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섬 산행&캠핑 즐거움
날짜 : 2023.9.18~19(1박2일)
날씨가 제법 많이 선선해졌다.
여름 끝자락의 아쉬움과 가을 첫 자락의 설렘이 공존하는 구월...
산행도 하고 캠핑도 하는 1박 2일 거제도 자연휴양림으로 출발.
일정은 캠핑장~노자산~케이블카 상부~가라산을 왕복 산행하고 거제자연휴양림에서 1박 예정이다.
자연휴양림에 도착 주차를 하고 잠시 쉼을 하다 곧바로 산행을 시작
40여분 정도면 노자산 정상에 도착하는 아주 짧은 코스이다.
노자산은 그러고 보니 산행기록에 꽤 자주 등장했던 산으로 서너 번 정도 올랐던 것 같다.
한 번은 부춘고개에서 시작하였고, 두세 번은 학동고개에서 올랐었다.
20여분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임도에 닿는다.
이제는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포장길을 올라가면 되는데 케이블카 이전에는 산 쪽으로 곧장 오르는 길이 었었는데
이제는 등산로를 폐쇄시키고 오직 포장길을 따라 올라야 한다.
정상가까이 올라서자..
잔뜩 낀 해무가 바닷바람을 타고 춤을 추기 시작한다.
자연의 색은 경계가 없다. 어디가 바다이며 어디가 하늘인가?
두텁게만 보였던 해무가 서서히 옅여지고 어느새 발아래 조망이 열린다.
큼직 막한 데크에는 쉬어갈 수 있도록 그네를 만들어 놓아 산멍, 해멍 하기 참 좋다
최근 노자산 케이블카가 운행하면서 노자산 가는 길에 데크가 설치되고 정상에도 큼직 막한 데크가 깔려있다.
근데 마치 정사석이 데크에 갇혀있는 형상이라 조금 갑갑해 보이는 것 같다.
맞은편 게이블카 상부 쪽으로는 해무가 산 능선을 넘실거리는 멋진 그림이 연출된다.
중간지점 데크전망대에서 언제 한번 백패킹 하면서 일몰, 일출을 한번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케이블카 상부정류장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 마시고 가라산 쪽으로 걷는다.
이 길은 남파랑길 거제시 25번 코스로 탑포리 탑포마을에서 거제면 거제파출소까지 연결되는 구간이다.
참고로 우리나라에는 코리아둘레길, 해바랑길, 남파랑길, 서해랑길이 있는데
남파랑길은 ‘남쪽의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을 따라 총 90개 코스로 이루어진 1,470km의 걷기 여행길이다.
가라산 가는 길 중간중간마다 훌륭한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거제도 남서쪽으로는 통영 앞바다의 장사도와 매물도, 거제의 산달도가 조망된다.
그리고 반대쪽으로 반달모양의 학동 몽돌해변이 동그랗게 발아래 놓여있다.
오늘같이 조망 좋은 날
마치 남해바다를 품에 안은 듯 두 팔 높이 들고 일망무제 조망을 만끽해 본다.
산행코스를 가라산정상 왕복에서 학동초등학교로 내려 학동고개 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수정하였다.
하산길은 꽤 묵은 길인 듯 수풀이 우거져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작은 개울을 건너 쉬엄쉬엄 30여분 내려서자 마을에 닿고 고개를 돌려 올려보니 마늘바위가 뾰족하게 보인다.
학동해변 국도변에 비친 내 그림자..
오후시간이 되어가자 그림자가 길어져 마치 키가 더욱 커진 느낌이다.
두 발로 건강하게 걷는 그림자를 보며 늘 건강함에 감사합니다.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인 것 같다.
최근에 걷기 시작한 맨발..
몽돌해변에서 맨발로 어싱을 하며 걷는데... 몽돌에 발바닥이 아파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ㅎㅎ
그냥 앉아서 어싱만 하고 있는데
파도가 몽돌해변을 쓸고 갈 때 몽돌이 들려주는 소리에 잠시 멍 때리며 쉼 했다.
불멍에 이어 물멍도 유행이라는데 이건 돌멍인가요....ㅎㅎ
이제 국도를 따라 휴양림까지 걸어야 한다.
학동고개 올라가를 길 가장자리에서는 구월의 꽃 꽃무릇이 군데군데 피어 있다.
오가는 차 통행량도 거의 없어 그늘진 곳으로 조금 빠르게 걷다 보니 이내 학동고개에 도착한다.
몽돌해변에서 걸어서 20여분
학동고개를 넘어 산행을 시작했던 자연휴양림에 도착했다.
이곳 휴양림은 예전에 만들어진 야영장이라서 화장실이나 개수대, 샤워장도 있지만 전기를 사용할 수는 없다.
산행 후 씻으러 샤워장에 갔는데 따뜻한 물은 나오지 않고 찬물만 나온다.
아직은 그나마 괜찮지만 날씨가 조금 서늘해지면 샤워는 불가할 것 같다.
데크와 데크 사이는 산비탈로 경사로가 있어 거리감이 있어 좋다.
그리고 데크마다 피크닉 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조리하기에 편리하다.
다만 불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불멍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쉽고 데크에도 마찬가지로 전기콘센트가 없다.
간단하게 텐트 세팅을 마치고
준비해 온 삼겹살에 대파 가득 구워서 소주 한잔 하며 이른 저녁을 먹는다.
산행 후 좋은 사람들과 자연에서 느긋하게 술 한잔 마시는 기분은 말이 필요 없다.
저녁에 합류한 유리가 가져온 닭발도 먹고 나니 너무 많이 먹어 과식을 한 것 빼고는 모든 것이 다 좋다.
밤 날씨도 선선하고 캠핑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 더 많이 자연을 찾아 몸근육, 마음근육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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