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허굴산)바위마다 이름이 있네요
날짜 : 2023.6.20(월)
여름 장마가 게으름을 피우는 사이 반짝 더위가 찾아왔다.
6월 산행을 앞두고 문복산 계살피 계곡과 허굴산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다 계곡은 7월 장마 이후에 가기로 하고 허굴산으로 향한다.
허굴산은 악견산, 금성산과 더불어 대병삼산 중 하나로 가장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산이다.
약견산은 2004년 겨울에 금성산은 지난번에 올랐고 오늘 허굴산만 등반하면 삼산은 다 오르는 셈이다.
그러고보니 이곳 합천 대병하고는 좋은 인연이 있는가 보다.
쌍암마을 앞 도로변에 주차장에 후 정면을 보니 도도하게 우뚝 솟은 허굴산이 반겨준다.
산은 그리 높지않으나 바윗길을 헤치고 올라야 하기에 실제 산행을 해보면 만만치 않은 산이다.
마을을 가로질러 논두렁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니 예전 아이들 어릴 적에 걸었던 지리산 둘레길 매동마을 논두렁길이 보풀보풀 떠오른다.
초입에서 20여분 처음 만나는 바위는 주먹바위다.
마치 주먹을 쥐고 엄지를 치켜드는듯한 모습으로 제법 크기가 있어 보인다.
어떤 연유로 이 바위가 이곳에 앉게 되었는지... 홀로 있는 것이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존형상이다.
두 번째 만나는 바위는 에어리언 바위로 무심코 올라가다는 놓치기 쉬운 위치에 있다.
바위군 안쪽으로 비좁은 통천문을 지날 때 위쪽을 바라보면 에어리언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바위가 끝나는 지점에는 권총바위가 나타난다.
등로 명품소나무에 눈길이 간다.
그동안 산행 경험으로 볼 때 유독 바위가 많은 산에 이렇게 잘 생긴 소나무가 많다.
비록 바위틈이라는 척박한 환경이지만 굿굿하게 푸르름을 뽐내고 있는 것이 경이롭다.
절벽바위 끝터머리..
폰카 사진틀에 바위전체를 넣다 보니 사람이 너무 작게 나왔다.
DSLR을 가져올걸 그랬나?
욕심을 버려야 산이 보인다
본디 자연에 비해 작고 작은 것이 인간의 존재이고 한 점에 불과한 것을....ㅎㅎ
정상 1km 지점 삼거리에서 장군바위를 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왼쪽방향은 장군바위뿐만 아니라 베틀굴, 트럭바위 등 볼거리가 풍성한데 다시 이 지점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옛날 장군이 이 바위에서 전투지휘를 했다 해서 불리는 장군바위 끝에 서보니 오금이 저려온다.
베틀굴...
그리 깊지는 않지만 임진왜란 때 사람들이 왜구를 피해 이곳으로 피난을 하여 굴 안에서 아낙네들이 베틀을 짰다고 불리는 곳이다. 비바람을 피할 수도 있고 불을 피울 수도 용이하여 피난하기에 안정맞춤이었던 것 같다.
오늘의 백미... 트럭바위
어쩌면 이렇게 똑 같이 생겼을까?
운전석도 구분되어 있고, 화물칸에 짐도 많이 실려있고, 바퀴도 있고...ㅎㅎ
이곳에서 바라보면 조망은 거침이 없다.
맞은편으로는 금성산이 오른쪽에는 악견산이 서로 어깨를 견주고 그 아래 조용히 장단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촛대바위와 가오리 바위..
허굴산의 가장 큰 매력은 천태만상으로 솟은 바위들에 있다.
어느 방향이든 고개만 돌리면 이렇게 헌걸찬 바위가 곳곳에 널려있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음~~ 지도상 표기도 없는 이 바위
아무리 봐도 점심 후 식곤증으로 저절로 눈꺼풀이 내려와 세상 귀찮은 듯 졸고 있는 형상이다.
그래서 "조부는 바위" 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ㅎㅎ
이 바위는 용바위로 용이 목욕을 하고 간 곳으로, 비가 오지 않을 때 이 샘의 물을 퍼내면 줄어든 물을 채우기 위해 3일 만에 비가 내렸다고 한다.
허굴산(682m) 정상..
바위 보는 재미에 취해 걷다 보니 평소 산행길보다 시간이 좀 더 걸린 것 같다.
이곳 허굴산 유래는 산 아래에서 바라보면 부처님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막상 올라가 보면 부처님은 없고 빈 굴만 있어 허굴산이란 산명을 가졌다 전한다
청강사 하산길에 만난 거북바위 형상의 바위
이것도 표기된 것이 없어 즉석에서 거북이 바위라 작명을 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목 부분도 그렇고 등껍질도 그렇고 딱 거북이가 맞기는 맞네....ㅎㅎ
코끼리 바위...
거대한 바위군 끝부분에 근육질 코모양이 선명해서 코끼리라 이름을 지었는 모양이다.
이제 마을이 한층 가까이 보이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청강사에 닿을 것 같다.
안쪽에 연등도 달려있어 사진 찍을 때만 해도 이 건물이 청강사인줄 알았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농업회사 법인호암"으로 되어 있었다.
조금 더 내려가면 청강사 입구가 있었는데 그것마저 놓쳐버리고 마을로 하산을 하였다.
그렇게 바쁜 것도 없었는데... 청강사 부처님이 다음에 조용할때 한번 더 오라고 그러시는 모양이다.
밤꽃 군락지를 지나 20여분 포장길을 따라 걷다 보면 삼산초등학교 옛터를 지나게 된다.
1945년 3월 25일에 삼산국민학교로 개교하여 1998년 9월 1일 폐교될 때까지 49회 2612명이 졸업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보니 유년시절을 보낸 나의 고향 한정초등학교가 생각난다. 물론 지금은 폐교가 되었지만....
이것으로 오늘 허굴산 산행을 마무리했다.
산 높이(681m)와 거리(8.52km)를 봐서는 어려운 산행은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바위를 헤치고 넘어 다니다보니 발목 피로도가 느껴지고 그리 쉬운 산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불쑥불쑥 솟아 오른 바위 덕분에 재미있고 흥미로운 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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