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운부암)팔공산 선승들의 수도처
날짜 ; 2021.7.10(토)
지난주 내내 장맛비가 거세게 내리더니 모처럼 푸른 하늘이 언뜻언뜻 드러나는 토요일 아침
불토라 불리는 팔공산 자락에 자리잡은 구름이 떠 있는 곳 운부암으로 암자기행을 떠나봅니다.
운부암은 은해사 8곳 암자 중 하나이구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진 사찰로 창건 당시 상서로운 구름이 일어났다고 전해져 운부암으로 불립니다.
참고로 8곳 암자는 천년이 넘는 거조암을 비롯하여 백흥암, 백련암, 운부암, 묘봉암, 중암암, 기기암, 서운암 등으로 차례로 순례를 할 생각입니다.
운부암은 은해사에서 3.5km정도 걸어서 올라야합니다.
은해사 법당은 하산길에 들르기로 하고 곧장 운부암 방향으로 발길을 채촉합니다.
산길이 참 좋습니다.
20여분 오르자 길 왼편에 산자락을 끼고 너른 저수지가 나옵니다.
신일지 라 불리는 저수지는 조용한 수면에 그림같은 여유롭고 평화로운 풍경을 내어놓습니다.
운부암가는길 내내 계곡을 벗삼아 가는데 지난주 내린 많은 비로 인해 계곡에는 엄청난 계류가 흐릅니다.
청량한 계곡 물소리 경청하며 연화세계로 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네요.
어느정도 올랐을까요?
신원리캠핑장으로 갈리는 길이 나오고 이제 500m정도 남았네요
여기서 부터 얕은 오르막이 시작되고 목덜미로 흐르는 땀을 연신 훔쳐내 봅니다.
이제 운부암이 보입니다.
시야가 탁 트인 느낌에 암자라 보기에는 꽤 자리가 넓은것 같네요.
운부선원 표석에는 천하명당과 조사도량이라고 글씨를 새겨놓았네요
이곳은 한반도 삼천리에서 가장 길한 자리라고도 합니다.
몇년전 영화촬영때 만들어졌다는 불이문
드라마 촬영을 위해서 세웠다고 하는데 선원인 운부암과 아주 잘 어울리네요
자료를 찾아보니 영화 도뱀과 KBS 드라마스페셜 ‘불이문(不二門)’을 이곳 운부암에서 촬영했다고 하네요
불이문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보화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팔공산을 향해 날깨를 펴고 날아가는 봉황처럼 기품이 있는 보화루는 단청을 입히지 않음에도 고색창연하게 보입니다.
보화루는 유구한 세월을 암시하듯 기품 있게 낡은데다 처마엔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보화루 천정에는 법고가 걸려있고 한켠에는 차를 마실수 있도록 차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천정을 받치고 있는 대들보는 마치 굽은 나무가 누워있는듯 물 흐르듯 자연스럼이 주는 멋이 있습니다.
보화루 문은 모두 크기가 제 각각입니다.
가운데 것이 제일 크고 옆으로 갈수록 조금씩 작아지네요.
찬찬히 들여다보니 창문의 아랫부분을 조금씩 높혀 바깥쪽으로 갈수록 창이 작아지고 위로 올라붙게 만들었네요
창문 하나를 만들더라도 풍경도 생각하고, 바람도 생각하고....
모든것이 다 자연과 조화로운 것이 신선이 만들더라도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액자같네요
누각밖으로 보이는 여름풍경이 멋스러움을 더해줍니다.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시간을 잠시시 내려놓고 멍하니 바깥 풍경에 빠져보는것도 좋을듯 싶습니다.
보화루를 밑을 통과하면 원통전 마당에 이릅니다.
이곳 운부암의 본전을 모신곳은 원통전입니다.
본전은 대개 팔작지붕으로 화려한 멋을 자랑하는데 이곳 원통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소박함속에 고풍스러움이 느껴집니다.
원통전 앞 마당 왼쪽으로 보이는 전각이 요사채인 우의당이고 오른쪽 전각이 운부란야입니다.
쉿~~ 스님들이 좌선하고 있는 시간이네요.
운무란야는 시끄럽지 않아 수행하기 알맞은 곳으로 이곳 운부암 역시 수행처로 성철스님 등 내노라 하는 고승들이 거쳐갔습니다.
원통전에 주불로 모셔 놓은 금동보살좌상은 보물 제514호로 지정된 보살상으로 꽃과 봉황새 무늬를 장식한 화려한 관을 쓰고 유리상자 속에 모셔져 있습니다.
원통전에 바라본 앞 마당입니다.
ㅁ자로 전각이 배치되어 있고 중심에는 작은 석탑이 마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비록 일부만 남은 석탑이지만 그 소박한 모습에서 운부암의 오랜 세월을 보여주고 있네요.
운부난야 마루에는 머리크기만한 목탁이 놓여져있습니다.
이 엄청난 크기의 목탁을 들고 예불을 올리는 스님이 어떤 분인지 자뭇 궁금해지네요.
암자 뒷편에 의상대사가 절을 창건하고 기념으로 지팡이를 꽃았는데 그 지팡이가 살아나 아름드리 회화나무가 되었다는데 올라가는 길을 찾지 못해 보질 못했네요
조금은 아쉽지만 이 또한 다음에 한번 더 오라는 부처님의 뜻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은해사에 잠시 들려봅니다.
매번 절집에 올때마다 기와불사를 하는 과장님
까아만 기왓장에 하얀 펜으로 공무(空無)라는 한자와 웃는 얼굴을 그려놓았네요
대개 소원성취 염원을 담아 기와불사를 하는데 조금은 특이하네요
산문을 나서는데 소나기가 한차례 시원하게 내리네요.
3시간 남짓 산속 암자를 찾아 거닐다 내려오니 마음의 떼가 빗물에 쓸려내려간 것처럼 가벼워집니다.
운부암 가는 길은 가을 풍경도 좋을 듯합니다.
계절이 바뀌고 단풍이 곱게 물드는 가을에 다시 한 번 찾을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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