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팔공산)겨울 산수화 같은 풍경
날짜 : 2023. 2.14(화)
겨울이 지나가는가 보다.
입춘이 지나면서 날카롭던 바람도 한결 부드러워지고 유순해졌다.
그러고 보니 제대로된 눈산행 한번 못하고 겨울의 끝자락인가?
큰 기대를 했던 무등산 설경산행도 봄 기운에 어려울것 같은 예감이다.
그래서 무등산 대신 대구의 진산 팔공산으로 산행을 나섰다.
팔공산은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듯 싶다.
오늘 산행코스는 동화지구 야영장을 출발하여
염불암~동봉~비로봉을 올라 낙타봉으로 해서 다시 이곳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코스이다.
팔공산을 오르는 가장 보편적인 코스로 산행거리도 적당해서 당일 산행하기에는 최적이다.
초입에서 20여분 침목계단을 오르면 깔딱고개에 올라선다.
이곳 삼거리에서 염불봉 방향인 오른쪽으로 산길을 잡는다.
이 길은 능선에 오를수 있는 가장 완만한 코스로 대구 올레길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하산하면 이 지점으로 내려올 것이다.
염불암까지 1.5km, 동봉까지는 2.7km 정도 거리로 한시간 반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염불암 가는 길은 아주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부드러운 흙길에 산길도 소박하여 사색하면서 걷기에 안성맞춤길이다.
우측으로는 포장도로가 염불암까지 이어지지만 산길을 이용하기로 한다.
아직 계곡은 겨울이다.
가끔 투명한 햇살이 계곡안으로 들어오면 따뜻하게 느껴지지만 아직 겨울색채가 완연하다.
팔공산 염불암
경순왕 2년(928년)에 영조선사가 창건한 염불암은 동화사의 부속암자이다.
이곳 염불암은 겨울햇살이 잘 내려앉는 곳에 위치한 팔공산 암자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절집이다.
극락전 앞에서 잠시 산세를 둘러보며 고즈늑한 암자의 풍경을 마음에 담고....
수많은 불자들의 염원이 실렸을 법당에서 삼배를 올리며 내 작은 기도를 더해본다.
제법 가팔라진 산길 끝트머리에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메마른 나뭇가지에는 눈꽃이 초연하게 피어 한편의 겨울 진경 산수화를 보는 느낌이다.
산객의 마음을 단번에 훔쳐버린 눈꽃에 넋을 놓고, 바라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이렇게 귀한 베이비 상고대라 불리는 눈꽃을 볼줄이랴~~
올 겨울이 가기전에 귀한 자연의 선물에 감동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여기서 동봉까지는 0.7km..
팔공산 전체를 한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주능선길이다.
다채로운 기암괴석이 놓여있고 곳곳에 조망터가 있어 산행의 즐거움은 배가된다.
동봉으로 가는 길..
눈꽃의 화려함은 깊이를 더하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손짓은 더욱 빨라진다.
지리산, 덕유산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듯한 겨울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드디어 동봉에 올랐다.
팔공산 주봉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쪽은 동봉 서쪽은 서봉으로 불린다.
지상파 송신소와 군사시설이 있는 비로봉보다 오히려 동봉이 더 정상다운 형상이다.
조망도 사방으로 열려있어 대구, 군위, 경산, 영천 등 팔공산 자락에 있는 지역이 한눈에 보인다.
여기는 팔공산 정상 비로봉..
참고로 경북 군위군이 7월1일자로 대구시 편입이 확정됨에 따라 대구시가 팔공산 최고봉인 비로봉을 품게 됐다.
군위군 부계면 동산리에 위치한 해발 1천192.3m의 비로봉은 1980년 도립공원 지정 이후 팔공산의 '주봉'으로 불려왔다.
하산은 케이블카가 있는 낙타봉쪽으로 내려선다.
경사가 꽤 있게 보이는 돌계단을 한참 내려서자 비로봉은 까마득히 올려다 보이고 왼편으로는 염불암이 보인다.
해발 820고지에 자리잡은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배고픔에 하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알아보니 25일까지 안전점검을 위한 휴장이라고 한다.
낙타봉을 거쳐 염불봉 갈림길에 도착하면 산행은 어느정도 마무리 된다.
산행거리 9.3km 4시간 조금넘게 산행을 한것 같다.
전날 근무하고 퇴근 후 대구까지 이동시간을 감안하면 아주 적당한 산행시간이다.
산행 후 또 다른 즐거움 맛집을 찾아서...
동화사기사식당에서 고향생각이 나는 손맛좋은 따뜻한 칼국수와 두툼한 계란이 입혀진 파전이 일품이다.
오늘 함께 산행한..
탐장님, 후니, 희현, 종률, 유수, 호철 모두 올 한해 팔공산 기를 받아 더욱 건강하길 바라며
3월 정기산행때 또 다른산에서 만나길....^^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병산) 충북 알프스의 시작 (0) | 2023.04.03 |
---|---|
(옹강산)명품 소나무를 찾아서 (0) | 2023.03.12 |
(설흘산)아쉬움이 남는 산행 (0) | 2022.11.12 |
(청도남산)한여름 무더위 계곡을 찾아서.. (0) | 2022.07.29 |
(내연산)여름 계곡산행 성지 (0) | 2022.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