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설악 봉정암 가는 길(둘째날)
날짜 : 2023.9.9(일)
(둘째날 이야기)
새벽 4시30분
도량을 일깨우는 방송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뜨건뜨건한 방에 하룻밤 자고 나니 피로는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온몸이 개운해졌습니다.
간단하게 세안을 하고 종무소 앞에 나가니 벌써 많은 불자님들로 분주하네요.
이른아침 가장 바쁜곳은 공양간입니다.
아침 공양하고 여명이 열리는 시간에 하산을 시작합니다.
아직 어둠이 살짝 머물고 있는 시간
해탈고개 가파른 돌계단을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옵니다.
아침햇살에 의해 금빛으로 드러나는 산세를 보면서
올라갈 때 보지 못했던 용아능선을 감상하며 안전쉼터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안전쉼터에는 어제 놀았던 다람쥐친구들이 반겨주네요.
견과류를 얼마나 좋아하던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손바닥에 아몬드를 올려놓아면 어느새 쪼르르 달려오네요
욕심 많은 녀석은 볼안쪽에 키핑해놓고 또 먹고... 그러다 보니 양쪽볼이 볼록하네요....ㅎ
부지런히 걷다보니 어느새 쌍용폭포까지 내려왔네요
두개의 폭포가 용이 승천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고해서 붙여진 쌍폭...
수량이 적어 다소 왜소한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웅장한 산세와 어울어진 쌍폭은 명불허전입니다.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었을까?
어깨 높이를 하던 용아장성이 이제 까마득히 높이 올려 보이네요
아직은 숲의 나무들은 진초록 이파리들을 반짝이며 무덥고 풍성한 늦여름의 향연을 맘껏 즐기고 있습니다.
이 이파리들이 하루하루 붉게 물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설악의 가을색은 생각만 해도 가슴 일렁입니다.
구곡담 다양한 바위들 사이를 쉴틈없이 내려오는 옥빛 계류가 아침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그려놓습니다.
옛날에는 물비늘이라고 불리였는데 반짝 반짝이는 윤슬이라는 이름이 참 어울립니다.
이 데크 길은 구곡담 계곡을 상징하는 길입니다.
암벽을 깍고 그 아래로 데크를 조성하여 구곡담을 조금 더 가까이 보면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전11시경에 백담사에 도착...
부지런히 내려온 덕분에 시간여유가 생겼네요.
그렇치 않아도 하산길에 커피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나무그늘 의자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즐겨봅니다.
온 커피 한잔, 냉 커피 한잔이 주는 커피향과 함께 마음의 여유와 행복이 스며듭니다.
백담사 셔틀버스 시간에 맞추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어제 올라갈때 쌓아 놓았던 돌탑에 돌 두개를 더 얹혀놓고 백담사를 떠납니다.
비가와서 쓸려갈수도 있겠지만 언제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백담사 계곡의 물소리가 그리도 요란한 건 돌탑들의 기도 소리가 흐르기 때문이고...
오고가는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있는 계곡의 염불은 끝이 없이 이어질거라고 말입니다.
돌탑아
꿋꿋히 잘 있다 다음에 또 만나자~~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백담사를 떠납니다.
속초를 13:43분에 출발하면
부산까지 6시간 정도 걸리니까 저녁 7시쯤에 도착할것 같습니다.
이틀간의 여정 고행끝에 오른 봉정암
힘들었지만 그것을 이룬 자만이 누릴수 있는 이 뿌듯함에 묵직한 감동이 밀려오네요.
이번 봉정암 순례길이 내 삶의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고
삶이 무기력해질때 가끔씩 꺼내보면 지친 삶에 큰 활력이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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