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이야기
날짜 : 2022.3.27(일)
며칠전에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인정서와 메달을 받았습니다. 지난 3년간 1,853km를 달렸던 시간을 반추해보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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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 나이 오십이 넘어가면서 신선함은 사라지고 체력은 떨어지고 삶에 대한 무력감이 찾아왔습니다.
무엇인가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다시 한번 내 인생을 꽃피울 수 있는 열정을 스스로 찾고 싶었구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이 자전거 국토종주였습니다.
어렵고 힘들고 쉽지 않은 도전이였지만 모처럼 저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했습니다.
풀카본에 유압 디스크가 장착된 트위트 MTB 자전거를 중고로 76만원에 구매했습니다.
애마의 이름은 돈키호테가 타고 다니던 말을 빌려 로시난테로 붙여주었습니다.
국토종주 D-58을 정해놓고 퇴근 후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 체력을 키웠습니다.
처음 클릭 슈즈 적응하면서 자빠링도 많이 하였고 주말마다 100km를 꾸준히 달리면서 무엇보다 엉덩이 근력을 집중적으로 단련을 하였습니다.
아라뱃길~한강~북한강 --- 2019. 10. 1~2(1박 2일)
드디어 첫 국토종주..
인천을 출발하여 춘천까지 가는 아라뱃길~한강~북한강 코스를 정하였습니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약간의 걱정은 있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춘천까지 간다는 설렘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첫날 184km, 둘째 날 76km 완주를 하였습니다.
첫 라이딩이다 보니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경보다는 오로지 달려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그렇치만 춘천에 도착했을 때 기분은 최고였습니다.
정말 할 수 있었다는 자신감과 나 스스로를 감동시키는 멋진 라이딩이었습니다.
천문대 백양산 임도 라이딩 --- 2020.7~8월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집 부근 천문대 임도 라이딩하면서 다시 체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한낮 온도가 35도가 훌쩍 넘는 날씨에 오른 백양산 라이딩은 백미였습니다. 애진봉 정상을 앞두고 나타난 강력한 업힐에 끌바를 하면서 올랐습니다.
하산후 주문진 막국수를 먹고 커피한잔 마시는데 본부장님이 국종수첩을 보여주며 자랑을 하시더군요.
1년 가까이 쉬었던 국토종주를 다시 시작할 확실한 동기가 부여 되었습니다.
영산강 구간 --- 2021. 3. 21~22(1박2일)
2021년 3월 국토종주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투명한 햇살이 흘러넘치는 은은한 봄 향기를 느끼며 영산강으로 갔습니다.
영산강 라이딩은 오랜만에 타는 장거리라 "쉬고 싶을 때 쉬고 달리고 싶을 때 달리는" 기분으로 달렸습니다.
길 양쪽 대나무가 촘촘히 늘어선 것이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으로 영산강 구간 중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유유히 흐르는 강 풍경을 보며 페달링 하다 보니
야~~ 이것이 바로 영산강 라이딩의 매력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해안 경북구간 --- 2021. 5. 2(일)
동해안 경북구간.
모처럼 내륙을 벗어나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달리는 기분 최고였습니다.
해안선을 돌아서면 야~~ 멋지다
또 모퉁이를 돌아서면 야~ 정말 멋지네... 하는 감탄사가 끊이지 않더군요.
영덕 해맞이 공원이 있는 마지막 업힐 구간이 굉장히 힘이 들었습니다. 진짜 허벅지가 터질것 같더군요. 그렇치만 인정샷 만큼은 멋지게 찍었습니다.
섬진강 구간 --- 2021. 6. 3~24(1박 2일)
이번에는 섬진강으로 국토종주 속도를 붙입니다.
초 여름 꽃이라 불리는 노란 금계국 자전거 길 양쪽으로 활짝 피어있어 이런 꽃길을 달리는 기분 가슴 가득 행복이 밀려왔습니다.
초여름이지만 날씨가 무더웠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그늘 아래 누워 쉬면서 체력을 비축 하였습니다.
구례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화개장터, 매화마을을 지나 광양 베알도 수변공원 까지 달렸습니다.
