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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백운산)세번의 도전끝에 오르다

by 인생은저니처럼 2015. 8. 16.

 

 

(백운산)세번의 도전끝에 오르다 

- 일 자 : 2015년 8월 15일(토욜)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제일농원주차장~구룡폭포~정상~암릉구간~지방도로
  (총산행시간 4시간1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부산출발(08:30)~산행시작(10:00)~구룡폭포(10:40)~정상(12:15)


 

백운산...

가짜 태풍 할롤라에 이어 지난주엔 썬글사건(?)때문에 두번씩이나 산행을 취소하였다.

지금껏 산행을 하면서 같은 산을 연이어 세번 도전해보기는 처음이다...ㅋㅋ

 

이주일만에 주차장에 다시 들어서니..

8월초 보다는 휴가차량들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래도 막바지 여름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여전히 분주하다.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백운산

언제봐도 수려한 산세에 마음이 단아해지는 느낌이 든다.

 

 

 

백운산 산행이 몇년만인가?

지난 산행기록을 들추어보니 2003년 2월에 올랐으니까 12년만에 다시 찾은 셈이다.

참 멀리 떠나왔다 싶었는데 결국 그 언저리에 머물러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왼쪽으로 개울물 건너 등산 들머리로 들어섰다. 오른쪽엔 가지산으로 왼쪽은 구룡소폭포가 있는 길로 이어지다가 중간에서 가지산과 백운산 가는 길로 다시 갈라진다. 

 

 

입추가 지났지만 윤기어린 진초록 숲이 여전히 아름답다.

초입은 숲그늘 짙은 나무들이 우거져있어 햇볕 걱정은 조금 덜고 걸을 수 있다.

어느정도 걸으면 철계단길이 나오고 급경사 오름길 옆에 구룡소폭포가 나온다.
구룡소폭포는 물이 떨어진다기보다는 큰 바위 경사면을 타고 흘러내린다는 표현이 알맞을 듯싶다.

 

 

 

폭포 상단에서 가지산능선으로 가는 일반등산로를 버리고 경사는 가파르지만 짧은 구간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제 내하고 어느정도 산행을 해본 친구들이라면은 충분히 고개가 꺼덕여지는 선택일것이다....ㅋㅋ


백운산은..

한다미도 요약하면 "쫄깃쫄깃 암릉타는 재미가 있는 산"으로 생각하면 된다.

산 높이는 가지산이나 운문산처럼 1,000미터가 되질 않지만 만만하게 볼 산은 아니다.
긴장과 아찔아찔한 스릴감을 느낄 수 있고 제법 험한 암릉 능선을 타고 넘는 산인 까닭이다.

 

내가 즐겨 쓰는 표현중 하나인..

"산은 단지 그 높이로만 말하지 않는다" 라는 딱 맞는 백운산이다.

 

 

 

잠시 휴식 후 다시 걷는 길.

갈수록 경사는 가팔라지고 심장은 뜨거워진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한 땀방울이 목덜미를 지나 어깨부분까지 내려와서야 전망좋은 곳에 다다랐다.

맞은편 가지산정상에서 쌀바위를 거쳐 운문령까지 이어지는 마루금이 선명하다. 

 

의자바위...

산행을 하다보면 꼭 이름에 걸맞는 바위를 하나 둘 보게되는데 이바위는 영락없는 의자바위다. 이 의자에 앉아 무거운 생각일랑 모두 내려놓고 잠시 쉬어가고 싶다.

 

 

 

 

본격적인 밧줄구간...

정상에 오르기위해서는 이런 밧줄구간을 3~4개 정도는 통과해야한다.

 

처음에는 음메야~~~ 하던 영화도 한두번 오르다보니 밧줄잡는 요령이 생겨서 인지 이제는 카메라를 보고 포즈를 취할만큼 여유가 생겼다.

경안이하고 두래는 이제 즐기는 수준이다...ㅋㅋ

 

 

 

정상 바로 아래...

걸출하게 우뚝솟은 암봉이 산객의 눈길을 단연 잡는다.

암봉위에는 분재를 해놓은듯한 소나무가 멋드러지게 자라있다. 자연은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것 이상으로 아름답다

 

왼쪽으로는 밀양 산내면 남명리가 운문산 아래 조용히 자리를 잡고 있다.

