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청도/밀양 여행기
날짜 : 2015년 3월 29일(일욜)
봄의 희미한 숨결이 여릿여릿 퍼진 주말...
자연사랑 친구들과 부산에서 멀지않는 청도/밀양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그동안 산행을 쭉 ~하면서 함께할 수 없었던 수택이와 모처럼 같이 걸을 수 있는 여행이다.
겨우내 조용했던 시골장터가 시끌벅적하다.
봄이 되면서 이곳 삼랑진 장날도 모처럼 활기를 띤다.
봄 치장을 하고 나온 작은 화분에 담긴 예쁜 꽃들...
겨울을 잘 이겨낸 감자, 고구마 외에 다양한 채소들이 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다.
옛날 어릴적 보았던 풍경하고는 조금 변했지만..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풍기는 시장 한 바퀴를 돌면 작은 행복이 저절로 생긴다
참고로 이곳 삼랑진은 5일장으로 4일,9일날 장이 열린다.
나도 훗날 퇴직을 하고 나면...
전국 5일장을 돌아다니며 김삿갓 처럼 유유히 발길 닿는대로 살고 싶다....ㅋㅋ
삼랑진 장날에 온김에...
가까운 주말농장에 친구들과 잠시 들렀다.
오늘은 잠시 구경만 하고
5월에 상추가 먹음직스럽게 자라면 그때 친구들을 정식으로 초대할 예정이다.
친구들이 와서 그런지
오늘따라 매화꽃이며 자두꽃이 성옥이 표정만큼이나 활짝 피었다.
농장뒤편에는 만어사라는 신비한 절집이 있는데..
청도로 넘어가기전에 잠시 친구들과 올라가 본다.
이곳 만어사는 가락국 수로왕때 창건되었다는 매우 유서깊은 사찰로 지금은 양산 통도사의 말사라고 한다.
1박2일에 나왔던 신비의 돌...
정준영이 들어올렸던 자그마한 돌인데
이 돌은 소원을 빈 후 돌을 들었을 경우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것이면 돌이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도 소원을 빈 후에 들어보니 진짜 너무 무거워서 도저히 들어올리지를 못했다.
돌을 억지로 안들려고(?) 하는 내 모습과 그것을 보고 웃는 용수 표정이 재미있다....ㅋㅋ
그런데...
원래 돌은 위의 맨들맨들한 돌이 아니고 아래 거북이 등껍질을 닮은 돌이였다.
(바로 위사진은 2006년 만어산 산행때 찍은 사진이다)
이 돌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느날 이 절에서 공사를 하고 있던 한 포크레인 기사가 공사 중에 이 돌을 발견했다고 한다.
돌에 욕심이 생긴 기사는 이돌을 집으로 가져갔는데,
그날 밤 부터 꿈속에 귀신이 나타나 자기를 집으로 보내 달라고 밤새 따라 다니며 못 살게 하더란 것이다.
몇 날 몇일을 귀신 꿈에 시달린 이 사람은 결국 그 돌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두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수택이도 잘 알고 있는듯 보였다.
그렇다면 위의 1박2일 이야기는 왜 나왔을까?
추측건대 진짜 돌을 잃어버려서인지
아니면 누군가 돌을 들다가 바닥에 떨어뜨려 돌이 깨져서 1박2일 제작진이 급하게 일부러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가 보여진다.
주불전을 지나 미륵암으로 가는 길섶에 곱디고운 동백꽃이 화려하게 피었다.
그 뒤로는 산자락을 따라 흘러내리듯 펼쳐진 돌 너들지대가 보인다.
그 옛날 산위를 향해 힘차게 오르던 물고기떼가 변하여 돌이되었다는 전설로 거대한 바위밭이다.
이곳 만어사 검은 바위돌들은 천연기념물 제 528호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미륵전앞에는...
잘 생긴 소나무가 미륵을 호위하듯이 절도있게 서있다.
