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리암 가는 길
날짜 : 2019. 6. 7(금)
쏴아아~~후두둑....
새벽부터 내리는 빗소리가 좋아서 아침 일찍 베란다 창을 활짝 열어봅니다.
바람에 실려온 빗방울..
빗소리를 조금 더 가까이 듣고 싶어 집을 나섰습니다
구름도 쉬어간다는 운문령..
언양에서 청도로 갈려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높은 고개입니다.
사리암 가는 길..
정상부근에 실안개가 끼여있어 더욱 운치를 더해줍니다.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솔 바람길..
이길은 매표에서 부터 운문사까지 약 1.2km의 소나무 숲길로 마음을 치유해주는 솔향기가 일품입니다.
사리암 뜻은...
간사할 사(邪)와 떠날 리(離)가 합쳐져 '삿(邪淫)된 것을 여의는 암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입구 한켠에는 다리가 불편한 불자님을 위해 지팡이가 놓여져 있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 쓸 나이가 아니라서 바로 패스를 합니다...ㅋㅋ
DSLR 뷰파인더에 들어오는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데도 사람의 마음을 기분좋게 하네요
108 돌계단을 오르면서 부터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지고 정신은 더욱 맑아집니다
저만치 감로수가 보이는것을 보니 이제 절반정도 올란것 같습니다. 한여름 흠뻑 땀 흘리고 마시는 감로수 한잔은 정말 꿀맛이 따로 없습니다.
지난해 어깨수술 이후 한동안 산행을 하지 않은 탓인지..
30여분 오르는 거리에도 호흡이 가빠집니다. 어깨가 조금 더 나아지면 다시 산을 올라야겠습니다
이제 시야에 희미하게 사리암 전각들이 들어옵니다.
관음전 맞은편으로...
나반존자를 모셔놓은 천태각이 보입니다.
이곳 사리암의 주불은 나반존자입니다
나반존자는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깨달아 성인이 된 사람으로 석가모니의 10대 제자나 5백 나한의 이름 속에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직 우리나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신앙형태 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번 사리암 암자 순례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입니다.
산속 깊은 적막 속에서 빗소리가 주는 감성에 제 마음은 오소소 떨려 옵니다.
굴법당 한쪽에 자리를 잡고 참선을 하였습니다.
멈출지 모르고 내리는 빗줄기에 귀를 열어놓고 젖어드는 고요를 가슴 가득 안아 봅니다.
마음속 근심은 빗물에 절로 씻어내리고 이내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참선 후 요사채에 잠시 머물러 봅니다.
톡. 톡. 톡
장독대에 내려앉는 비를 바라보노라면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리게 합니다. 잠시나마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떠올리며 모든것을 내려놓아 봅니다.
점심공양까지 하고 이제 사리암을 떠납니다.
가끔은 이렇게 비 내리는 날 가까운 산사에서 빗소리에 귀기울어 보는것도 참 좋을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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