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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바람아 시샘을 하지 말라..... 「천태사 가는길」

by 인생은저니처럼 2007. 4. 11.

 





봄꽃이 앞다투어 피는 날...
오랜만에 산사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산사가는 길에는 만개한 벗꽃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의 시샘에 꽃잎이 떨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떨어질테니 아직은.. "바람아 시샘을 하지 말라" 라고 일려주고 길을 채촉합니다.

오늘 찾는 산사는 원동에 있는 천태사입니다. 천태사로 가는 길은 몇년전만 해도 포장이 되지 않는 산길이였습니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천태사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저 원동 비석골을(신불암고개)를 지나면서 한번씩 바라만 보았을뿐....

 





"천태산 통천 제일문"...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일주문옆 공터에 차를 대고
작은계곡끼고 오르면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끝에 자리잡은 경내로 들어섭니다.

 

 





범종루옆 천태각은 그야말로 깍아지는 벼랑밑에 세워져있어 아슬아슬함마져 느끼게 합니다.
이곳 천태각안에는 나반존자모양을 상으로 만들어 모셔두고 있습니다.

나반존자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홀로 깨달아 성인이 된 사람이란 뜻으로
부처의 제자 중에는 그의 이름이 없고, 이름을 거론한 경전도 없다고 합니다.
다만 육당 최남선은 단군신앙에서 생겨난 우리나라 고유의 신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합니다.

 

 





범종루 아래에서 바라본 천태사 경내는 그리 크지않습니다.
대웅전을 중심으로 왼편으로 명부전과 천태각이 오른편으로는 산신각과 철성각이 어깨를 부대끼며 들어서있습니다.
원동 천태사가 있는 산 이름이 천태산이고 독성 나반존자도 천태산에서 수행한것과 연관지을수 있을것 같습니다.

 





산신각과 철성각이 한 전각에 있는 구조는 독특한 전각의 형태로
산을 깍아 절터를 잡다보니 산신각과 칠성각을 함께 두었나 생각이 듭니다.
산신각옆 용왕단내에 식수대가 준비되어있어 천태산을 오르는 산객들에게 좋은 물맛을 선사합니다.

 

 





대웅전 앞뜰에는 목련이 화려하게 피어 경내는 금세 봄기운으로 가득합니다.
때마침 불어오는 봄바람이 대웅전 처마밑을 스치며서 맑고 고운 풍경소리가 귓전에 전해옵니다.

 

 





대웅전 뒷편에는 대나무가 차곡히 쌓여져있고 죽염을 구워내는 창고가 들어서 있습니다.
여느절집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서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거제도의 맹죽을 사용 9번의 가공을 거친후
생산되는 죽염으로 순수 수작업으로 망치와 인력으로 생산한다고 합니다.

 

 

 

부도터에서 바라본 천태사 전경입니다..
좁은 이 고즈넉한 산사에는 이름값 할 만한 내로라 하는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 흔한 석탑과 석등도 보이질 않습니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는 경내는 조용하기만 한 절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려놓으라.... 는 말을 수없이 듣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내려놓으라는 것인지를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오늘도 그 답을 구하지 못하고 산문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