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화엄사)공존이 최고의 조화(NO67)
날짜 : 2023.11.11(토)
이번 가을 지리산 여행 컨셉은 쉼! 입니다.
철목개화...
옛말에 쉬기만 잘 쉬어도 쇠로된 나무에 꽃이 핀다고 하더군요
그 만큼 쉬는것이 중요한 것이라 이번 1박2일은 오롯이 나만의 쉼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지리산에 도착했습니다.
사고로 뱀사골 단풍 산책은 취소하고 곧바로 구례로 왔습니다.
어중간한 시간이라 점심먹기도 애매했는데 뜻밖에 구례 하나로 마트 앞에서 호박죽을 주네요
시장끼도 있고해서 얼마나 맛이 있던지 두그릇을 순삭하고 나니 조금 허기가 가시더군요...ㅎ
천년고찰 화엄사에 왔습니다.
화엄사는 아주 오래전 화대종주를 할때 한번 지나쳤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네요.
화엄경으로 유명한 화엄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기대가 됩니다.
일주문을 지나면...
법구경에 나오는 불견, 불문, 불언을 상징하는 3개의 불상이 있습니다.
늘 새기며 살아가면 좋을 귀한 말씀이지요.
보제루를 돌아 넓은 마당에 서면...
정면으로는 화엄사의 본당인 대웅전, 왼쪽 계단 위로는 각황전을 마주하게 됩니다.
제가 즐겨 읽는 옛절에서 만나는 건축과 역사라는 책에서 보면
주불전이 둘(각황전, 대웅전)인 화엄사를 두고 공존하기 어려운 것의 공존
그것이야 말로 최고의 조화가 아닐까 하는 표현을 하더군요.
이 위치에 보면 정말 커다란 각황전과 그 보다 작은 대웅전이 절묘하게 같은 크기로 보이네요.
대웅전 뒷편 구층암을 먼저 다녀올까합니다.
구층암은 본전과 130m정도 거리로 가볍게 사색하며 걸으면 참 좋은 길이네요.
구층암 가는 길은 가을이 무르익었네요.
깊어가는 가을만큼 수북히 쌓인 낙엽을 밟으며 천천히 오릅니다.
두툼하게 깔린 낙엽을 발로 조심스럽게 밟으니, 바스락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구층암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모과나무 기둥입니다.
백년은 넘었음직한 큰 모과나무를 베어서 전혀 다듬지 않고 생긴 그대로 기둥으로 사용했습니다.
가까이서 손으로 만져보니 나뭇가지의 흔적뿐 아니라 움푹 패인 나무의 결과 옹이까지도 생생하더군요
지금도 천불보전 앞마당에는 모과나무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나무아래 바닥에는 떨어진 모과로 인해 노란 카페트를 깔아놓은듯한 이미지가 연출 되네요.
다시 되돌아 본전으로 오는 길..
길섶 작은 돌탑들이 쌓아져 있길래 조심스럽게 돌을 올려봅니다.
그러고 보니 9월에 다녀온 백담사 돌탑이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 내년 봄 오세암 갈때까지 잘 있어주길 바래봅니다.
화엄사 각황전
문화재청의 설명으로는, '각황'이 석가모니가 '깨달은 왕'이라는 뜻과 함께, 숙종 임금에게 불교 사상을 일깨워주었다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고 합니다.
국보 제67호로 지정되어 있는 각황전은 바깥에서 볼 때는 2층 형태지만 안에서 보면 단층 구조로 우리나라 목조건축물 가운데 규모로는 첫 손가락에 꼽힌다고 합니다.
각황전 앞에는 국보 제35호인 화엄사 사사자삼층석탑을 만날수 있습니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세운 탑이라는 전설이 있는데
동서남북 방향으로 사면에 세워진 네 마리의 사자 머리 위에 삼층짜리 석탑을 올린 독특한 형태입니다.
전각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아미타불과 다보불 등 3여래와
보현보살, 문수보살, 관음보살, 지적보살 등 4보살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큰 법당일 경우 이렇게 여러 부처님과 보살님을 모신 전각들이 많습니다. 백양산 운수사 대법당도 그렇구요.
빛바랜 단청, 이끼 낀 돌탑 그대로의 모습에서 천년고찰 다운 느낌이 참 좋습니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서 진중하면서도 정겨움을 느낄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 되어야 겠지요.
이제 화엄사를 떠납니다.
늦은 오후가 되자 다소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따라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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