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갑사)황매화 핀 춘 갑사
날짜 : 2023.4.2(일)
계룡산 갑사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이상보 님의 갑사 가는 길 그 문장 하나로 더 설레게 하는 절집.
예로부터 춘마곡 추갑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갑사의 가을 풍경은 무척 아름답다고 전합니다
그렇치만 갑사의 봄 역시 가을 못지않게 황매화가 피어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고 하네요
'계룡산 갑사'라 쓰여 있는 일주문을 지나면 맑고 깨끗한 청정한 숲길이 이어집니다.
갑사 대웅전까지 펼쳐지는 오리숲 고목 터널은 약 2㎞의 거리로, 우리나라 최고의 숲 산책로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오리숲의 의미는 갑사 경내로 가는 길에 소나무와 느티나무숲이 5리(2km) 이어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오리 숲길에는 샛노란 황매화가 고목들과 어우러지며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노랑 노랑 물결치는 꽃길을 거닐며 황매화의 매력에 푹 빠져봅니다.
이른 오전이라 인적도 많지 않아서 여유로이 꽃길을 걸어 보았습니다.
참고로 황매화는 '숭고, 높은 기풍'이란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사천왕문
사천왕들은 보기에 험악한 얼굴을 하고 있는데 원래 귀신들의 왕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석가모니 부처님을 만나고 불교에 귀의해, 지금은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들의 선악을 관장하고 있답니다.
사천왕문을 지나 오른쪽 숲으로 들어서면 기다란 장대가 보입니다.
바로 갑사 철당간 지주입니다.
보통 돌만 남아있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철 당간이 서 있는것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갑사의 또 다른 보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감사 승탑(보물 제257호)으로 쉽게 말하면 부도탑입니다.
자세히 보면 기단 부분의 사자 조각은 매우 입체적이고 사리를 보호하는 의미로 사천왕이 새겨져 있습니다.
승탑의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승탑이네요
승탑 뒤쪽으로 갑사 대적전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몇백 년 전에는 이곳이 갑사의 중심전각이었다고 합니다.
그렇치만 지금은 사람 발걸음조차 뜸한 깊은 적막에 쌓여 있네요
법당에는 비로자나불이 아닌 석가모니불을 중심으로 문수보살, 보현보살을 모셨습니다.
화려함 보다는 간결하고 소박함이 느껴지는 불단이네요
갑사강당
스님들의 강론을 펼치는 장소로 대적전을 우회하지 않고 올라오면 처음 만나는 전각입니다.
여느 전각에서는 볼 수 없는 파란색의 헌 판이 눈에 띄며 광해군 때 처음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보통 사찰에 중심불전인 전각은 팔작지붕으로 드레스를 풀어놓은 듯 우아함을 주는데 비해 여기 갑사의 대웅전은 맞배지붕으로 단단한 느낌을 줍니다.
대웅전 기둥에는 주련 해설이라는 글이 붙여있습니다.
어느 전각에서든지 주련이 다 걸려있는데 읽기에도 뜻을 알기에도 너무 어려웠서 몇 년 전에 주련에 대해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짧은 식견으로 알기는 어렵지만 다 좋을 글귀겠지요...ㅎㅎ
대웅전에 들어서면 웬 부처님이 이렇게 많을까?
갑사는 삼불좌상을 모시고 있고 그 사이에 보살입상 7구가 협시하는 칠존형식입니다.
그러니까 부처상은 석가불, 약사불, 아미타불이고 보살상은 문수, 보현, 관세음, 대세지, 미륵보살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그야말로 부처님과 보살님 모두 다 출동하셨다고 보면 됩니다...ㅋㅋ
대웅전 앞뜰에는 연등의 바다네요
꽃밭 같은 연등의 바다 위로 솔바람이 불어 가고 비단처럼 고운 하얀 햇살이 내려 대웅전 앞뜰은 그지없이 아름답습니다.
갑사 경내를 둘러보고 다시 강당 앞 벤치에 앉아 잠시 여유를 가져봅니다.
언제가 꼭 한번 오고 싶었던 갑사..
고즈넉한 산사에서 일상의 시름을 달래며 마음을 다독이고...
화사하게 피어난 봄꽃들을 사진으로 담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나를 찾기 위해 떠났던 2박 3일 여정을 마무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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