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보리사) 잘 생기시신 부처님 뵈러 왔어요
날짜 : 2024.2.24(토)
2월의 마지막 주말
날씨는 아직 쌀쌀하지만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
바로 오늘 잘 생기시신 부처님을 뵈러 산사기행을 떠납니다.
이곳은 경주 보리사입니다.
"보리사 참 이름이 참 이쁘죠"
보리사는 남산에 자리잡고 있는 사찰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찰이고요.
일주문을 대신해서 반겨주는 키 큰 적송들 품에 아담한 사찰이 앉아 있네요.
하늘을 올려다보니 적송가지가 마치 하얀 천 위에 씨실과 날실이 자수를 놓은 듯 보이네요
먼저 장동건 부처님, 원빈 부처님을 뵈러 갑니다.
잘생긴 석가여래좌상은 법당 왼쪽에 위치한 삼성각 뒤편에 있습니다.
공식명칭은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으로 현재 경주 남산에 있는 석불 가운데 가장 완전한 형태라고 하네요.
석불좌상은 옷주름까지 촘촘하고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고
광배에는 연꽃띠 바탕사이사이 작은 불상을 그 옆에 불꽃 무늬를 새겼놓았습니다.
특히 광배 뒷면에는 모든 질병에서 구제한다는 약사여래좌상이 선각되어 있는데 왼손에는 약그릇을 들고 있네요.
앞에서 봐도, 옆에서 봐도 잘 생겨셨네요.
이목구비도 뚜렷하고 인자한 미소를 머금은 모습을 보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합니다.
반쯤 감은 눈으로 이 세상을 굽어보는 모습이라든가 풍만한 얼굴의 표정이 자비로우면서도 거룩하게 보입니다.
석불좌상 뒤에 있는 기암바위도 인상적이네요.
담장을 뚫고 들어온 기운이 부처님 뒤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고 있는 것 같더군요.
보리사는 비구니 사찰입니다.
그래서인지 경내는 정갈하고 단아하네요.
대웅전의 반듯한 이미지와 소박한 탑과 석등, 범종각과 요사채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대웅전 안은 어떤 모습일까요?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부처님을 모셔놓은 수미단 상단이 참으로 화사합니다.
겨울색채가 진하지만 대웅전 앞마당 한편에는 동백이 화사하게 피어있네요.
아직은 느린 걸음이지만 머지않아 봄이 온다는 것을 예견해 줍니다.
이곳 보리사에는 석조여래좌상뿐만 아니라 마애석불이 있습니다.
석불을 보러 야트막한 야산을 오르며 뒤 돌아보니 눈으로 덮인 토함산이 장관이네요.
산의 중턱쯤 올라가자 바위를 깎아 감실을 만들고 그 안에 부처님을 새겨둔 마애불이 보이네요.
도톰한 미소가 가득한 돌부처님입니다.
주차장으로 내려왔는데 황매화가 소담하게 피었네요.
나뭇가지 끝마다 진분홍 꽃이 총총히 달려있는데 채 피어나지 못한 봉오리들은 더욱 붉은빛을 띠고 봄을 부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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