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문복산)여름산행의 성지 계살피계곡
날짜 : 2023.8.11(금)
기나긴 장마가 끝나자 무섭게 찾아온 폭염
8월의 한낮 뜨거운 햇살은 모든 것을 지치게 하고 더위에 멈춘 시계처럼 꼼짝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
이 시기에 찾아온 태풍 카눈..
우리나라에 큰 피해없이 비만 듬뿍 뿌려주고 올라간 덕분에 계곡산행하기에 최적 환경을 만들어놓았다.
오늘 산행은 문복산 계살피 계곡으로...
산을 쫌 탄다는 산꾼들 외에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숨은 비경을 찾아서 출발~~
문복산은 두갈래 산행길이 있는데
주로 정상을 오를려면 대현리 쪽으로 등반을 시작하고 계곡을 갈려면 삼계리에서 시작해야 한다.
오늘은 정상이 아닌 계곡치기를 할 것이라 삼계 경로당에 주차를 하고 일반적인 등로가 아닌 계곡 쪽으로 들어선다.
태풍 카눈으로 계곡에는 쉼 없는 물길이 이어지고
등로 징검다리는 수면 아래로 사라져 초입부터 도하를 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이 지점부터 본격적인 계곡치기에 들어간다.
등산화를 단단히 조여매고 발디딤 조심해서 계류를 가로질러 올라간다.
수량이 많은 곳은 우회를 하지만 가능하면 견딜 수 있는 물살은 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작은 폭포가 나올 때마다 장노출로 사진 찍는 재미 또한 솔솔 하다.
계곡 치기 중간지점...
고사목이 비스듬히 누워 다리를 잇고 있는데 이 고사목은 계살피의 상징물과 같은 존재다.
다리 아래 콸콸콸 흘러내리는 계류에 앉아 있노라면 더 이상 부러울 게 없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길 흐름은 더욱 빨라지고 계곡길도 거칠어진다.
오늘 계곡 치지의 백미..
정말 이 보다 더 좋을 수 없다...라는 말이 어울리는 폭포를 만났다.
비 온 뒤에만 볼 수 있는 폭포수가 수직반석을 따라 굉음을 내며 엄청난 수량을 쏟아낸다.
한동안 이곳에서 물놀이하면서 올여름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너럭바위까지 올랐다가
하산은 헬리포트가 있는 위쪽 산길로 편안하게 내려왔다.
하산 후 약초농원 캠핑장 계곡에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울창한 숲에서는 목이 터져라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쩌렁쩌렁하다.
점심은 언양에서 늘 그래왔던 것처럼 국수를 먹기로 했다.
여름휴가철이라 문을 닫은 곳이 있어 수소문 끝에 들린 집이 청학동 언양본점
보기만 해도 시원한 콩국수
거뜬하게 한 그릇 비우고 나니 비로소 오늘 산행이 마무리되고 올여름 한 조각을 채운 느낌이다.
산행거리는 5,6km 남짓... 짧은 거리였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물길산행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신선처럼 계곡을 거닐며 즐기다 온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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