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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눔터

(영광)초 가을비 내리는 날

 

제목 : (영광) 초 가을 비 내리는 날

날짜 : 2024.10.1(화)

 

 

다음날 아침..

창밖 인기척 없는 포구에 비가 올 듯한 흐릿한 날씨는 조용함이 가득합니다.

오전은 가까운 백제 불교최초 도래지와 숲쟁이 공원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백수해안도로를 드라이버 할 생각입니다.

오늘 일정은 여느날보다 더 여유롭습니다.

 

 

숙소에서 5분거리에 위치한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 도착..

승강기를 타고 올라서니 사대불상 거대한 석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탑원을 만납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불교 건축 양식이라고 할 수 없는 매우 이국적인 모습이네요.

전경은 마치 외국의 어느 사찰에 와 있는 기분입니다.

 

 

사면대상 석상은 현재 보수중이라 접근할 수 없습니다.

108계단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 석상 높이는 자그만치 23.7m라고 하네요.

사면엔 각각 아미타불과 마라난타, 관음·세지 보살이 조각되어 있고 멀리서 봐도 기세가 엄청나네요.

 

 

부용루 2층에는 부처님을 모셔놓았습니다.

삼배를 하고 창밖을 보니 가을비가 세차게 쏟아붓기 시작하네요.

빗발이 얼마나 거세던지 전각 처마를 타고 떨어지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재잘되는 빗소리가 좋아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빗줄기가 서서히 잦아들 즈음 데크가 있는 하단로 내려섭니다.

이곳이 법성포라 불르게 된 연유는 백제 침류왕때 마라난타 스님이 처음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뜻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영관에서 후세에 기리 남겨질 수 있도록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라는 기념비적 명소를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사찰에서 내려다보니 바닷길과 영광대교가 보이네요.

물이 빠진 엄청난 크기의 갯벌은 시간이 멈춘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서해안의 조수간만의 차가 얼마나 큰지를 보는것 같네요.

 

밀물과 썰물...

우리가 사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생에 웃음은 행복이 밀물처럼 밀려오고 미움은 썰물처럼 빠져나간다고 하지요.

 

산길로 접어드니 비에 젖은 초록들이 마중을 나왔네요.

오락가락 내리는 빗속을 걸으며 오랜만에 호젓한 산길 정취에 빠져봅니다.

 

 

숲쟁이꽃동산 맞은편에 한옥건물이 여러채 있어 가보기로 합니다.

우선 늦은 아침을 먹기위해 숲쟁이 국수집에 들려 잔치국수에 도톰한 계란말이를 주문했습니다.

땨뜻한 멸치육수가 오늘같은 날씨에 딱이더군요.

 

 

멀리서 볼때 기왓지붕을 보고 고택이나 서원인줄 알았는데 한옥팬션이더군요.

몇채를 둘러보니 조망도 좋고 한옥 특유의 포근함이 있어 하룻밤 머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광여행 마지막으로 간 곳은 백수해안도로입니다.

차로 드라이버 하다 바다와 맞닿은 풍광이 좋은 언덕에 작은정자가 있어 잠시 쉬어갑니다.

 

돗자리에 따뜻한 차 한잔이 여느 이름난 까페 못잖은 분위기네요.

더불어 격조높은 송순의 풍상에 섯거 친 날에 지문 및 시조 풀이를 하다보니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굴비..

"기억은 머릿속에 추억은 가슴안에  듬뿍 담고"  먼길 되짚어 부산으로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