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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나눔터

노을지는 겨울 바닷가

 

 

제목 : 노을 지는 겨울 바닷가

날짜 : 2023.11.25~26(1박2일)

 

 

가을이 저무는 11월 마지막 주말

애초 계획은 분천~철암구간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타려고 했습니다. 

열차표 예매를 하기 위해 코레일 홈페이지에 접속해 보니 운행중단으로 되어있더군요.

 

궁금해서 코레일에 전화를 해보니

지난 7월 집중호우로 인해 선로가 망가져 현재 복구 중에 있으며 24년 1월에 복구예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 주말여행은 부산근교 바닷가로 출발합니다.

 

 


먼저 도착한 곳은 기장 일광해수욕장...

그러고 보니 겨울바다는 참으로 오랜만에 찾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더 반갑더군요.

마치 오랫동안 못 보아 애타게 기다렸던 연인을 만난 것처럼 말이죠.

 

때마침 수온주가 뚝 떨어져 겨울날씨다움을 모처럼 느끼게 하네요

그래서인지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인기척 드문 바닷가에 한적함이 느껴집니다.

 

 

한참 바닷가에서 물멍을 하다 점심먹으러 식당을 찾았습니다.

해변에 있는 일광수산횟집으로 고등어 쌈밥을 주문했습니다.

 

 

 

해안 선을 따라 데크 길이 만들어져 있어 걸어봅니다.

시야를 멀리 두니 기장 해돋이 명산 달음산과 월음산이 눈에 들어오네요.

 

그 앞으로 우후죽순 들어서는 고층건물들...

그러고 보니 동해남부선이 복선 전철화되면서 일광도 몇 년 사이 신도시 개발붐으로 참 많이 변했습니다.

 

 

테크길이 끝나고 다시 되돌아오는 길..

길섶에 핀 야생화가 궁금하길래 검색을 해보니 으아리꽃이라네요.

 

으아리는 산기슭 낮은 지대에서 흔히 자라는 덩굴식물로로 여름꽃이라 불립니다.

꽃말은 고결,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이라고 하네요.  오늘도 자연에서 하나 배웁니다.

 

 

일광에서 낮시간을 보내고 송정으로 넘어왔습니다.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는 구덕포 끝자락..

해가 홀홀히 떠나가고 하늘의 노을만 미처 다 못한 말이 남아 있는 듯 머뭇거리고 있네요.

 

은은한 핑크빛 그 색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감탄이 나오네요.

낮과 밤이 섞이는 하루의 끝이 선사하는 저녁빛을 아주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은은한 핑크빛 노을 지는 바닷가

다시없을 이 순간의 하늘을 눈으로 담아봅니다.

구름이 초 단위로 떠다니면서 시시각각 다른 모양을 만들어 놓네요.

어느 화려한 노을보다 더 감성적인 작품에 한동안 넋을 놓고 작품에 빠져봅니다.

 

 

저녁은 남일횟집에 왔는데 송정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하네요.

밖에서 볼 때는 건물이 허르슴하게 보였지만 안에는 손님들로 만석이네요.

 

계절모둠을 주문했는데 회를 얇게 썰은 것이 아니고 

보기에도 큼직하게 듬성듬성 썰어져 있어 상추에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하네요. 

 

매운탕은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주방에 계신 할머니들의 내공 때문인지 칼칼하고 얼큰한 것이 깊이가 있는 맛이더군요.

 

 

저녁을 푸짐하고 먹고 소화도 시킬 겸 바닷가 산책을 나왔습니다.

바다 밤공기는 차지만 오히려 블랙커피처럼 깔끔하게 다가옵니다.

 

잔잔한 밤바다

파도의 끊임없는 철썩임을 벗하여 오랜시간 걸었습니다.

 

주말이고 초저녁이라 해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작은 폭죽이 연이어 터지는 것이 보니 연말 같은 들뜬 분위를 만들어 주더군요.

 

 

다음날 아침..

다시 바닷가로 나오니 일찍부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군요.

이곳 송정은 파도가 높고 수온이 따뜻한 편이라 서핑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배우기 좋은 환경이라고 하네요.  

 

겨울 서핑하는 친구들을 보니

저도 젊은 시절 열정하나로 전국의 명산을 오르고 올랐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누구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면 하나쯤 딱 떠오르는 단어가 있을 텐데 저에게는 "산" 이였습니다.

산은 저의 훌륭한 멘토였고 저의 삶에 큰 자양분이었습니다.

정말 주변 동료들이 산꾼, 산쟁이라 불릴 만큼 사계절 많은 산을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