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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금정산성길 종주)산성길 따라 걷는 길

by 인생은저니처럼 2017. 3. 25.



(금정산성길 종주)산성길따라 걷는 길


- 일 자 : 2017년 3월25일(토욜)
- 날 씨 : 흐림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동문~남문~서문~북문~동문
  (총산행시간 8시간 8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산행시작 동문(08:30)~남문(09:10)~상계봉(10:00)~파리봉(10:25)~서문국수(11:28)


금정산성길 환종주... 4 . 4. 8


이 숫자의 의미는 금정산의 4대문, 4망루, 8개의 봉우리를 뜻한다.


오늘 종주길 원정대에 자연사랑 친구들이 모였다.

필자를 비롯하여 원석이, 덕희, 진호, 용수, 성창, 그리고 홍일점 필주까지 7명의 친구들이 오늘 대장정 18km 도전에 나섰다.




동문부근에 도착하니 아직 대기엔 빗기운이 가득하고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는 것이 촉촉한 아침을 열어준다.

새벽부터 내린 비때문일까?  생각보다 다소 쌀쌀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오늘 종주코스는...

동문을 출발하여 남문~서문~북문을 거쳐 다시 이곳에 오게된다.

예상소요시간은 8시간 정도 니까 오후 4시30분쯤이면 오늘 종주가 끝날것 같다.



첫번째 봉우리 대륙봉은 몸풀듯이 가뿐하게 올랐다.

빗기운을 잔뜩 머금은 잿빛 하늘 아래 아파트 숲을 이룬 동래구와 해운대 마천루가 보인다.


오늘 종주길은 부산시내 전역을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봉우리에 오를때마다 시계바늘처럼 부산전역이 돌아가면서 수시로 바뀐다.






남문을 거쳐 상계봉에 도착했다.

아직까지는 힘들지 않는 코스이고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친구들 표정이 아주 밝다.


상계봉을 기점으로 이제부터는 부산의 서부산권을 조망할 수 있다.

이곳 상계봉은 말그대로 닭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가장 남성적이고 기가 쎈 봉우리이다.


뾰족하게 솟은 촛대바위와 여러 기암들...

마치 낙동강을 배경으로 수석 전시장을 연상케 할 만큼 기암괴석이 펼쳐놓은 그림은 명품이다.





파리봉에 도착..

이곳은 부산은 물론 낙동강 너머 김해까지 조망이 시원스럽게 열려있다.


대동 백두산 그리고 김해의 진산 신어산과 무척산...

김해쪽 연봉들은 낙동강을 만나서 한폭의 그림을 그리고 그 풍경을 바라보는 필자의 얼굴엔 미소가 그려진다.





파리봉정상에서 가나안수양관으로 내려왔다.

여기서부터는 묵은 산길을 찾아 서문으로 내려서야 한다.

이쪽 산성길은 무관심으로 방치되어 개인농장 울타리용으로 둔갑되고 일부는 허물어져 길찾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나마 산행출발전에 꼼꼼히 선등자의 산행기로 길을 익혀둔 덕분에 별 어려움없이 서문국수집에 도착했다.

여기서 막걸리 한잔에 파전 그리고 국수 한그릇으로 배를 채우고 서문으로 출발~~



서문(12:00)~미륵봉(13:50)~고당봉(14:30)~북문(15:15)~4망루(15:50)~동문(16:43)




서문은 금정산성 4대 성문 가운데 유일하게 계곡에 세워져 있다 한다.

현재 산성문 복원공사가 한창으로 6개월정도 후면 웅장한 서문을 볼수 있을 듯 싶다. 


이곳 서문은 금정산성 성곽 중 해발고도가 가장 낮은 지점에 위치하여 계곡에 세 개의 아치를 이룬 수문이 조화를 이뤄 4개의 성문 중 예술적 감각이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서문을 출발 30여분 후 도원사 도착.. 
허름한 요사채 뒤로 용왕당과 산신각이 있는데 굿판이 벌어지고 있는듯 굉장히 시끄럽다.

직진해서 걷다보면 높이가 꽤되어 보이는 큰 바위가 길을 막고 있어 우측 희미한 산길을 찾아 길을 오른다.




도원사를 지나 부산교육원을 우회하는 길을 찾으면서 약간 알바를 했지만 곧바로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주능선으로 오른다.

