선에 올라서기까지 잠시 사진을 접기로 했다.

 

 

설상가상....

 

중청대피소 4.4km 이정표를 앞두고 갑자기 허벅기 근육이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지금껏 20년이 넘도록 산을 타면서 이렇게 경련까지 일어나는 산행은 처음이라 당황스럽다.

 

한동안 내근 생활에 책상에만 앉아 운동을 게을리한 탓인가?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오랜만에 묵직한 배낭을 메고 갑자기 설산을 오르다보니 준비가 부족한듯 싶다.

 

정말 힘들네~~ " 겨울 설악산행은 미친짓이다" 라는 말이 지금 내 심정을 대변해준다..

 

 

 

 

 

 

 

 

 

 

복가이버...

 

이 남자 뭐해도 폼이난다...ㅎㅎ

 

정말 우리 산악회에 영원한 산행대장이다

 

 

선국이...

 

지난 송년회때 산악회에 가입하고 나선 첫 산행...

 

복가이버를 따라갈만큼 체력도 좋고, 성격도 좋아 앞으로 러브산넷 기대주다.

 

 

유수와 터미... 그리고 유리

 

회장이 겨울산행 가자해서 마지못해(?) 따라나선 딸~~부자들...

 

그러보니.... 러브산넷과는 아주 오래된 인연들이다. 그저 고마울따름이다.

 

 

 

 

 

 

 

 

 

 

산행시간... 5시간 경과..

 

이제부터는 다른 한쪽다리마저도 마비가 오기 시작한다.

 

걷다가 쪼그리고 앉았다가 반복을 하다보니 산행시간이 많이 지체된다.

 

 

드디어 끝청이 시야에 보이기 시작한다.

 

끝청만 넘어서면 중청봉이 지척이고 중청대피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올라도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는것 같다.  그래서 이 봉우리 이름이 끝청인가?

 

 

 

 

 

 

 

 

 

 

 

끝청에 바라본 설악의 위용...

 

곤두박질하는 바위절벽과 날카로운 이빨처럼 삐죽삐죽 하늘을 베어먹으며 치솟은 암봉들이 과히 절경이다.

 

공룡능선을 기준으로 동해쪽을 외설악, 내륙쪽을 내설악으로 나눈다.

 

 

시야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렇게 장엄한 자연의 대서사시를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산행의 매력이다.

 

 

중청봉을 에둘러 돌아서니...

 

맞은편 대청봉 아래 중청대피소가 손에 닿을듯 가까이 보인다.

 

 

 

 

 

 

 

 

 

중청대피소...

 

대청봉 일출을 보기위해 많은 산객들이 하룻밤 여기서 머무른다.

 

동해바다와 속초야경을 한눈에 볼수있고, 대청봉까지도 약20여분 거리로 여름설악때 오면 참 좋을것 같다.

 

 

취사장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라면을 끓이고 있는데...

 

헐~~ 옆자리 산객들이 구워먹는 삽겹살 냄새~~  어제 낮 복가이버가 삼겹살 사가지고 가자는 말이 갑자기 생각나는구만....

 

 

 

 

 

 

 

 

 

 

 

설악산 주봉... 대청봉(1,708)

 

산행시간 7시간 10분만에 정상에 섰다.

 

유리말처럼... 대청봉은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봉우리다.

 

참고로... 중청대피소 전화번호가 033-672-1708.. 그러니까 끝자리를 대청봉 높이에서 따온 것이다.

 

 

정상 조망도 즐기고 좀 더 머물고 싶지만...

 

엄청난 바람에 제대로 몸을 가눌 수 없어 정상 인증샷만 찍고 하산을 서두른다.

 

 

 

 

 

하산시작(12:15)~설악폭포(13:50)~오색매표소(15:00)


 

세번째이야기 : 비료포대의 즐거움... 유리의 무릎부상

 

 

 

 

 

 

하산의 즐거움...

 

바로 비료포대 타는 재미다. 오색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팔라서 제대로만 탈 수 있다면 꽤 즐거움을 선사한다.

 

다리근육 경련도 다 나은것 같고,  그런대로... 설악폭포까지는 재미있게 내려온것 같다.

 

 

그렇치만... 유리가 무릎통증 때문에 힘겹게 내려가는것을 보고, 혼자 내려갈 수 없었다.

 

이제 나도 체력이 바닥이라 도와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같이 동행하면서 말벗이라도 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다.

 

 

정상에서 오색까지는 5km거리

 

대청봉으로 올라가는 최단거리코스라 지독한 된비알이다.

   

하산길도 역시 만만치 않다... 고도를 낮추는 돌계단을 수없이 내려서도 평평한곳이 보이지 않는다.

 

 

작은 다리를 몇개 건너자... 

 

드디어 오색매표소가 보이고,  먼저 하산해있던 동료들이 반가이 맞이해준다.

 

시계를 보니 오후3시.... 정확히 산행시간을 10시간 채운 셈이다.

 

 

 

 

한계령출발(03:10)~단양휴게소(17:40)~부산도착(21:00)


 

네번째이야기 : 삶에 긴장감을 불어넣어준 값진 산행

 

 

 

 

 

이제는 부산을 되돌아갈 시간...

 

450km... 긴 거리를 되짚어 돌아가야 한다. 오늘 운전은 복가이버, 선국이, 유수 차례이다.

 

망신창이가 된 몸을 의자에 눕히고 편하게 자세를 이리저리 취하다 어느새 잠이 들었는 모양이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렸을까? 

 

잠을 깨어 창밖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무엇인가에 익숙해진다는 건, 편안함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선함이 사라지고 감각이 무디어진다는 의미이다.

 

긴장없이 습관처럼 흘려보내는 시간... 그것은 우리 삶에 커다는 손실이기도 하다.

 

 

작년 승진시험 이후 최근까지 내 생활이 그랬던것 같다.

 

 

겨울설악은...

 

나 자신조차 챙기기 힘들었던 정말 힘들고 어려웠던 산행이였다. 

 

고되고 숨쉬기조차 힘든 시간이였지만 메너리즘에 빠진 삶에 다시 긴장감을 불어넣어주는 값진 산행이였다. 

 

 

오늘 산행에 참여한...

 

복가이버, 유리, 터미, 유수, 선국이 한테 고마움을 전하고..

 

이 젊은 친구들에게... 훗날 2013년 어렵고 힘들었던 겨울 설악을 어떻게 기억할까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이번 겨울설악 산행에

 

많은 응원과 메세지를 전해준 회원님 한분, 한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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