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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우두산)걸출한 암릉 길

인생은저니처럼 2017. 3. 19. 21:24



(우두산)걸출한 암릉 길

- 일 자 : 2017년 3월19일(일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주차장~고견사~의상봉~우두산정상~갈림길~주차장

  (총산행시간 4시간 27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산행시작(10:30)~고견산(11:15)~의상봉(12:30)~우두산정상(13:30)~주차장(14:30)




삼월도 중순
이른 봄의 희미한 숨결이 여릿여릿 퍼진 주말 오랜만에 자연사랑 산행에 나섰다.


그동안 회원들이 얼마나 나를 기다렸을까?

나의 가이드는 반전이 있는 중독이 있어 한번 빠지면 못 나온다. 이 치명적인 매력은 친구들 모두 인정할 것이다....ㅋㅋ


오늘 자연사랑 친구들에게 소개할 산은 거창의 소금강이라 일컷는 우두산이다. 산 높이는 1000m를 넘지만 오르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산행 둘머리인 고견사 주차장이 해발 500m를 넘는 곳이고 760m 정도인 고견사까지는 길이 잘 나 있기 때문이다.




디딤발에 조금 힘이 들어갈 무렵 견암폭포를 만났다.

이 폭포는 높이 20여m의 수직에 가까운 암벽을 타고 흐른다.

수량이 적은 지금도 꾸준히 흘려내리는 폭포수를 감안해보면 여름철에는 꽤 위용을 뽐낼것 같다.




춘 삼월... 겨우내 정지된 시간의 풍경이 풀리는 시간.

메말랐던 나뭇가지도 꽃몽우리를 잔뜩 머금은채 아롱거리는 봄꿈을 품은듯 파란 하늘을 받치고 서 있었다.


햇살을 내려놓은 파란 하늘은 더이상 겨울처럼 음울하지 않았고 대지도, 바위도, 봄을 향한 기대로 가만가만 두건거리는 듯했다.





이정표에서 고견사까지는 10분 거리. 고견사는 해인사의 말사로 신라 의상과 원효 스님이 창건했었고, 고견사라는 뜻이 궁금하여 자료를 찾아보니 '전생에 와 본 곳'이라는 한다.


고견사는 수령이 천년이 된 높이 28m에 달하는 은행나무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데 고운 최 최치원 선생이 심었다고 한다.
늦 가을쯤에 출사 오면 작년에 갔었던 운곡서원에 버금갈만큼 멋찐 노란 은행나무를 담을 수 있을듯 싶다.




목덜미에 땀이 베일즈음 경내 도착...

오늘은 산행구간이 짧아 여기서 따뜻한 봄 햇살 목욕을 즐기며 느긋하게 쉬어가기로 했다.

따뜻한 햇살에 살랑 살랑 부는 바람이 산행하기 딱 좋은 날이다.




주불전 뒤로 의상봉이 늠릉하게 우뚝 솟아 있다.

여기서 부터 의상봉까지는 1km 남짓... 30여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거리다.




고견사에서 의상봉 오름길에 만난 불상..
이 불상은 그동안 무수히 보아왔던 부처님과는 달리 동안이다.

그것도 상당히 잘생기고 섹시한 아이돌 처럼 검은색 가사를 반만 걸치고 세상을 내려보고 있다....ㅋㅋ




주능선에서 약간 우회하여 의상봉으로 오르는 209개의 수직계단 앞에 섰다.

이 계단은 매우 가파르고 거의 수직으로 만들어져 있어 뒤돌아보면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다.


그렇치만 맞은편 시원스럽게 펼쳐진 주능선, 암봉이 빚어낸 마루금이 조각같다.

다채로운 모양의 바위들이 여기저기 불쑥 솟아 암릉미를 뽐내고, 그것을 바라보는 친구들 저마다 탄성을 쏟아낸다.





세월이 흐르면서 누구나 얼굴에 잔주름이 늘지만...

이렇게 일상에서 누리는 자유의 폭은 넓어지고 마음에 여유도 덩달아 생긴다.

나이듦에 주는 멋진 선물.... 필자는 오늘도 젊음과 바꾼 이 소중한 시간을 산과 자연을 더불어 즐기고 산다.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할 수있는 친구들이 늘 고맙다.




능선에 봄은 골짜기에 비해 빠르다.

겨울 혹한을 견디며 단단히 움츠린 바위들과 앙상한 나무들 위로 봄의 희미한 숨결이 어린 보드라운 햇빛이 내리고 있다


의상봉에서 우두산까지는 암릉구간이라 조심스럽다.

하산에 어려움이 있는 영화는 지난해 겨울 덕유산때 처럼 오늘도 꽃게다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ㅋㅋ




우두산은 옛날에 별유산이라 불렀다.

별유산 아래 의상봉, 장군봉, 우두봉 이렇게 봉우리들을 나누었다. 지리산에 천왕봉, 반야봉, 촛대봉 등이 있듯이...


필자도 의상봉에 올라서고 나서야 왜 이 산을 별유산으로 불렀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속된 세상과는 아주 다른 세상.. 딴 세상을 의미하는 별천지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을 듯....ㅋㅋ




정상을 지났어도 역동적인 산세는 이어진다.

우두산의 숨겨진 비경 중 하나인 코끼리 바위...

지금껏 산을 오르면서 수많은 바위를 보아 왔지만 이렇게 수준높게 조각된 코끼리 바위는 처음 본다.

그저 조물주의 손재주 미감에 넋을 놓는다.



중요한 이정표...

여기서 마장재 방향으로 진행해야 오늘 산행의 맥미인 945봉 암릉을 볼수 있는데 그냥 무심코 주차장쪽으로 내려선다.

트랭글 GPS를 조금 더 자주 확인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한번 더 찾아오라는 우두산 신령의 뜻이라 여기며 다음 산행의 숙제로 남겨두고 주차장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가파르게 이어지던 하산길은...

어느새 마장재와 합류하는 지점부터 완만해지더니 곧이어 소나무숲으로 들어서자 주차장이 보인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

백운동 탐방센터 길목에 있는 산마루 식당에 들렀다.

예전에 자사에서 가야 만물상 산행할때 들린 곳으로 영화가 꼭 한번 다시 오고 싶어하던 맛집이다.

단백하면서 맑은 칼국수 한 그릇을 깔끔하게 비우고, 다소 이른시간에 부산 귀로에 올랐다.


오늘 산행은..

산행거리 5.24km에 휴식시간 포함 4시간27분 산행.

밴드에 산행 공지한 그대로 아주 착한 산행이었다.

기대했던 반전이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ㅋㅋ


우두산의 "걸출한 암릉 길"은 꿀잼 산행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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