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20.12.27(일)
제목 : 오봉산 주사암 마당바위에 서서...
한국기행...
필자가 유튜브에서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대한민국의 숨은 비경을 찾아 떠나는 공간 여행.
그속에 역사와 풍습, 그리고 문화의 향기를 느끼낄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여행
영상을 보고나면.. 꼭 한번 가보고싶다는 곳은 찾아갑니다.
그래서 오늘 찾아가는 곳이 경주 오봉산 자락에 자리잡은 "주사암"입니다.
주사암 가는 길은 등산로와 임도길 두갈래 나뉘는데...
오늘은 임도길 중간즈음에 차를 주차하고 구불구불한 임도길을 따라 걷습니다.
4키로 거리의 임도길 곳곳에는 효웅스님이 손수 쌓아올린 108개의 돌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은 돌탑이 여기저기서 반가이 맞아주네요.
한발치 앞에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라이더가 보입니다.
오봉산 정상까지 줄곧 이어지는 업힐이 장난이 아닌데 대단한 체력이네요.
아마존 뱀처럼 긴 허리를 휘감아 도는 임도는 연신 경사각을 높이고 있고
그런 길을 오르는 라이더의 인내와 끈기에 진정 존경이 느껴집니다.
오봉산 정상...
차로 어느정도 올라와서 인지 힘들이지 않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시원한 조망과 날카롭고 칼칼한 바람이 인사를 건냅니다.
정상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곧장 주사암으로 내려섭니다.
절 입구 양쪽에는 커다란 석문이 불이문 역할을 하며 서 있습니다.
여느 암자처럼 암봉아래 자라잡은 주사암은 단단한 기를 느끼게 합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주사암은 전체적으로 ‘ㄷ’ 자 바위에 둘러싸고 있어 압력밥솥 처럼 농축된 에너지가 빠져 나가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절 마당 중앙에 대웅전이 자리잡고 그 뒷쪽으로 투구모양의 바위가 주사암을 모듬고 있습니다.
오전 예불시간이라 법당에서 흘러나오는 염불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삼배를 올려봅니다.
범종루...
그 너머로 펼쳐진 원근감 있는 산세 덕분에 범종루가 돋보이네요.
새벽 산자락을 타고 퍼지는 타종소리는 얼마나 웅장할까 생각해봅니다.
주사암에서 또 하나 볼 만한 공간은 마당바위입니다.
법당 앞의 계단을 통해서 오른쪽으로 가다보면 평평한 바위가 나타납니다.
50~60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으로 산정이라 주변 전망이 탁 트이는것이 거침이 없네요.
바위 끝터머리에서 바라보는 수려한 산세는 과히 절경입니다.
이 곳에 좌정을 하고 앉아있는 것 만으로도 수행이 절로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백배킹하면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곳은 문화사찰 보존지역이라 취사를 하지 않터라도 백패킹은 할 수 없습니다.
아쉽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꼭~ 꼭 담아 갈 수 밖에없네요.
이곳 주사암은 일요일 이면 무료로 국수를 공양하는데 오늘은 국수가 아닌 팥죽입니다.
따뜻한 팥죽 한그릇 거뜬하게 비우고 산문을 나섭니다.
때마침 구름에 가려져 있던 겨울햇살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그 햇살이 내려앉은 고즈막한 암자는 긴 겨울이 그리 쓸쓸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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