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점골)가을계곡 단풍 트래킹
- 일 자 : 2015년 10월 31일(토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호박소주차장~오천평반석~쇠점골 계곡~주차장
(총산행시간3시간0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덕천출발(09:30)~호박소주차장(11:10)~쇠점골계곡(11:10~14:10)~주차장(14:20)
가을이 조용히 깊어가는 맑은 주말아침
이번주에는 부산근교에서 가장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쇠점골로 친구들을 안내하기로 했다.
"쇠점골" 얼핏들으면 빨치한 이현상의 최후지 지리산 "빗점골"과 어감이 비슷하다.
쇠점골은 언양으로 넘가가는 고갯길에 쇠를 다루는 대장이 있었다하여 쇠점골이라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언양으로 가는 고속도로...
창밖으로 내가 조아하는 영알의 대표적인 산군인 간월산~신불산~영축산 마루금이 파란 가을하늘과 맞닿아 있다.
백연사 주차장에서 지용이와 합류..
이곳 얼음골에도 시월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부쩍 숲이 짙은 화장을 하기시작했다.
특히 요 며칠사이 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한층 엷어진 가을햇살이 계곡으로 들어서는 친구들 어깨위에 살포시 내려앉는다.
이십여분 계곡으로 들어서자 숲그늘이 사라지고 너른바위가 나타난다.
오천평반석이다. 이곳에서 부터는 산길을 버리고 계곡으로 내려서 본격적인 계곡 트래킹을 시작한다.
계곡에는 이쁜단풍이 곳곳에 숨어 있다.
특히 단풍잎이 얇고 작아서 햇살을 품고 보면 더욱 더 강렬한 색채감을 느낄수 있다.
계곡길을 올라가다...
빨간 단풍을 볼때마다 "어머"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때마다 덩달아 나의 마음도 붉은 가을빛으로 하나 둘 채색되어간다.
이곳 쇠점골에는 수종이 다양해서 여러종류의 단풍을 볼 수 있다.
선홍빛 붉은 색부터 맑은 노랑과 밝은 갈색 그리고 어두운 회갈색까지 온갖 빛깔들로 다양한 색채의 향연을 보여준다.
곱디 고운 단풍을 배경으로 활짝 웃는 그녀들의 모습이 마치 가을천사 같다.
이젠 파란 하늘을 보는것 조차 힘들다.
수많은 빨간 단풍별들이 하늘로 향하는 공간을 모두 채워버렸다.
산은 우리에게 계절별로 많은것을 내어놓는다.
이렇게 사계절 아름다운 산하를 볼 수 있도록 자연사랑 친구들에게 산행안내 하는것 또한 나의 즐거움이다.
계곡 깊숙히 들어서자
물길이 잠시 머무는 소마다 떨어진 낙엽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맑은 계류에 고인 또 하나의 가을..
수북히 쌓인 낙엽은 한폭의 그림으로 계곡과 낙엽이 빚어내는 하모니에 친구들 모두 넋을 놓는다.
보면 볼수록 언제나 믿음직스러운 남자.... 연태
가을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여자.... 지유니
같은 취미를 가지고 함께 하는 모습이 부러운 지용부부
가을은 이렇게 평온하게 깊어간다.
오늘 계곡 트래킹에 함께한 친구 모두에게 2015년 가을 쇠점골이 오랫동안 기억속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계곡끝까지 갔다가 느긋하게 가을을 즐기다 다시 온 길을 되짚어 내려간다.
마지막 단풍 불꽃
다채로운 음영과 빛의 밀당으로 섬세하게 채색된 단풍숲은 춥고 쓸쓸한 겨울을 앞둔 계절의 마지막 자신을 태우고 있다.
주차장출발(14:20)~토담청국장(14:50)~운문사(16:30)~예원찻집(18:50)~사상도착(22:00)
트래킹 후 늦은 점심을 먹기위해 석남사 토담 청국장집을 찾았다.
몇해전 사찰 순례때 우연히 들렸던 곳인데 이부근에 올때마다 가끔 들리는 맛집이다.
주문은 검은콩 4인분과 버섯 4인분을 주문했다.
단체손님 탓에 약간의 기다림끝에 드디어 수많은 밑반찬을 델꼬 보글보글 청국장이 나왔다.
검은콩은 약간 진한 맛이고, 버섯은 순한맛에 담백하다.
친구들 모두 배가 고팠는지 청국장에 누룽지까지 다 먹고나니 너무 많이 먹어 배가 아플정도다.....ㅋㅋㅋ
운문사 올때 마다 찍는 장면...
산행기 사진을 정리하는데 옆에서 음악을 듣던 큰 아들이 "아빠 또 그 사진이예요?" 하고 묻는다.
나지막한 담쟁은 산사의 안과 밖 경계를 표현한다. 그러하기에 높은 담장을 할 이유가 없다.
너무 드러나지도 그렇다고 삼엄하게 보이지않는 그 나지막함이 늘 보기 좋다.
주차장 은행나무는 모든 잎들이 바닥에 내려앉았다.
그렇치만 비구니 스님들이 거처하는 육화당 뜰안에는 아직 은행나무가 눈부신 노란리본을 매달고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이곳 은행나무는 일년에 딱 두번 일반인에게 공개를 하는데 오늘과 내일 1시부터 4시까지이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운문사도 이제 가을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무채색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있다.
운문사를 떠나기 전
마무리를 점프샷으로 추억의 사진한장을 남기기로 했다.
남들이야 보던 말던...
모두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는 포즈로 힘껏 뛰어올랐다.
날이 어두워지다보니 DSLR 노출이 자동으로 길어져 사진이 조금 흔들리게 나왔다.
함께 뛰어보니 은근히 중독이 있다. 담부터 산행마무리를 점프샷으로 할까....ㅋㅋ
서늘해진에 날씨에 서둘러 운문사를 떠난다.
늦가을의 짧은 하루는 이미 많이 기울어서 기운을 잃은 가을햇살은 이내 사라지고 어둠이 찾아온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
양산 전통찻집 예원에 들려 밤 추위에 움추린 몸을 잠시 녹혀본다. 오는가 오는가 싶던 가을이 어느새 이렇게 벌써 닫혀져 간다.
오십이라는 나이...
이쯤에서 바라보면 우리 삶도 이제는 오후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깨 짓누르던 책임의 무게가 가벼워지고 숨가쁘게 달려온 삶을 뒤돌아보며 조금은 느긋해질 수 있는 나이다.
이제부터는 자기자신을 위해 시간과 여유를 재설계해야 한다
소소하지만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산행을 하고
따뜻한 찻집에서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이순간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게하는 시월의 마지막 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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