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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송광사 불일암)법정스님을 그리워하며(47번째)
날짜 : 2019. 8. 10 (토)
올 여름 폭염이 절정이던 8월 둘째 주말..
OB회원들과 미황사 여름 템플스테이 1박2일을 계획 하였지만.. 템플일정이 조기에 마감되고 바쁜회원들이 많아서 미황사 계획은 취소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바로 법정스님이 계셨던 불일암으로 떠나봅니다.
오늘 암자동행은..
선미계장님과 숙희, 경희 두분 주임님과 함께 합니다.
오전10시가 조금 넘은 시간 송광사 매표소 도착...
송광사는 아주 오래전 조계산 산행때 왔었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매표소를 지나 개울 왼쪽으로 무소유길이라는 팻말과 이정표가 보입니다.
무소유길...
여기서부터 암자가 있는 곳까지 800미터 가량의 길을 무소유길이라 부릅니다.
오늘은 폭염 특보가 내려진 날입니다.
한껏 무르익은 여름 땡볕에 피부가 따갑기까지 하네요
오솔길을 따라 조금 올라오면 편백나무숲을 만납니다.
수간이 곧고 키도 쭉쭉 뻗은 편백나무 아래는 그나마 한결 더위가 가시는 느낌입니다.
편백숲을 지나면 이내 대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법정스님께서 자주 걸으셨던 길
무소유를 실천하셨던 큰스님의 발자취를 따라 천천히 걷기에 좋습니다.
대나무숲이 끝나는 곳에 자그마한 텃밭이 보이고
얕은 언덕 위로 한낮의 여름햇살 아래 불일암이 고요하게 서 있습니다.
암자 아래 우측으로는 작은 서재가 있는데
이곳에는 법정스님의 맏상좌인 덕조스님이 머무는 곳입니다.
덕조스님은 송광사 승가대학장을 맡고 계시는데 큰스님이 입적하신 이후 10년째 불일암을 홀로 지키고 있습니다
법정스님 글에 자주 나왔던 후박나무
스님은 이제 그 후박나무 친구한테 기대어 편안히 잠들어 계십니다
고무신 한짝과 스님이 직접 만드신 빈의자
무소유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행복의 척도는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에 있지 않다.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가에 있다.” <산에는 꽃이 피네> 글 중에서...
곳곳에 아직도 남아있는 법정스님의 향기
잠시 머물렸지만...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롭게" 라는 가르침을 따라 쓰임받는 삶, 가치있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불일암을 떠나 송광사에 도착했습니다
배롱나무가 화사하게 핀 산사 송광사의 여름풍경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불 ㆍ법 ㆍ승..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가지고 있는 불보사찰 통도사
부처님의 법을 가진 법보사찰 해인사
그리고 16명의 국사를 배출한 승보사찰 송광사
이렇게 세곳의 사찰을 우리는 삼보사찰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108배를 올립니다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목덜미에서 시작된 땀은 등줄기를 타고 내려옵니다
108배를 마친 후 잠시 좌선을 하고 있는데
한결 가벼워진 마음에 열어놓은 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승보전 옆에는 보기에도 엄청나게 큰 나무통
이것은 송광사 3대 명물중의 하나인 비사리구시입니다.
남원에 있던 큰 싸리나무가 쓰러지자 이것을 가공하여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쌀 7가마, 4천명분의 밥을 담을 수 있다고 합니다.
대웅보전 앞마당이 허전합니다
바로 석탑과 석등이 보이질 않기 때문입니다.
그 연유는 송광사 풍수가 연꽃 중심이여서
무거운 석탑이나 석등을 세우면 물에 가라 앉는다며 세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곳은 임경당과 우화각 입니다
제가 다녀온 사찰중에서 계류와 전각의 하모니가 가장 잘 이루는 곳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정말 우리나라 사찰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풍광입니다
윗쪽으로 보이는 전각은 침계루입니다
침계루는 "계곡을 배개 삼는다" 는 뜻으로 이름에 걸맞게 계곡을 따라 기둥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불일암을 먼저 다녀오다 보니
일주문을 마지막으로 산문을 나서게 됩니다
일주문은 공포가 몇 단계 올려져 있어
조선시대 여인의 얹은머리를 연상께 할만큼 지붕이 우아하게 보입니다.
법정스님을 만나고 되돌아오는 길
날씨는 무더웠지만 불일암에 다녀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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