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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라이딩

두바퀴로 그리는 섬

by 인생은저니처럼 2022. 4. 5.

 

제목 : 두 바퀴로 그리는 섬

날짜 : 2022.4.3~4(1박2일)

 

 

 

4월로 접어들면서..

목련과 동백, 벚꽃, 개나리들이 한꺼번에 화사하게 피어나 봄의 축제가 시작된 느낌입니다.

지난달 국토종주를 끝마치고 잠시 휴식을 가졌습니다.
그렇치만 잠깐 스치고 사라지는 봄날의 화려함을 그냥 놓치기 아쉬워 섬 라이딩을 떠나봅니다.


이번 섬 라이딩은 사량도입니다.
사량도는 2005년을 시작으로 여러 번 산행을 위해 갔었습니다.


상도에 있는 지리망산과 옥녀봉 그리고 하도 칠현산까지... 그러고 보니 많이도 다녔네요
이번 사량도 여정은 산행이 아닌 라이딩과 낚시 그리고 밤에는 차박을 해볼 생각입니다.

 

 

사량도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고동산입니다.
하트 모양 구조물이 보이는 데크가 바로 백패킹 최고의 장소랍니다.


낮에는 시원한 바다 조망이 밤에는 삼천포 야경이 끝내줍니다.



금평항에 도착
사량도 여객선 터미널 리모델링 공사 중이네요

상도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대항~내지~돈지~옥동 쪽으로 달려 금평항으로 내려와서 사량 대교를 타고 하도로 넘어갈 생각입니다. 상. 하도 전체 해안일주 도로를 달려도 40km 정도 짧은 코스입니다.



 

오호~~

사량초등학교를 지나 대항 고개를 오르는데 제법 경사각이 있는 업힐이 마중을 나왔네요.

구간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벌써부터 다리가 묵직해집니다.


 

벚꽃 나무 사이로 보이는 대진항 봄 바다

야~~ 감탄이 절로 나오는 한 폭에 그림이네요

뽀얗게 쏟아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벚꽃잎이 수놓은 에메랄드빛 바다는 보는 이의 마음을 심쿵하게 합니다. 

 


대항에서 바라본 옥녀봉
신이 빚은 듯한 바위 조각에 걸려있는 구름다리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사량도 산행은 진달래가 피는 봄이 가장 좋습니다.
암릉이 대부분이라 능선에 나무 그늘이 없어 섬이지만 여름 산행으로는 부적합 하지요

 

 

내지항을 지나면서 꾸업(꾸준한 업힐) 구간이 시작됩니다.

그렇치만 내륙처럼 거칠지가 않아 그리 힘들지는 않네요.

 

상도를 절반 정도 달리다 보면 수우도 전망대가 보입니다.
이곳 언덕 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바다 풍광을 즐기며 쉬어가기로 합니다.



발아래 눈에 익은 돈지항이 보이네요
이곳 옛. 돈지초등학교 좌측으로 올라가면 지리망산 종주길이 나옵니다.

산은 언제나 제게 그리운 고향 같은 곳이죠.
30대 초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여 300산을 넘어 현재 500산을 향해 가고 있는데도 주능선만 보면 언제나 설렙니다.


 

해안일주도로는 벚꽃이 만개하여 찬란한 봄날이 이어집니다.
길 위로 늘어진 탐스러운 꽃가지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벚꽃길을 달리는 기분 최고네요.


 

이제 사량 대교를 건너 하도로 넘어갑니다.
2015년 가을에 완공된 사량 대교는 윗 섬 옥녀봉과 아랫섬의 7개 봉우리 칠현산이 하나로 이어줍니다.

옛날 사량도 배를 타다 보면 윗 섬 금평항에는 산꾼들이 아랫섬 덕동항에는 낚시꾼들이 많이 내렸는데 이제는 다리가 연결되어 그런 시간이 추억이 되었네요  

 

 

 

하도에서는 지리망산 능선 전체가 한눈에 보이는 파노라마 뷰를 볼 수 있습니다.
산은 낮지만 결코 만만치 않은 암봉 능선입니다.

예전에 구름다리도 없고 사다리도 없을 시절에는 오직 로프만 잡고 오르락내리락했던 기억이 나네요


 

바다와 바짝 붙어 해안선을 따라 난 해안일주도로는 오르내림이 심하긴 해도 가슴이 설렐 만큼 멋진 풍경을 펼쳐내곤 해서 달리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오네요


 

이곳은 통포마을 방파제 벽화입니다.
지리망산 옥녀봉과 앞바다를 그려놓았는데 꽤 볼만합니다. 섬세한 것이 정말 똑 같이 그려 놓았네요

 

 

다시 백학마을로 되돌아와 이제부터 사량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빡신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초입부터 위압감을 느낄만큼 업힐각이 선명하게 보이네요

 

 


주변 경치를 보며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고갯마루에 도착했네요

구간 거리 1.4km라 그리 길지 않은 오르막입니다.

이런 오르막도 이제 거뜬하게 오르는 걸 보면 지난 3년간 국토종주가 큰 경험이 되은 것 같습니다.


 

먹방마을에 도착...

이제는 낚시꾼으로 변신합니다...ㅋㅋ
한 시간 정도였지만 푸른 수면 위로 튕겨 오르는 청어의 손맛을 오랜만에 맛보았습니다.



오늘 하룻밤 보낼 스타렉스 캠핑카입니다.
루프탑이 있어 4명이 취침할 수 있고 무시동 히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이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퇴직 후 이런 작은 캠핑카 하나 장만해서 전국은 물론 세계 자동차 여행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가슴이 뛰네요



저녁식사를 장만하는 동안 편안한 의자에 앉아 은빛 반짝임이 가득한 봄 바다를 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 마셔봅니다.

이런 느긋한 여유~~ 작게 들리는 파도 소리뿐 적막한 고요함이 참 좋습니다.

 


저녁은 오늘 수확한 청어회와 청어구이입니다.
뭐~~ 맛이야 두 말할 필요 없겠죠

청어는 큼직하게 썰어서 뼈째로 씹어 먹으면 고소한 식감이 끝내주고요.
석쇠에 노릇노릇하게 잘 구운 청어는 별미가 따로 없습니다.



밤이 깊어가면서 캄캄한 밤하늘에 반짝 반짝이는 별을 올려다보며 옛 유년시절을 떠 올려봅니다.
1980년대 가장 인기 있었던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 별밤지기 이문세

밤 늦게 버스안에서 들었던 옛 추억을 소환하게 하는 시간이네요

이제 자전거 국토종주도 끝마쳤으니 다음엔 무얼 해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면서 섬에서 하룻밤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