제법 된비알이 시작되는 구간이고 앞으로 걸어야 길이 만만찮아서 지금부터 자기 페이스에 맞는 산행을 해야 한다.


여기서부터 고당봉까지는 걷고싶을 때 걷고, 쉬고싶을 때 쉬면서 쉬엄쉬엄 오르기로 한다.




드디어 화명동에서 올라오는 주능선길에 도착...

필자의 시선을 먼저 끌게하는 것이 석문이다.

아직 복원중인 석문은 복원이 완료되면 이곳 서부능선의 큰 볼거리가 될것이다.


바로 옆에는 '고당봉 3.6㎞'라 적힌 이정표가 보인다.

약간의 오름은 예상되지만 송림사이로 부드러운 오솔길이 이어진다.



교육원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지나면 우측 소나무 사이로 제 2금샘이 있다.
금샘을 호위하듯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크고 작은 형상의 기암괴석들도 눈길을 끈다.



이제 고당봉이 시선에 들어온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왜 이리 기분이 설레는건지

범어사에서 한시간 절반이면 올라올수 있는 고당봉이지만 그때와 지금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포기는 배추썰때만 필요한 말이다.


고당봉을 앞두고 몇몇 친구들이 힘들어한다.

산행의 절반이 지나면서 부터 체력적으로 힘들고 허벅지와 종아리가 쪼여오는 시간이다. 

하기야 산을 자주 오르는 산악인도 아닌 친구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산길을 걷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여기는 고당봉 정상..

일곱명의 원정대 친구 모두가 정상에 올랐다.

힘이부치고 중탈의 유혹도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친구들이 정상의 기쁨을 나눌수 있어 정말 감동적이다.


동문까지 5km 남짓...

다행히 원효봉 오르막 외에는 힘든구간이 없어 주변 산세를 즐기면서 유유자적 걸어면 된다.



북문 부근 세심정 앞에 금정산 문화 지원센터가 보인다.

이곳에서 주로 등산객 편의를 제공하고 있는 공남신 선생을 만났다.


공샘은 15년쯤 부산 산정산악회 회원으로 처음 만났는데 숲해설가 교육과 숲길 체험지도사 과정을 수료하고 이곳에서 근무를 하게되었다고 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뵙는 분이라 반갑기 그지없다.




공샘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한채 다시 원효봉으로 오른다.

원효봉~의상봉 구간은 오늘 산행의 백미다.


원효봉 정상에서 고당봉을 뒤돌아보니 늠름한 맏형처럼 모든 봉우리들을 아우르고 있다.





성곽을 따라 넓직한 길을 걷는다.

금정산성의 매끈한 곡선미는가 그대로 모습을 드러낸다.

언제봐도 세련되보이고 매력적인 풍광이다. 


사진왼쪽 뾰족한 돌산처럼 보이는 의상봉...

멀리서 보면 사자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을 닮아 사자봉으로도 불린다. 그 앞으로 금정산 최대 암장인 무명암이 뻗어있다.




금정산 안에 작은 금강산이 들어와 있네...


3망루~4망루를 지나면서부터 언제부터인가 필자 입에서 흘러나오는 감탄사다.


금강산이 이런 모습일까?

그야말로 보석같은 바위들이 저마다 절묘하게 자리를 틀고 앉아 수려한 산세를 뽐내고 있다.

DSLR 셔트를 수없이 눌러도 다 담을수 없는 품격놓은 자연의 대서사시에 한동안 발길을 옮길 수가 없다.




솔향 그윽한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솔숲길은 화려한 바위 구경에 놀란 눈을 한층 편안하게 풀어준다.


이제 동문이 한층 가까워진다.

친구들 표정도 여유가 생기고 발걸음도 한결 가볍다.




드디어 동문 도착..

아침 10시30분 시작 ,오후 4시30분이 조금 넘은 시간에 산행을 마쳤다.


트랭글 GPS를 확인해보니 이동거리 17.4km.. 휴식시간 포함해서 8시간8분이 걸렸다.  

이번 산행은 부산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금정산성 종주를 해보지 못한 친구들에게 큰 선물이 될것이다.


대장정을 마치고 가슴벅찬 성취를 느끼면서...

 

감동으로 먹먹해진 눈빛으로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하는 친구들 모습을 보면서 오늘 산행을 기획한 필자 또한 가슴이 뿌듯해지는걸 느낀다.

이런 모습 또한 산이 주는 또 하나의 감동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