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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비금도)바다위를 거닐듯.. 다도해 절경

by 인생은저니처럼 2024. 4. 5.

 

제목 :(비금도) 바다 위를 거니는 듯.. 다도해 절경

날짜 : 2024.4.4(목)

 

 

··봄 봄이 왔네요

봄이 오는 소리에 창을 열어보니

어느새 아주 화사한 꽃눈이 활짝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겨우내 무거운던 옷에서

조금은 산뜻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섬 산행을 떠나봅니다.

섬 산행은 가는 길부터가 여행이랍니다. 

 

 

이곳은 신안 천사대교입니다.

 201944일에 개통할때에는 새천년대교라는 명칭이었지만

신안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천사대교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천사섬 신안은 필자가 세 번째 방문인데 오른처럼 산행을 하기는 처음이네요.

 

 

 

비금도로 가는 길은 긴 여정입니다.

당일로 다녀오기에 쉽지 않은 거리라 아침 5시에 출발하여 암태남강항에 도착하니 열 시가 되어갑니다. 

여기서 배편으로 비금도 가산항까지 40여분 더 가야 합니다.

 

 

드디어 비금도 가산항 도착.

섬의 모양이 큰 새가 날아간 것 같다고 하여 비금도라 불리며  전국 최고급 천일염을 생산한다고 하네요.

산행기점인 상암마을까지 20여분 버스로 이동합니다.

 

 

상암주차장이 산행 들머리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서 겉옷을 벗고 티셔츠만 입고 올라도 살짝 땀이 나네요.

햇살 머문 곳, 양지바른 길섶에 핀 꽃들이 먼 거리를 달려온 필자를 마중나왔네요.

 

 

들머리에서 첫 봉우리까지는 내내 오르막입니다.

이후로도 오르막 내리막이 여러 차례 반복되고 나뭇가지 사이로 그림산이 조망됩니다.

 

등로 곳곳에 오르기 쉽도록 철계단과 발 받침대를 설치되어 있네요.

바위가 많고 오르막 경사가 급한 편이지만 안전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산세는 몇년전 다녀온 진도 동석산과 흡사하네요.

 

 

정상 가는 길은 멋진 경치와 선이 굵은 바위의 연속입니다.

그림산 정상 직전 조망 좋은 곳에서 오늘 하이라이트인 투구봉을 바라봅니다.

투구봉은 북한산 인수봉 빼닮은 암봉으로 아치 목교를 건너지 않고는 오르기 쉽지 않은 봉우리입니다. 

 

 

그림산 가는 길목에는 한반도지형과 닮았다 하여 우리나라 지도 바위가 있습니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눈썰미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에 알아볼 만큼 손재주 좋은 석공이 재능기부를 해놓은듯 만듯하게 놓여져 있습니다.

 

 

그림산 정상(226m) 도착..

고작 200m급 산이지만 조망은 2,000m급 산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네요.

 

산은 단지 그 높이리만 말하지 않는 것처럼...

크고 작은 섬들을 누군가 툭툭 던져놓은 듯 다도해가 펼쳐놓은 그림이 절경이네요.

그래서 그림산으로 불리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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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산 정상에서 크고 작은 능선을 오르내리면 투구봉 가는 데크가 나옵니다. 

홀로 수직으로 우뚝 서 있는 암봉이 유아독존처럼 아주 고고하게 보이네요.

그러고 보니 몇 년 전 다녀온 진도 동석산 암봉과 아주 흡사합니다.

 

투구봉 가는 데크길 우측바위 아래 제법 넓은 공간이 있는데

언젠가 이곳에서 일몰, 일출을 감상하며 백패킹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 위에 살짝 머리를 내밀고 있는 섬들 

반듯반듯한 염전 들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네요. 육지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전경입니다.

이 맛에 섬 산행을 하는가 봅니다. 

 

 

투구봉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 선왕산으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마주 보고 있는 선왕산 능선이 죽순처럼 솟아오른 암봉들로 인해 보기만 해도 가슴 셀렙니다.


 

한참 고도를 낮추며 내려서자 뜬금없이 조리대숲이 나오네요.

이곳이 한산마을과 이어진 "죽치우실" 입니다.

 

궁금하여 자료를 찾아보니

죽치우실 죽치는 대나무가 있는 작은 고개를 뜻하며 우실은 돌담이라고 하네요.

이곳 재에 쌓아 올린 돌암은 산을 타고 내려온 골바람을 막는 담장 역할이라고 합니다.

 

 

죽치우실에서 선왕산 정상까지는 다양하게 생긴 바위들이 줄지어 나타나는데

필자 눈에는 이곳이 섬이라서 그런지 물고기 형상으로 많이 보이네요. 

물개. 갈치 등 바위 이름도 지어주면서 가끔씩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살랑살랑 걸어봅니다. 

 

 

 

선왕산 정상 도착.

초입에서 2시간 30분 남짓 걸렸네요. 정상은 통신탑과 헬기착륙장이 있을 정도로 제법 넓습니다.

 

지금껏 걸어온 산길이 보면서...

그림산이 단단한 근육질의 남성적인 암봉이었다면, 선왕산은 아기자기한 여성적인 바윗길 요약해봅니다.

 

정상에서 죽치우실로 되돌아와 한산마을로 하산합니다.

봄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유채밭이 지나 옛 시골 정취가 있는 정겨운 돌담길을 걸어봅니다.

대문 없는 집 마당에는 댕댕이들이 필자를 경계없이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네요.

 

산행 후 잠시 쉬었다가

귀갓길 산악회에서 제공해 주신 맛난 낙지비빔밥을 배불리 먹고 먼 길 되짚어 부산으로 되돌아옵니다.

산친구들 산악회는 2006년 가을 북한산 산행 때 함께 했었는데 그때 산행기가 아직 까페에 있어 반갑더군요.

 

오늘 비금도 산행에 초대해 주신

산친구들 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한 집행부 그리고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