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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봉정사)아름다운 천년고찰

by 인생은저니처럼 2022. 3. 15.


제목 : (봉정사)아름다운 천년사찰

날짜 : 2022. 3. 14(월)

 

 

어제 내린 단비로 인해 꽃샘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

꽤 차가운 바람속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만나러 봉정사로 떠납니다.

 

구름 가득 내려 앉은 축축하고 흐린 날씨 때문인지 산사 가는 길이 더욱 고즈 늑하게 느껴집니다.




절집으로 올라가는 길
묵묵한 소나무길 사이로 일주문이 살짝 고개를 내미네요

 

약간의 오르막 때문에 일주문이 기와부터 느릿느릿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급할것이 없어 보입니다. 

 

 

 

일주문 발아래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이라는 표지석이 박혀있네요

2018년 6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극락전을 비롯하여 대운전 화엄강당 등 도량 곳곳마다 국보와 보물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봉정사 유래를 살펴보면..

 

과거 대망산으로 불렸던 이산에 작은 이야가 하나 전해 내려 옵니다..

바위굴에서 수행하던 소년이 있었는데 밤낮을 잊고 어두운 굴속에서 수행하기를 10년..


소년의 도력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하늘에 빛을 내려 굴 안을 환하게 밝혔는데요
이후 이산을 천등산으로 이름 짓고 깨달음을 얻은 바위굴은 천 등 굴이 되었습니다
.


훗날 소년이 능인 대사가 되어 종이 봉화를 날려 그 봉황이 내려앉은 곳이 그 봉정사의 시작입니다
.



천등산 봉정사라는 편액이 걸린 만세루는 숙종 때 지어진 전각입니다.

만세루는 봉정사 안뜰로 오르는 통로로 단청이 없는 치장하지 않은 모습 그대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맞이해줍니다.

천년이라는 세월 흐름 속에 기둥 곳곳 비틀어지고 벌어짐을 늦추기 위해 손질한 곳이 이곳저곳 많이 보입니다.
 

 

 


만세루에서 바라보는 바깥세상은 열림입니다.

 

열려있다는 것은 채울 수 있다는 것이고 채움은 무엇이든 포용한다는 것이지요

저는 이렇게 열린 공간으로 받아 들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봉정사 대웅전

국보 311호로 조선 초기 전각으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축물입니다.
건축양식은 정면 3칸 측면 3칸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어 고풍스러운 멋을 잘 보여주네요.



처마는 오래된 단청이 다 벗겨져 나무가 그대로 드러냅니다.

그렇다 보니 목조건물 본연 그대로의 색이 보이네요.

이곳 대웅전에는 여느 전각에서 볼 수 없는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마루입니다. 마루는 대웅전 안에서 예불이 이루어질 때 자리가 협소해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이 이곳에 자리해 함께 예불을 드렸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화엄강당과 무량 해회 전각이 있는데...
화엄강당은 주로 스님들의 공부방으로, 무량 해회는 객승의 방이나 종무실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그 흔한 석탑, 석등이 없습니다.

그리고 비 올 때를 대비해서 디딤석 몇개 놓은것 빼고는 흙 마당 그대로 유지를 하고 있는것이 보기 좋네요 

최근 여러 사찰을 보면 대리석을 깔거나 잔디를 심어놓은 곳이 많은데 저는 흙 마당이 좋습니다.

곱게 싸리 빗질한 마당은 마음마저 깨끗하게 담고 있는 것 같아서요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주불로,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협시불로 모셨져 있습니다.

삼존불 뒤로는 후불탱화를 설치했고 천정은 깊이가 있는 우물천정이네요.

천정에는 꽃비가 날리는 극락의 세계를 표현한 문양이 굉장히 고색창연하고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극락전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봉정사 극락전은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 수식어로 불립니다.
그런데 1972년 해체복원하면서 엉터리로 복원되었다는 학계의 지적이 많습니다.

 

 


위의 사진은 1972년 보수 당시 사진으로...

제가 봉정사로 가기전 BTN에서 방영한 천년의 뜰에 서서 라는 영상을 캡처를 한 자료입니다.


전문가가 아닌 제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듯이 전혀 다른 건축물로 복원이 되었네요.
전면의 띠살창호문짝과 툇마루가 사라지고 당나라 풍의 살창(격자창)과 널문(판문)이 대신 들어섰습니다.


극락전 정면이 마치 무협지 영화에서나 볼듯한 중국 건축풍으로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복원전후가 전혀 다른 건물일 수밖에 없는 극락전

당시 복원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너무 졸속으로 이루어진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봉정사의 또 다른 볼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봉정사 동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영산암입니다.

영산암 우화루

부처님이 법화경을 처음 설법할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다는 유래한 이름입니다.

 


영산암의 주불 전인 응진전

불단에는 석가모니불 좌상을 주 존으로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있고 좌우 벽면에는 16 나한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특이한 것은 전각 규모에 비해 불보살상들이 무척 큰 편이네요
아마 원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모셨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산암은 우리가 잘 아는 한글 창제 과정을 담은 영화 나랏 말씨 미 촬영지였다고 합니다.


부담 없이 하룻밤 조용히 머물다 갈 수 있는 곳...

실제 영산암은 암자라기보다는 자연 속에 숨어있는 아담한 고택 같다는 느낌이네요.




영산암을 둘러보고 본전으로 내려오니...

만세루 앞마당 모퉁이에 홍매화가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날씨는 흐리지만 사찰 곳곳에 봄기운이 가득합니다.

이제 산문을 나섭니다.

봉정사는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속에 아늑함이 느껴지는 고찰이네요

 

그래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

가까이 있다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자주 찾아오고 싶은데 멀리 있는 것이 못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