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금성산)백패킹 하기 좋은 산
날짜 : 2023.5.15(월)
5월은..
어디를 가던 무엇을 보던지 모든 것이 다 이쁘게 보인다.
더구나 온 산하가 신록으로 물들어가는 이 시기에 자연이 주는 기쁨의 노래에 흠뻑 빠져지면 더욱 그렇다.
5월 정산은 합천 금성산으로 가기로 했다.
금성산은 산 높이는 작지만 단단하고 조망이 뛰어난 산으로 당일 산행으로 제격이다.
가회면을 지나 대병 쪽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보이는 산이 바로 금성산이다.
멀리서 봐도 정상에 있는 거대한 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벌써 산행에 대한 기대감, 설렘으로 가득 찬다.
이렇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이 시간이 참 좋다.
산행초입은 희양리 마을이다.
희양리 마을을 들머리로 해서 하산은 대원사로 산행시간은 3시간 정도면 될 것 같다.
선크림을 바르고 목에 스카프를 둘렀지만
초 여름 따가운 햇살이 스카프 사이를 비집고 목덜미를 사정없이 쪼아댄다.
마을을 벗어나 밤나무단지를 가로지르면 산길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회양리 금성산 가는 중간지점 표지목을 지나면서부터 산길은 서서히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산길은 등산객 발길이 뜸해서 인지 나뭇가지를 헤치고 오르다 보면 코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가파르다.
산꾼들 사이에 합천 대병삼산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금성산(609m)~악견산(634m)~허굴산(682m)을 대병삼산이라 부르는데 이들 산 모두 정상이 바위로 이루어졌다
그중 금성산이 단연 으뜸으로 설악 울산바위에 비견할 정도로 헌걸찬 산세를 자랑한다.
첫번째 능선에서 정상이 있는 왼쪽으로 진행하다 보면 서서히 바위군들이 모습을 드러기 시작한다.
정상 가는 길에 보이는 거대한 바위들
첫번째 바위는 마치 엄마 돌고래가 아기 돌고래를 업고 있는 형상이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겹겹이 포개진 집채만 한 바위가 나타나고 길을 막아선다.
산행시간 한 시간여 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상석은 거대한 바위 아래 평지에 세워져 있으며 철계단을 오르면 바위에 올라설 수 있다.
금성산은 천연적으로 성처럼 보이며 옛날에 군사들이 진을 많이 친곳으로 금성산으로 불렸으며 조선시대 때는 봉화를 피워 봉화산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와우~ 와우~~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온다.
이곳 금성산의 트레이드 마크인 360도 시원한 부채꼴 조망이 거침없이 펼쳐진다.
발아래 정겨운 다랭이 논들이 보이고, 가뭄에 수량이 부쩍 줄어든 합천호도 한눈에 잡힌다.
조망이 워낙 탁월해서 주말이면 백패킹 마니아들이 찾는 곳이다.
안전하게 박지를 찾아서 돌침대에서 조용히 하룻밤 자고 오는 것도 좋을 듯싶다.
정상에는 큰 바위 사이에 두드리면 북소리가 난다는 사각형의 북바우가 있다.
산행객들이 얼마나 많이 두드렸는지 바위 상면에 절구 모양으로 깊게 파여있다.
필자도 이곳저곳 두들겨 보았는데 유독 파인 부분에서 북을 칠 때 나는 둥~둥 하는 소리가 들린다.
맞은편으로는 대병삼산중 하나인 허굴산이 우뚝 서있고 장단 못 뒤쪽으로 1998년 대병초등학교로 통합되어 폐교된 삼산초등학교 옛 부지가 자그맣게 보인다.
근데 왜 삼산이라는 교명을 사용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긴다. 물론 대병초등학교가 있어 대병이라는 학교명은 중복이라 못 썼겠지만은....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자료가 전무하다.
혼자 짐작해 보건대 삼산초등학교 교명은 아마 대병삼산에서 따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엉뚱하면서도 나름 예리한(?) 추측을 해본다...ㅎㅎ
정상에서 오랫동안 머물다 대원사로 하산한다.
대원사 방향은 금성산 정상석까지 되돌아가서 왼쪽 주차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철제 계단 등 안전 시설물이 잘 설치돼 있고 산길 또한 뚜렷하여 희양리 마을 등로보다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어느 정도 내려갔을까?
사각모양의 거대한 바위가 흔들바위처럼 얹혀있길래 힘껏 밀어봐도 끄덕 이 없구나....ㅎㅎ
30여분 내려서면 산길은 온순해지고 때죽나무 꽃향이 코를 자극한다.
나무 부근에는 몇 마리의 벌들이 붕~붕~ 하고 날아다닌다.
달콤하고 진한 향기에 필자나 벌이나 꽃향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같구나...ㅎㅎ
길섶에 불두화가 보이는 것을 보니 이제 대원사까지 다 내려온 듯싶다.
대원사 정자나무 아래 귀여운 강아지가 "탄이" 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너무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어며 탄이~ 탄이~ 했더니 옆에 쉬고 있던 판희 팀장님이 자기 부르는줄 알고 깜짝 놀란다....ㅎㅎ
산행 후 귀로에 있는 삼가 밀면집에 들렀다.
시원한 밀면 곱빼기 한 그릇 후딱 먹고 나니 더위가 날아가고 온몸이 시원해진 느낌이다.
오늘은 이양하 님의 수필 "신록예찬"으로 산행을 마무리한다.
신록을 대하고 앉으면 신록은 먼저
나의 눈을 씻고, 나의 머리를 씻고, 나의 가슴을 씻고, 나의 마음을 씻어 낸다.
이렇게 필자는 오늘도 신록으로 온몸을 씻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복산)여름산행의 성지 계살피계곡 (0) | 2023.08.12 |
---|---|
(허굴산)바위마다 이름이 있네요 (0) | 2023.06.20 |
(가은산)기암과 풍경에 반하다 (1) | 2023.04.25 |
(계룡산)꿈틀거리는 자연성릉 길 (0) | 2023.04.12 |
(구병산) 충북 알프스의 시작 (0) | 2023.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