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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눔터

제주 올레에 폭삭 빠졌수다(8코스)

 

제목 : 제주 올레에 폭삭 빠졌수다(8코스)

날짜 : 2025.3.29(토)

 

 

두 번째로 떠나는 제주 올레..

무엇보다 강렬했던 3년 전 첫 번째 올레의 기억이 보풀보풀 떠오르네요. 올레 7코스 강정포구 해안도 좋았고, 10-1코스 가파도 청보리밭도 너무 좋았습니다.

 

 

이번 올레길에 새롭게 합류하는 소방청 근무하시는 문계장님과 진계장님 수첩과 스카프까지 준비를 했었는데...

 

산불 국가재난 위기경보 심각단계 발령으로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여 1기 멤버들만 출발합니다.

김해공항을 이륙 제주공항에 착륙하니 "제주에 폭삭 빠졌수다" 라는 특별 여행 주간을 중점 홍보를 하고 있네요.

 

 

셔틀버스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한라산..

정상부근 하얀 눈이 아직 한라산은 가는 겨울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일기예보를 통해 예상은 했지만 꽤 매섭고 차가운 바람이 손가락이 시릴 만큼 불어오네요.

 

 

저녁시간이라 곧바로 식당으로 고고~~

바바호미 게스트 하우스 주인장이 추천해 준 함덕 "두툼한 고기 돈돼지 "에 왔습니다.

 

제주에 왔으면 흑돼지는 먹고 가야죠

오겹살과 목살 5인분씩 주문을 하고... 잠시 후 이 집 시그니처 메뉴인 김치찌개가 나오네요.

 

연탄불 양은냄비 김치찌개...

먼저 백조 과장님이 맛을 보더니 감탄을 하시더군요.

유년시절 먹었던 그 맛이 소환되는 느낌이랄까요?  블로그 리뷰가 거짓이 아니더군요. 

술은 소주, 맥주를 시켰는데... 제주 술 상표 그대로 술이 오름을 타고 있네요...ㅎㅎ

 

 

바바호미 하우스는 조용한 골목 안쪽에 있더군요.

1층 로비와 3층 다락방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다양한 소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네요.

 

"바바호미"가 무슨 뜻인가 여쭈어 보니...

베드(숙박)&블랙퍼스트(조식)에 부부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고 하네요.

침실 베드는 숙면을 취할 만큼 편안했는데 블랙퍼스트는 없어 아쉽더군요...ㅎㅎ

 

피어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 아침 일찍 서우봉에 오릅니다.

함덕해수욕장 동쪽 끝터머리 봉우리인 서우봉은 바다가 보이는 유채밭으로 유명합니다.

김녕서포구에 출발하는 올레 19코스 구간이기도 합니다.

 


초입에 조금씩 피어있는 유채꽃을 보고 기대를 하면서 올라왔는데...

이상기온 탓인지 아님 관리를 하지 않은 것인지 생각보다 듬성듬성한 것이 조금은 아쉬움을 남게 하네요.

그래도 오랜만에 걸었던 바다 산책이라 상쾌한 아침을 여는 시간이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를 출발...

대평포구가 있는 서귀포로 내려가는 길

유채와 벚꽃길로 유명한 녹산로를 지나가는데 바람만 불고 휑하네요. 유채도 없고, 벚꽃도 없고.... 이쪽은 아직 봄처녀가 오려면 많이 멀었나 봅니다.

 

8코스 마지막 지점인 대평포구 도착..

이곳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고 택시를 타고 출발지점인 월평 아왜낭목 쉼터로 갑니다.

 

 

월평 아왜낭목 쉼터...

7코스, 7-1코스 종료지점이자 8코스 출발지점이기도 합니다.  3년 전 7코스 왔을 때 이곳에서 마지막 인증도장을 찍은 기억이 나네요.

 

아왜낭목은 "아 왜 나무가 있는 길목"이라는 뜻으로 월평마을에 아왜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도로 확장 공사로 인해 아왜나무는 벌채되고 소나무만 남게 됐었다고 하네요.

 

 

8코스 길에 만나는 약천사..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절집으로 " 바다를 품은 사찰"로 유명합니다.

한눈에 봐도 주불전인 대적광전 위용이 대단하네요.

 

동양 최대규모의 법당으로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높이가 자그마치 29m라고 합니다.

법당 내부로 들어오면 전체가 통으로 되어있는 건축물로, 수미단에 모셔져 있는 비로자나불 부처님이 보이네요.

 

약천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래 이곳 주변에는 유명한 약수터가 있어 약수암이라는 이름의 작은 암자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제주의 길거리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하귤...