 

 

 

작은 바위를 오르고 보니 눈앞에 버티고 있는 큰 바위

이렇게 몇개의 암봉을 오르고 또 올라 드디어 백운산 정상에 발을 디뎠다.

 

정상은 역시 조망이 거침없다.

정면으로 가지산 주능선이 좌우로 펼쳐지고 맞은편에는 배내고개에서 시작되는 얼음골의 주능선이 사자봉까지 길게 누워있다.

단체 기념샷을 찍고 이제 하산할 시간.
산처럼 긴 호흡 하며 고요해지고도 싶지만 산은 또 우리를 내려가라 한다. 

마치 양희은이 부른 한계령의 노랫말처럼..

그리움 가득 차오르면 다시 오리라.

산은 늘 그랬듯이 만나고 돌아서면 다시 그립고, 그리움 차오르면 다시 만나곤 하니까....

 

 

하산시작(12:20)~암릉구간(12:40~13:40)~지방도로(14:10)

 

 

하산길...

이제는 한시간동안 계속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마다 묵직한 암릉들 사이로 초록빛이 덧칠해져 장관을 연출한다.

 

가끔 나도모르게 풍경에 취해 걸음이 절로 멈추곤 한다.

바위 위에 앉아 망중한....
맞은편 얼음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고 상쾌하다.



 

어디선가 요란스럽게 들리는 헬기소리...

산불이 난것도 아니고 직감적으로 산악사고가 발생한 모양이다. 친구들을 멀치감치 두고 빠른걸음으로 헬기 있는곳으로 접근했다.

 

헬기에서 로프 하강으로 내려온

119구조대원이 CPR과 쇽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심전도 체크하고 있다. 갑작스런 호흡곤란이라 하던데 평소 심장질환이 있는 분으로 생각된다.

사선에 서있는 환자를 헬기로 올려보낸 후 우리가 누리고 있는 건강이 얼마나 소중한것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헬기가 떠난뒤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10분 정도 내려가자 백운산의 이름에 걸맞은 하얀 화강암 암릉이 시작된다.
이번 산행의 백미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하얀 암릉이 빚어내는 골산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거듭하노라면 산행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워지기까지 한다.
새로 만들어진 철계단을 내려서면서부터는 밧줄이 드리워진 길을 따라 본격적인 하산 길로 들어선다

 

 

 

백운산...

산 이름 흔해서 전국에 널브러져 있다.

머리에 흰 구름이 걸려 있는 모습이 산의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서 인지 좀 괜찮다 싶은 산에는 다 백운산이라는 산명을 붙였다.

 

그러나 경남 밀양의 백운산은 산 위에 구름이 걸린 모습을 묘사했다기 보다는 산의 색상이 마치 흰 구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저멀리 원석이가 카메라 줌으로 우리의 모습을 담는다고 여념이 없다. 줌으로 생긴 아웃포커스로 인해 배경과 원근감을 주다보니 마치 고산에 온듯한 느낌이 든다.

 

 

 

 

밧줄을 타고 내려가기를 반복...

팽팽한 긴장감과 스릴있는 바윗길이 계속 이어진다.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자...

내려오는 길이 만만찮을텐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니 걸음도 가벼워지고 가슴이 후련해진다.

 

근데...

영화하고 두래가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산행 내내 재미 있었다고 깔깔깔 거리길래 앞으로 산행난이도를 높힌다고 하니 금방 고개를 수거린다....ㅋㅋ

 

 

 

암릉구간도 어느정도 끝나고...

너덜지역을 쉬엄쉬엄 걷어 내려오니 오늘의 종착점인 24번 국도변이다.

여기 반대편으로는 호박소 백연사로 내려서는 길이 열려있다.

 

 

 

 

산행 후....

양산에 있는 통실래 팥칼국수집에 들렸다.

맛도있고 깔끔한 밑반찬에 파전, 칼국수까지 그리고 무엇보다 착한가격이 맘에 든다.

 

이것으로 이주동안 미루었던 백운산 숙제를 깔끔하게 마치고, 8월 마지막주 정기산행인 학심이골 산행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