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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눔터

(만어사) 봄날 다시 찾은 만어사



제목 : (만어사)봄날 다시 찾은 만어사

날짜 : 2024.4.13(토)

 

나의 봄을 축하해 주는 것일까요?

작년 4월에 만들었던 목부작 대란에 꽃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체험관에 있을때 부터 만들기 시작한 목부작이 벌써 10개가 넘었네요.

 

 

절에 가기 전에 오랜만에 텃밭에 왔습니다.

매화꽃도 지고 벚꽃도 지고 난 자리에 복사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올해는 휴경을 할까 생각했는데 지난주에 왕까마중 모종을 신청한 터라 밭갈이를 해야겠네요.

 

 

오랜만에 경운기를 돌려 로터리 치고 나뭇가지 전지를 하고 나니 땀이 비 오듯이 흐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몰랐는데 이제는 눈도부시고 체력도 예전 같지 않네요...ㅎㅎ

 

 

텃밭일을 마치고 만어사에 왔습니다.

예전만 해도 자주 왔었는데 그러고보니 오랜만에 왔네요.

 

만어사는 밀양 8경에 해당하고 "어산불영"이라고 부르는 사찰이지요.

어산은 산 위로 오른 물고기, 불영은 부처님 그림자를 뜻하고 돌을 두드리면 쇳소리가 난다 해서 경석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만어사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분들이 찾습니다.

그 덕분에 사찰로 들어오는 진입로도 포장이 되고, 화장실은 물론 경내로 올라가는 계단도 새로 정비를 하였네요.

 

 

수목 아래 자그마한 돌이 올려져 있는데 소원돌이라 합니다.

돌이 들리지 않아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어 많은 불자님들이 돌을 들어봅니다.

 

돌이 무겁지 않아 쉽게 들리는 것 같은데... 어느 불자님은 안 들린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다 하네요.

여하튼 이런 이야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만어사를 찾는가봅니다. 

 


경내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범종루, 삼성각, 마애불 등이 있고

우측계단으로 내려가면 용왕님 아들을 모셔놓은 미륵전이 있습니다.

 

마애불은 몇 년 전에 조성을 하였는데 

산자락을 따라 흘러내리듯 펼쳐진 만 마리 물고기들을 지긋이 바라보고 계시네요.

 

 

설화에 비추어 보며 어쩌면 미륵전이 주불전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동국여지승람에 따르면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죽을 때가 되자 신통한 스님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스님은 가다가 멈추는 곳이 바로 그곳이라고 말해 주었고 왕자가 길을 떠나자 수많은 물고기 떼가 뒤를 따랐는데, 왕자가 머물러 쉰 곳이 바로 이곳 만어사였다네요. 그 뒤 왕자는 미륵바위가 되고, 물고기 떼는 크고 작은 돌로 변했다고 합니다.

 

 

미륵전에 모셔놓은 이 미륵불이 왕자님입니다.

미륵불이 있는 상태에서 전각을 세우다 보니 전각은 2층으로 지어졌고 전각 뒤쪽으로 돌이 나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만마리 물고기가 변한 수많은 돌도 그렇고 보면 볼수록 신비한 사찰이지요

 

 

미륵전을 나와 대웅전으로 들어왔습니다.

때 마침 불자님이 많이 안 계셔서 인지 조용하네요.

주불전이 작다 보니 좌측 한쪽만 여닫이 문이 있어 바람이 지나가지 않아 조금 덥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법당 한편에 켜켜이 쌓아둔 방석을 가지런히 펼쳐놓고...

불전함에 불전을 넣고, 가슴 앞에서 합장을 한 후 108배를 올립니다.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기 시작합니다. 하나, , , ...

 

오랜만에 올리는 108배라서 처음에는 조금 힘들더군요.

머리에서 시작된 땀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히고 목덜미를 거쳐 등줄기를 타고 내려갑니다.

 

 

108배를 올린 후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여유를 느껴봅니다.

때마침 솔솔 불어오는 바람이 땀을 식혀주고 개운함을 더해주네요.

 

이 의자처럼 생긴 바위는 제가 올 때마다 앉아서 머물다가는 자리입니다.

조금전까지 분주했던 경내가 조용합니다. 저도 이제 자리에서 일어나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