섬진강은 4대 강 사업에 포함되지 않아 인위적인 제방이나 보가 없어 평화롭게 흘려가는 강물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오천 금강 구간 --- 2021.6.23~24(1박2일)
한결 선선해진 바람이 9월 초가을 기분 좋은 날씨를 예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세종에서 주한 미군 의무부에 근무하는 패트릭 마자와 스캇과 백제보까지 동행을 했습니다.
특히 익산 성당 포구 바람개비 길이 인상 깊었습니다.
수천 개의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쭉 뻗은 직선 길을 신나게 달렸습니다.
동해안 강원도 구간 --- 2021.9.24~26(2박 3일)
제가 가장 달리고 싶었던 동해안 강원도
출발점인 삼척 임원 인증센터에 도착 했는데 비가 엄청 내리더군요.
그럼에도 빗속을 뚫고 씩씩하게 페달링을 시작했습니다.
바닷길과 고갯길이 풀어놓는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구간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확 펼쳐진 동해바다와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에서 답답했던 코로나19 일상을 벗어나 보았습니다.
드디어 통일전망대 인증센터 도착.
여느 인증센터 도장 하나하나 모두 소중하지만...
삼척에서 통일전망대까지 242km 거리, 12개 인증을 홀로 완주하고 찍는 도장이라 더욱 애착이 갔습니다.
국토종주 인천~문경 --- 2021.10.10~11(1박2일)
인천~부산 633km 국토종주에 도전.
한강의 시작 방화대교 조금 지난 지점에서 낙차를 했습니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전거 앞쪽 휠이 휘어져 버려 국토종주 최대의 위기가 찾아왔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팔당에서 휠을 교체하여 다시 달릴 수 있었습니다. 양평을 지나면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강천섬 게스트 하우스 도착할 때까지 폭우를 맞고 달렸습니다.
국토종주 구간 중 잠시 강원도 원주시를 지나는데 경관이 압권이었습니다. 페달을 멈추고 몇 번을 보고 또 보면서 탄성과 함께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소조령, 이화령을 넘어 문경시에 접어들면서 거세지는 빗줄기에 추위가 함께 찾아왔었습니다.
겨우 점촌 터미널에 도착...
1차 국토종주 인천~문경 구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제주 환상 종주 구간 --- 2021.10. 28~30(2박 3일)
국종을 시작한 지 3년..
이번엔 제주 환상 종주를 하기 위해 삼천포에서 제주항 배를 탔습니다.
234km 제주 환상 종주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도로를 달리며 시원스럽게 펼쳐진 제주 바다를 원 없이 보았습니다.
법환 바당에 가방을 두고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
가방을 다시 찾기 위해 택시를 타고 황급하게 다시 법환으로 가면서 3년 동안 도장을 찍은 자전거 수첩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에 멘탈이 흔들리더군요.
다행히 가방을 찾아서 한 시름 놓았습니다.
둘째날에는 본부장님과 함께 달렸습니다.
퇴임 이후 오랜만에 뵈었는데 자전거 타시는 실력은 여전 하시더군요
함덕 서우봉 해변 인증 도장을 찍은 후 멋진 티포잉 세러모니를 하며 제주환상종주를 마무리하였습니다.
국토종주 문경~하구둑 구간 --- 2022.3.5~6(1박 2일)
국토종주 두 번째 구간인 낙동강 길을 달렸습니다.
부산까지 갈려면 꼭 넘어야 할 박진고개 구름재입니다.
박진고개는 4km 고갯길 최대 경사도가 13%의 가파른 업힐 구간입니다. 가뿐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구름재에 올랐습니다.
쉼터 데크에 올라서자 눈앞에 그림 같은 낙동강 풍경이 펼쳐저더군요.
낙동강 하구둑 인증센터 도착
완주라는 오직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도전했던 시간들
그 뜨거운 땀과 열정이 만들어준 소중한 국토종주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습니다.
국토종주 그랜드 슬램 기념 메달 --- 2022.3.25
지난주에 종주수첩을 제출하였더니 며칠전에 4대강,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이렇게 3개의 인증서와 메달을 받았습니다.
국토종주 그랜드슬램 인증서와 메달
보면 볼수록 가슴 뿌듯해집니다.
오롯이 저의 땀방울과 열정으로 성취한 국토종주 그랜드 슬램이라 볼때 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국토종주했던 그 뜨거운 마음으로 앞으로 누구보다 더 빛나는 제 인생을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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