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백패킹)오롯이 나를 위한 행복시간
날짜 : 2024.6.27~28(1박2일)
여름초입 6월을 코앞에 두고 있네요.
5월은 여러모로 바쁜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렇다 보니 모든것을 잊고 하루라도 오롯이 나를 위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베란다 한켠에 있던 백패킹 장비를 꺼내...
텐트와 침낭에 패드 그리고 이것저것 필요한것을 챙겨봅니다.
한동안 잊고 살아서 인지 오랜만에 멘 가방의 무게가 낯설게 느껴지네요.
오늘 백패킹은 우도로 갑니다.
제주도 우도로 가냐구요? 그건아니구요.
우도라 지명이 우리나라에 천체 7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오늘 가는 통영 우도는 연화도 옆에 작게 붙어있는 섬으로 20여가구가 사는 조용한 곳입니다.
배편은 통영항을 비롯하여 몇군데 있지만 오늘은 중화항에서 출발합니다.
오늘 백패킹 멤버는 작년에 명퇴한 팀장님, 정훈이, 유수 이렇게 네명입니다.
모두다 묵직한 배낭이 부족해서 손가방까지 들고 있네요.
박지에 도착해서 알았지만 손가방에 온통 술이 가득 들어있더군요...ㅎㅎ
연화도에 도착..
우선은 배도 고프고 섬에 왔으니까 멍게비빕밥을 먹어볼까 합니다.
오~ 보기만해도 색깔이 이쁘네요.
거기에다 코에 와 닿는 진한 멍게냄새가 입맛을 돋구게 합니다.
이곳 연화도에는 분교가 하나 있는데 학생이 세명, 선생님이 여섯분 계시다고 합니다.
섬이라 외지기는 하지만 이런곳에서 아이들과 같이 근무해보는것도 괜찮을듯 싶네요.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외지에 젊은 사람들이 없다보니 학교가 자꾸 폐교되는것이 현실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정책 중 제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국토균형발전" 이라는 말이 생각나 마음이 씁쓸하네요.
연화사를 거쳐 보덕암가는 길은 숲 그늘이 없는 포장길입니다.
따가운 햇살이 여과없이 내리쬐는 것이 한여름을 연상케 하네요.
연화사 초입부터는 수국길입니다.
6월 중순경에 연화도에 오면 수박만한 수국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은 조금 이르군요.
보덕암이 앉은 자리가 참 좋습니다.
통영팔경의 하나라는 용머리해안이 일렬로 줄서 있는 모습이 보이네요.
이곳 보덕암은 숙박형기도라 해서 불자들에게 문이 개방되어 있어 예약만 하면 누구나 묵을 수 있는 암자입니다.
본전에는 관음성지 답게 천수천안관세음보살이 모셔져 있구요.
이제 박지인 우도로 향합니다.
선착장에서 어촌밥상이라는 식당 아래로 난 데크길을 따라 가파르게 오릅니다.
배낭무게로 허리와 어깨가 묵직하네요.
다리를 건너면 반화도라는 작은섬을 지나야 하는데
숲이 울창하고 꽃이 많이 피는 섬이라 하여 그런 이름을 가졌다고 하네요.
마을고개를 두개 넘어야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땡볕에 제법 높은 고개마루를 넘어가는게 배낭무게 만큼이나 다리가 천근만근이네요.. ㅎ
좁은 숲길을 지나고 바다쪽 조망이 열리는것을 보니 이제 다왔는 모양입니다.
제일 안쪽 그늘진 곳이 명당입니다.
오늘은 평일이라 우리일행외는 아무도 없는 듯 싶네요.
우선 간단하게 텐트를 쳐놓고 조금 쉬었다 물이 빠지고 있는 목섬으로 가서 고동이며 해조류를 채취해봅니다.
자그마한 돌 사이를 재빠르게 움직이는 칠게 잡는 재미에 빠져봅니다.
바닷가에 오니 먹거리가 풍성하네요.
해초부침게, 칠게튀김, 고동된장찌게 그야말로 해안만찬이 펼쳐집니다.
요리에 취미가 있는 정훈이가 쉐프를 전담합니다.
칠게하나 입에 넣어보니 입안에 바다향이 가득하고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것 같네요.
몽돌해변 앞바다에는 두 개의 바위섬이 솟아 있습니다.
바다를 보는 방향으로 좌측에는 구멍섬, 우측에는 목섬이 있습니다.
구멍섬은 말그대로 바위 중간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출사 포인트로 유명합니다.
목섬은 물이 빠지면 건너갈수가 있어 낚시도 가능하고 물길도 할수 있는 곳입니다.
일몰시간..
모든것을 품었던 해가 저물어 갑니다.
일상을 벗어나 떠난 여행지에 마주한 일몰의 순간
붉은 빛을 토해내는 그 장엄한 순간 앞에 내일을 향한 작은 소망을 빌어봅니다.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노을 같은 인생을 살다 가고 싶다고요.
앞으로 은퇴 이후의 삶은 일출의 화려함 보다는 일몰의 소박하고 은은한 잔상이 있는 삶을 살아야겠지요.
이른 아침 시간 일어났습니다.
간밤에 파도소리 들어며 낭만에 취해서 잠은 잘 잔것 같네요.
그런데 아침에 왠 까마귀가 그렇게 극성적으로 울어 대던지 더 이상 누워있을 여유를 부릴수가 없더군요.
오전 10시30분에 출항하는 배편을 타야하기에 서둘러 철수를 하고, 마을 무인까페에서 잠시 쉬었다 우도를 떠납니다.
일상을 벗어난 여행..
하룻밤이지만 도심의 피로한 심신을 회복하고 재충전하여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앞으로 한달에 한번, 아니면 두달에 한번이라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진짜 올여름이 시작되려나봅니다.
얼마나 더울지 벌써 부터 걱정이지만 건강하게 여름 잘 보내고 백패킹은 가을초입에 떠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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