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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여왕의 향기 경주 분황사

by 인생은저니처럼 2021. 8. 18.

 

제목 : 여왕의 향기... 경주 분황사

날짜 : 2021.8.14(토)

 

 

열대성 저기압 접근으로 비소식이 있었던 주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짙은 잿빛 구름은 여기저기 흩어지고 맑은 하늘이 열렸네요.

 

오늘은 8월 암자기행가는 날...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 경주로 향합니다.

신라불토라 불리는 경주는 어디를 가든 부처님 손길이 닿은곳이라 암자는 도착해서 정하기로 합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분황사

관광지뿐만 아니라 문화재로 봐서도 아주 소중한 곳입니다.

 

향기로운 임금이라는 뜻이라 불리는 분황사

천년세월에 규모는 작아졌지만 분황사라는 이름에는 여왕의 전설이 전해집니다.

 

당나라 태종이 선덕여왕에게 모란도를 선물했는데 여왕은 벌과 나비가 없는 향기없는 꽃으로 사진을 조롱했다는 이유로 황룡사 북쪽에 향기나는 임금의 절 분황사를 짓게하였다고 합니다.


 

 

절문을 들어서면 국보 제30호 모전석탑을 만납니다. 

신라석탑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돌을 벽돌모양으로 깍아 쌓아 올린 석탑입니다.

원래는 9층 규모였다는 기록이 있으나 임진왜란때 불타면서 현재는 3층 높이의 석탑만이 전해집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서 있는 석사자장

1915년 기단부 부근에 흗어져있던 6구의 석사자장이 발견되었는데 당시 크기가 작은 2구는 경주박물관에 4구는 분황사 모전석탑 네모퉁이 복원시켰다고 합니다.

앞발을 꼿꼿히 세우고 서남쪽을 지키고 있는 숫 사자장 목덜미의 갈기가 선명한것이 강인함을 느끼게 합니다.

 

 

 

반면 물개와 닮은듯한 매끈한 몸매의 암 사자상이 남동쪽 모서리를 지키고 서 있네요 

사자상 모두 동해쪽으로 고개를 들어 왜적을 막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듯 보입니다.

 

 

 

일층 네개의 문에는 금강역사상이라 불리는 인왕상이 지키고 있는데..

가만히 눈여겨 보면 왼쪽 금강역사상은 근육질의 몸매에 주먹을 불끈 쥔 공격형이라면 또 다른 역사상은 수비를 취하면서 무엇인가 지키려는 듯한 형상입니다.

 

바로 선덕여왕의 장엄구입니다.

이 장엄구는 백 년 전에 발견되어 지금은 경주박물관에 있다고 하네요


 

모전석탑은 벽돌을 차근차근 쌓아 올린듯한 형상이지만 이 돌 하나하나는 벽돌이 아닌 자연석을 일일이 깍아 벽돌모양으로 만들어 쌓아올린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이 석재가 경주인근에는 없는 석재이기 때문에 멀리서 운반해 와야 했구요.

당시 백성들의 단합된 힘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탑이라는 그런 의의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여름이면 만발하는 매롱나무..

간절한 그리움의 진분홍빛 배롱나무 꽃말은 부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라고 합니다.

 

유독 절집에 배롱나무가 많은 까닭은...

스님들과 유생들이 ‘마음의 욕망을 다 벗어버리고 공부에 정진하라’는 뜻이라고 전합니다.

 

 

 

분황사 보광전은 처마가 낡고 단청이 벗겨진 채 고풍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전각 안에는 중생의 질병을 구제한다는 약사여래불이 모셔져 있으며 신라 최대의 불상이라고 합니다.

 

 

 

약사여래불은 가장 현실의 부처님으로 중생의 아픔을 치료합니다.

여러 절집을 다니면서 여태껏 대웅전안에 앉아계신 부처님을 보아 왔지만 이렇게 우뚝 서 있는 입상의 부처님은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왼쪽 손에 든 약그릇은 이 세상 모든 중생의 아픔과 질병을 치유해주는 마법의 알라딘 램프처럼 보이네요

 

 

 

낮은 담장이...

마치 사바세계와 부처님의 세계 사이를 경계하는 듯 보이네요

아주 오래전 절집과의 인연이 깊은 것인지 절에 오면 마음이 참 편온합니다.


절에와서 스스로 돌아보고 뭔가를 깨닫고 가면 좋지만

굳이 그렇치 않더라도 절에 머무는 동안 잠시 지친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가는것 또한 마음의 수행입니다.

 

 

 

두 웅~ 우~웅~~

범종소리가 바람결에 들려오네요

절집 마당의 왼쪽 가장자리에 있는 대종각에서 방문객들이 종을 쳐서 나는 소리군요.

가까이 가서 보니 종각 앞에 있는 자비함에 천원을 넣고 칠 수 있게 되어 있네요

 

 

 

 

분황사 절집을 나오니 옛 황룡사 더 덟은 터에 코스모스가 활짝 피었네요

꽃밭 가운데 깃대를 세우고 받침대로 쓰이는 당간지주가 홀연히 서 있는데 옛날 분황사의 위용을 대변해주는것 같습니다.

 

신라시대 가장 크고 화려했던 황룡사..

이 광활한 황룡사터를 발굴하고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과연 초석만 남아있는 이 땅을 어떤 형태로 복원이 이루어져 우리에게 다가올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뭉클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