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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설악산)장엄한 설악 운해바다

by 인생은저니처럼 2024. 7. 10.

 

제목 : (설악산) 장엄한 설악 운해바다

날짜 : 2024.7.9(화)

 

 

올해도 장마가 시작되려나 봅니다.

아침 출근길 백양산 중턱에 걸린 실구름이 바람을 타고 넘실거리더군요.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습하지만 마음만큼은 설렙니다.

 

설악산 산행때문이지요.

지난달 일찌감치 산행공지를 하여 판희팀장, 정훈, 유수, 유리 이렇게 다섯 명이서 설악산으로 출발합니다. 

 

 

첫날 우리가 머물 곳은 용대리자연휴양림입니다.

부산을 출발 홍천 IC에서 내려 마트에서 저녁을 먹을거리와 내일 산행준비를 하는데...

 

근데.. 한계령, 홍천, 곰취막걸리 등 막걸리만 엄청 샀네요.

이러다 내일 새벽 산행을 정상적으로 갈 수 있을는지 걱정이 앞서네요....ㅎㅎ

 

 

다음날 아침..

산행을 두 팀을 나누기로 합니다.

다리가 불편한 정훈이와 유리는 백담사~오세암 코스로 하고,

판희팀장과 유수는 나와 같이 애초 계획대로 설악동 소공원에서 마등령~오세암~백담사로 진행합니다.

 

설악동 소공원에는 주중이라서 그런지 아주 조용하네요.

신흥사 청동부처님께 오늘 무탈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합장해 봅니다.

 

 

비선대 가는 길은 산책로입니다.

산안개가 날아오르지 못하고 계곡가를 서성거리는 모습이 몽환적이네요.

 

 

비선대 도착..

여기서부터 마등령까지는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가 시작됩니다.

울퉁불퉁한 돌계단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묘한 긴장감을 느끼게 합니다.

 

비선대에서 마등령까지 3.5km 구간 중

초입에서 설악 02-04 표지목까지 0.8km 구간이 가장 힘듭니다.

경사도가 무려 48.5%에 달해 속도를 내기보다는 지치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옮겨봅니다.

 

 

긴 철계단을 오르면 데크로 만들어 놓은 쉼터가 도착합니다.

이곳에 배낭을 두고 앞쪽 돌무더기 위로 올라오면 이런 조망이 터집니다.

 

뭐라고 말이 안 나오죠

순간적으로 숨이 멈춘듯한 느낌이랄까요

야~~ 세상에 하는 감탄사만 절로 나오고 입이 딱 벌어집니다.

 

 

반대쪽으로는 울산바위가 보입니다.

운해가 피었다가 지었다가를 반복하면서 마치 울산바위가 구름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이네요.

 

 

 

보고 또 보고...

언제 이런 비경을 다시 볼 수 있을는지

가슴에 담고 또 담고 넋을 놓고 그저 바라만 봅니다.

 

공룡능선을 넘나드는 운해와 구름물결에 지금까지의 힘듦이 말끔히 사라집니다.

위대한 자연의 대 서사시에 장엄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네요.

 

 

이제 마등령 1km 정도 남았네요.

뷰 포인트에 올라서니 설악공룡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나한봉~1275봉~범봉 암봉들이 병풍처럼 나열해 있는 모습이 황산을 보는 듯하네요.

가만히 눈을 감고 눈앞에 펼쳐져 있는 절경들을 고이 접어 가슴 깊숙한 곳으로 옮겨봅니다.

 

 

세존봉이 보이는 곳에서 잠시 산멍을 해봅니다.

불멍, 물멍도 좋지만 저는 산멍이 제일 좋습니다.

이렇게 수려한 산세를 내려다보면 정말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행복이 밀려옵니다.

 

비선대를 출발하여

3시간 20여분 만에 마등령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정면으로 곧장 가면 공룡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 내려서면 오세암으로 내려갑니다.

 

 

오세암에 도착..

마등령에서 오세암은 1.4km 거리로 40여분 남짓 걸렸네요.

 

오세암은 경내로 들어오는 길이 보기만 해도 힐링입니다.

지난달에 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그때도 비가 제법 내렸었는데... 오세암은 저하고 비와 인연이 있나 봅니다.

 

 

설악산 망경대..

글 그대로 만 가지의 다양한 경관을 볼 수 있다고 하여 부른답니다.

만경대 가는 길은 현재 비탐지역입니다.

 

그렇치만 입소문으로 듣고 오세암 가는 산꾼이라면 누구나 다 가고 싶은 곳입니다.

국립공원 측에서도 등로를 정비하여 안전하게 산행객들이 다녀올 수 있도록 개방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영시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가는 길...

지난달 산행 때 쌓아놓은 봄담 4호 돌탑이 늠름하게 서서 반겨줍니다.

다시 온 기념으로 작은 돌 두 개를 더 올려놓고 하산합니다.

 

 

백담사가 보이는 것을 보니 산행이 끝나려나 봅니다.

소공원에서 7시간 정도 걸었네요. 그리 길지도 않고 딱 좋은 거리였던 것 같습니다.

 

설악은 언제 와도 참 좋습니다.

부산에서 거리가 멀어서 자주 올 수는 없지만 초가을에 공룡능선 산행을 할까 합니다.

공룡은 2003년에 오색~소공원코스로 다녀왔었는데 20여 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것 같네요.

 

그럼 계절이 바뀐 가을 설악을 꾸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