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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원효암)갑진년 새해 첫 암자

 

제목 : (원효암)갑진년 새해 첫 암자

날짜 : 2024.1.12(월)

 

 

갑진년 새해

오늘 새해 첫 암자는 양산 천성산 꼭대지 즈음에 조용히 자리잡은 원효암입니다.

원효암은 통도사의 말사로 신라 선덕여왕때에 창건한 유서깊은 사찰이라고 합니다.

 

전국 절명중에서 가장 많은것이 관음암이고 그 다음이 원효암인데..
원효암이라는 이름을 가진 암자가 10여개소 있으나 가장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원효암 가는 길은 임도가 잘 닦여져 있어 차로 올라가면 됩니다.

사실 이 임도는 천성상 정상에 미사일 기지가 있을때 군용도로 사용하던것이지요.

 

예전에 셔틀버스가 하루에 몇번 운행할때 신분증 확인하였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은 군부대 철수되어 자유롭게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넓은 주차장에 왠 차가 이렇게 많은지요?

수차례 이곳에 왔었지만 오늘같이 이렇게 주차장에 차가 많은것은 처음이네요.

날씨도 따뜻하고 초 사흘날이라 절에 오신분이 많은가 봅니다.


원효암은 주차장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입니다.

원효봉 정상 이정표를 지나자 범종루가 일주문을 대신하여 반겨주네요.

 

 

산중 암자답게 요사채가 아주 소박합니다.

그동안 108암자순례를 하면서 대웅전보다 크고 화려한 요사채를 여러번 보아왔던 저한테는 아주 정감이 가네요.

 

법당 오른쪽 암벽에 새긴 마애아미타삼존불입상이 있습니다.

암석을 평평하게 깎아 면을 만들고 중앙에 아미타여래를 모셔놓았네요.

 

 

대웅전 뒤로 장대를 세운 듯 치솟은 바위에 눈길이 가는데

호법바위라도 하고 원효암을 수호하는 신장 바위라도 합니다.

 

대사가 원효암을 떠나면서 호법신장바위를 가리키며 

제자에게 저 바위가 떨어지면 내가 열반한 것으로 알라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바위가 떨어지지 않고 굳건하게 있는것을 보면

대사의 육신은 소멸하였지만 정신은 아직 중생들을 깨우치고 있나 봅니다.

 

몇년전에 왔을때는 빛바랜 단청이 참 정겨웠는데

2018년 5월에 개축불사를 하면서 단청이 알록달록하게 변신했네요.

보기에 화려하고 깔끔한것도 좋치만 세월의 무게와 흔적을 느낄 수 없어 다소 아쉽게 보입니다.

 

 

큰 법당에는 미륵 부처님의 세계인 도솔천 내원궁 아래 삼존불이 모셔져 있는데

중앙에 동방약사여래불을 주존불로 지장보살과 대세지 보살이 협시불로 모셔져 있습니다.

 

주불은 항마촉수인을 하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인데 아래 표기는 동방약사여래불로 되어 있네요. 

보통 약사부처님은 약병을 들고 계시는데 어떤 연유인지 궁금하네요.

 

삼배를 하고 대웅전에 앉아 있는데

등을 어루만져 주는 햇살이 얼마나 따시던지 잠시 동안이지만 머물렸습니다.

 

산사기행을 하다보면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지난해 봄날 불굴사 갔을때 관음전 살랑거리는 봄바람이 그렇게 좋던데 오늘도 딱 그 기분이네요.

 

 

낮은 담장이 참 좋지요.

대웅전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미세먼지 때문에 뷰가 조금 아쉽지만 양산이 발아래 내려다 보입니다.

 

 

대웅전 후벽에 벽화가 있네요.

원효대가가 해골에 고인물을 마시고 깨달음을 얻어 당나라 유학길을 포기하고 돌아온 이야기인듯 보이네요.

그 옆에는 천성산 화엄벌에서 설법하는 벽화도 있구요.

 

 

해우소 왼쪽에는 데크길이 놓여있는데 이 길로 곧장 가면 화엄벌이 나옵니다.

가을이면 억새로 장관을 연출하는 화엄벌은 원효대사가 천성산 정상에서 1천여 명의 승려에게 화엄경을 가르친 곳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리고 보면 참 많이도 이 길을 걸어다녔네요.

 

 

초 사흘이라 공양간이 모처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네요.

여느 날 같았으면 다미하고 점심 공양을 하고 느긋하게 머물다 돌아 왔을텐데 오늘은 잠시 부처님만 뵙고 자리를 떠납니다.

 

 

기도 접수처에 설판기도라는 것이 있네요.

설판이라..  궁금하도 하고 동참금도 100만원이면 꽤 큰 금액이네요 

 

자료를 찾아보니

설판기도, 설판공양, 설판재자 등으로 사용되는데..

설판의 설(베풀 설/ 말씀 )설법회때 쓰는 용어이고

힘쓰다, 주관하다 라는 의미로 중요한 부분을 감당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 설판이란 법회나 불사의 중요하고도 큰 부분을 맡아 신심을 가지고 감당한다는 의미입니다.

 

 

주차장에 내려오니 천성1봉 정상이 보이네요

예전에는 원효봉이라 불리웠는데 몇년전에 천성산 정상이 1봉, 2봉으로 나뉘어 지면서 천성1봉으로 명명되었습니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면 정상이 가깝고 넓어서 백패킹 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합니다.

저도 2018년 겨울날 그때 회전근개 손상으로 어깨가 많이 아팠는데도 이곳에서 하룻밤 보낸적이 있었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