손만 뻗으면 아무나 따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열매가 온전히 달려있는 게 신기하네요.

 

일반적인 감귤은 늦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이지만 하귤은 봄부터 여물어 5월부터 여름까지 제철이라고 하네요. 겨울이 아닌, 여름에 난다고 해서 하귤이라고 합니다.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 단단한 껍질을 까서 먹어보니 단맛보다는 쌉싸래한 맛에 씨앗이 엄청 많네요.

못 먹을 만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귤처럼 맛이 있는 건 아니더군요.

 

올레 8코스의 명물 대포주상절리가 보이네요.

정교하게 겹겹이 쌓은 듯한 육각형 돌기둥들이 하나같이 바다로 발을 내리고 있는 형상이 자연의 위대함과 절묘함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물론 매표소 안쪽으로 들어가 자세히 보면 좋겠지만 올레길에서도 볼 수 있도록 쉼터가 잘 조성되어 있네요. 

 

 

주상절리 해안을 벗어나 도로를 횡단하면 베릿내 오름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입니다.

베릿내는 "별이 내린 내" 뜻으로 작은 오름이 있고 내천도 있습니다.

오름 전망대는 시간이 촉박하여 패스하고 곧바로 중간 스탬프가 있는 배릿네 공원정자로 향합니다.

 

올레길 스탬프는 시작점과 종점 그리고 중간지점에 있습니다.

중간지점에 있는 스탬프는 주로 도로보다는 안쪽에 위치해 있어 놓치면 다시 오기기 힘드니까 꼭 찍어야 야합니다.

 

 


이제 서귀포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문에 도착합니다.

해안 조망이 좋아 감성카페도 많고 포토존도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날씨가 흐려서 사진이 잘 나올려나 걱정이네요. DSLR 카메라는 햇살이 들어와야 적당한 노출에 색감도 살아나는데 조금 아쉽네요. 작은 커피점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에 달달한 베이커 한 조각 먹으며 잠시 쉬어갑니다.

 

 

중문 골프장이 있어 잠시 해안길을 벗어나 크게 우회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차도를 곁에 두고 한참을 걸어야 하는 구간이라 지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예래생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아직 쌀쌀함이 묻어나는 날씨라 생각보다 벚꽃은 아직 꽃망울을 터뜨릴 생각을 하지 않고 있네요

 

날씨가 점점 흐려지더니 급기야 빗줄기를 뿌리기 시작합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정자 아래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봅니다.

 

 

대평포구까지 완주하려면 5km 남짓 남았는데....

여기서 중도 포기를 하고 택시를 타고 갈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네요.

나중에 비가 그치고 나면 후회할 것 같은 생각에 조금 더 기다려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바람도 매섭게 불어오네요.

날씨가 쌀쌀해서 이대로 비를 맞고 걷다가는 감기에 걸릴 것도 같고, 이미 15km 정도 걸어 체력도 떨어지고 모두 지친 상태라 택시를 불러 종점까지 가기로 합니다.

 

 

대평포구에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가는 길..

잠시 차를 주차하고 되돌아보니 박수기정이 병풍처럼 위용 있게 서 있네요.

박수기정은 샘물을 뜻하는 박수와 절벽을 뜻하는 가정이 합쳐진 말로 "바가지로 마실 수 있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나는 절벽"이라는 뜻입니다.

 

이곳은 카페 루시아..

대평포구에 박수기정은 몰라도 카페 루시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바다뷰에 유채꽃이 개화를 하면 까페 앞 작은 정원은 사진 찍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입니다.

 

바닷바람이 꽤 쌀쌀하지만 논짓물 세분은 사진 찍는다고 추운 줄도 모르나 봅니다.

왜 논짓물 세분이냐고요?  그것은 10코스 여행기를 읽어 보면 이해가 됩니다.....ㅎㅎ 

 

 

오늘 첫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제주 오션뷰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방 배정을 받고 잠시 쉬었다가 저녁 먹으러 갑니다.

어제 흑돼지를 먹었으니까 오늘은 회를 먹어야죠. 횟집이름도 "오늘은 회" 집이네요

 

모둠회 중간을 주문했는데 코스요리처럼 마지막 매운탕에 튀김까지 깔끔하게 잘 나오더군요.

어제 주류는 오름이였지만 오늘은 한라산입니다.

 

올레 첫날..

월평 아왜낭목에서 대평포구까지 20km 거리...

그리 녹녹한 거리도 아니고 날씨까지 변덕스러워서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올레 길였습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수첩에 도장을 찍다 보면 언젠가는 27코스 437km 완주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