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북대암)오랜만에 찾은 작은암자
날짜 : 2024.4.22(월)
한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간밤에 자는 둥 마는 둥 잠을 설쳐서 인지 눈은 떳지만 도무지 일어나지 못하겠네요.
머리는 깨어질듯이 아프고, 속은 뒤집은 듯... 손가락 하나 까딱할기운이 없습니다.
그렇게 아침이 될때까지 이불속에서 몸살이 난 것처럼 쳐져있다 겨우 일어나봅니다.
베란다 밖 날씨는 제마음을 대변한듯이 잿빛하늘이고 조금씩 빗방울도 흩날리네요
문득 산에 가고싶고, 절에 가고 싶더군요.
그래서 산악회 회원들과 번개산행으로 청도 복호산으로 떠납니다.
복호산 절벽아래 북대암이 있어 산행 후 들릴 생각입니다.
하산길 북대암 지붕이 살짝 보이네요.
직원들은 운문사 입구 식당에 가서 점심먹고 하산주를 한다하여 먼저 내려가고 홀로 북대암에 머물려봅니다.
북대암은 제가 자주 왔었던 절집인데 2008년도에 마지막으로 올랐네요.
1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암자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저는 40대 나이가 벌써 50대 후반을 지나고 있네요..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합니다.
삼배를 하고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눈을 감아봅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머리속을 스쳐 지나가네요.
대웅전 앞뜰 의자에 앉으니 조망이 참 좋습니다.
높은 산군이 겹겹히 둘러싼 산속에 조용히 자리잡은 운문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4월은 연둣빛이죠
초입에서 시작된 연두빛이 어느듯 산정까지 올라왔네요.
가지산에서 시작된 운문산 능선 연초록이 보면 볼수록 장관입니다.
암벽아래 암자를 짓다보니 작은 공간이라도 놓치지 않고 꽃밭으로 만들어 놓았네요.
주지스님 손길이 닿은곳 마다 꽃들이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어느 산상화원보다 더 봄날이 경이롭게 다가옵니다.
암자 입구에는 감로수가 졸졸 흐르고 있는데 물맛이 참 좋습니다.
안내라는 작은상자안에 글귀가 있어 읽어보니
"당신이 꽃이라서 봄이 더 향기롭습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네요.
북대암에서 내려와 운문사에 왔습니다.
언제봐도 정겨운 낮은담장과 울창한 수목이 눈에 참 익은 풍경입니다.
산사기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찾은 절집이 운문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사리암을 갈때도, 내원암을 갈때도, 북대암을 갈때도 언제나 들렸던 곳이지요.
운문사 솔바람길...
"마음속 구름을 걷어낸다"는 솔바람길은 맨발 걷기에 참 좋은 곳이네요.
주중이라 호젓하고 고적한 숲 사이로 걸어가다보면 마음에 여유가 찾아옵니다.
가로수처럼 정렬한 소나무 숲
길가 울창한 노송이 늘씬하거나 아니면 구불구불하면서 저마다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산책로 한가운데 하트가 있네요.
솔잎과 솔방울이 누군가의 손끝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난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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