전각안으로 들어가보면
깜짝놀랄만한 거대한 바위가 불상을 대신하여 앉아 있는데 미륵불이라 불리는 이 바위는 1년 3cm씩 자란다고 한다.
그 높이때문에 전각은 2층으로 지어졌고
3/1정도 나와있는 부분때문에 뒷쪽 벽면은 보통의 벽돌로 지어진 벽이 아니고 판자로 막혀있다
그리고 미륵불에 동전을 붙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예전에는 동전이 수두룩하게 붙여 있었는데 최근에는 미륵불을 훼손한다고 하여 일체 동전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미륵암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저만치 뒷짐을 지고 있는 수택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세상 모든것을 내려놓든 듯 아주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이다
수택이와 성옥이...
자연사랑을 이끌고 있는 회장과 총무다.
수택이는 6학년때 같은 반이였다.
작년 봄 35년만에 초교 친구들을 다시 만날때 다른친구들은 몰라도 수택이는 한번에 알아봤다.
어릴때였지만 그때도 친구들한테 의리있고, 힘께나 쓰는 덩치 큰 친구였다.
성옥이...
조금 칼칼하게 보이지만 아주 정이 많은 친구다.
요리도 잘 할것 같고, 살림도 알토란같이 잘 살것 같은 그녀다.
원석이는 성옥이한테...
만어사 경내를 둘러보는 동안내내 사진을 찍어주며 다정함을 숨기지 않는다.....ㅋㅋ
시간이 멈춰버린 느낌....
어산불영 만어사를 뒤로 하고 청도 와인터널로 향한다.
청도IC에서 목적지로 가는 길...
겨우내 메말랐던 가로수들도 잔가지를 힘차게 내밀며 따뜻한 봄 느낌을 즐기고 있다.
주차장 건너 거대한 와인병 형상을 본듯한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1904.... 무슨 뜻일까?
그 연유는 1904년 경부선 개통때부터 터널로 사용하다가
선형변경 등으로 폐선돼 이용하지 않는 기차터널을 이용해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전국 명소로 변신한 곳이다.
그러니까 이 터널이 만들어진것이 1904년이란 뜻이다.
터널안으로 들어오니...
바깥공기는 가벼운 잠바도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이곳은 약간 추운 느낌이 들만큼 서늘했다.
그리고 이곳에는 간단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도 팔고 있는데 3천원이면 레귤러 한잔 마실 수 있다.
자그마한 와인잔속에 개나리가 들어온듯한 노란 색깔이 참 이뿌다.
참고로 이곳에는 모두 감으로 만든 와인이라는 것도 독특하다. 그래서 인지 맛은 약간 덜드름하면서도 달콤하다.
한재미나리 먹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소싸움 경기장에 잠시 들렀다.
그동안 구제역에 발목이 잡혔던 소싸움이 중단 1년여 만에 어제 다시 문을 열었다고 한다.
경기장 안에는 관중들의 함성와 함께...
두마리의 황소가 머리를 맞대고 힘자랑을 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경기당 10만원까지 돈을 걸 수 있다고 한다.
배당을 걸어놓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박진감 넘치는 싸움(?) 아니고 해서 한경기만 관람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마지막 목적지는 밀양 한재마나리 삼겹살이다.
화악산 자락에 자리잡은 평사리마을은 옛부터 물좋고, 공기가 좋아 미나리재배지로 적격이라고 한다.
미나리의 독특한 향과 맛은...
입맛을 살려줄 뿐 아니라, 정신을 맑게 하고 혈액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요즘같이 미세먼지에는 더욱 미나리가 좋다고 한다.
옥에 티라면...
업소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보니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은 어디가나 마찬가지인것 같다.
이제 부산으로 되돌아오는 길...
고속도로에서 힐끔 힐끔 바라본 바깥세상은
기나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향한 기대로 모든 생물들이 두근두근거리는듯 보였다.
돌이켜 보면 우리의 삶 또한 그러할 것이다.
지금 현재 시간에 감사하고,
오늘 하루 함께한 친구들한테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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