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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라이딩

동해안 강원구간 종주(둘째날)

by 인생은저니처럼 2021. 9. 28.

 

제목 : 동해안 강원구간 종주(둘째날)

날짜 : 2021.9.25(토)

 

 

후드득~~ 두두

빗소리에 잠을 깨어 급한 마음에 방문을 열어보니 역시~~ 비가 내리네요....ㅠㅠ

일단 출발 준비를 모두 마쳐놓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오늘 일정을 살펴보면..

지역적으로는 삼척~동해~강릉~양양~속초~고성까지 가야 하고요

라이딩 거리도 140km 정도 달려야 합니다. 비도 내리고 타이트한 라이딩이 될 것 같습니다.

 

 

 

반시간이 지났는데도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내리고...

이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단단히 옷깃을 여미고 출발해봅니다.

편의점 들려 이온음료와 에너지 바 등을 구입 후 컵라면 한 그릇 비운 후 추암 촛대바위 쪽으로 달립니다.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추암 촛대바위입니다.

옛날 애국가 나올 때는 크게 보이더만 실제 보니 그렇게 큰 바위는 아니네요.

나무데크 위에 인증 부서가 있어 빗물에 슈즈가 미끌리는 경우가 생기네요

내려갈 때는 끌바를 해서 아주 조심조심 내려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아침 빗줄기를 뚫고 동해시를 지나 묵호 수변에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세차게 뿌리던 빗줄기가 이곳에 도착하니 많이 가늘어졌네요.

 

 

 

묵호 수변공원에는 소망을 기원하는 도째 비골 해랑 전망대가 있습니다.

도째비는 도깨비의 사투리로 하늘에서 보면 도깨비방망이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힘차게 요동치는 아침 바다를 바라봅니다.

먼바다에서 밀려온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뿌리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네요.

 

 

 

묵호 어달항 해안도로 초소는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의 푸른빛을 닮았네요

이렇게 보니 마치 지중해 해변에 온듯한 이국적인 풍경입니다.

 

 

 

여기는 망상해변...

인증을 하고 해변을 잠시 둘러보았습니다.

 

포토존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서 오늘 강원도 해변에서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점프샷을 찍어보았습니다.

완벽한 타이밍에 샷이 잘 나왔네요...ㅋㅋ

 

 

 

지금 달리는 구간은 강릉 헌화로입니다.

헌화로는 금진항~심곡항까지 약 3km 정도 되는 도로로 동해 해안로 중에 가장 예쁜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혜의 비경 해안로를 달리다 보면 정말 멋진 바위들이 많습니다.

동해바다를 향해 엄지 척을 하듯 우뚝 솟아 있는 바위가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정면에 보이는 것이 심곡항 정동 심곡 바다 부채 길 초입입니다.

2016년에 임시개통 때 산악회 따라 한번 왔었는데 그때 기억이 나네요.

 

정동 심곡은 정동진과 심곡항 두 글자를 따서 만들었고요.

부채 길은 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이라 해서 불린다고 합니다. 

 

 

 

정동진으로 갈려면 큰 산을 하나를 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제법 급경사가 있는 고갯길입니다.

그렇치만 경사각에 비해 구간 거리가 짧아서 이내 정동진 해변에 도착합니다.

 

 

 

정동진 하면 뭡니까? 모래시계 아입니까...ㅋㅋ

세계 최대 모래시계이며 모래 무게만 해도 8톤이라고 하네요

시계 속에 있는 모래가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꼭 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이 9월 말 즈음이니까 상부에 1/3이고, 하부에 2/3 정도 모래가 쌓여있는 것이 보이네요

 

 

 

빗줄기가 점점 더 쌔지네요...ㅠㅠ

기상예보에는 분명 오후에는 비가 그친다고 하던데.....

달리는 속도에 빗줄기가 얼굴을 사정없이 들이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씩씩하게 달립니다.

 

 


아이고~ 경포대에 도착하니 비가 조금 그쳤네요

라이딩 수첩을 보니 이제 딱 절반인 6개 도장을 찍었네요.

 

 

여기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 장소로 유명한 강릉 영진해변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똑같이 생긴 방파제가 3개가 있는데 유독 촬영했던 방파제만 사람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네요.

제가 볼 때는 똑같이 생겼는데.....ㅋㅋ 

 

 

 

방파제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역시 라이딩 후라 꿀맛이 더군요.

 

날씨가 점점 더 심술을 부리네요

집중 호우처럼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거칠고 굵은 비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네" 입에서 절망스러운 말이 몇 번씩 나옵니다.

 

 

 

지경 공원 인증센터를 지나 양양군 기사문항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큰아들이 최전방 수호병으로 군 복무를 했던 곳입니다. 저만치 해안초소도 보이네요

 

이제 큰아들은 군복무 마치고, 학교도 졸업하고 지금은 취준생입니다.

때마침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힘들고 어렵지만 취업준비 잘하리라 믿습니다.

아들한테 힘내라고 전화 한 통 해야겠네요.

 

 

 

동호해변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일회용 우의를 입었지만 얼마나 비를 많이 맞고 달렸는지 비 맞은 생쥐가 따로 없네요.

 

 


여기는 몽돌소리길 정암해수욕장입니다.

설악해수욕장과 물치항 사이에 있는데 해안 데크길도 이쁘고 해변이 자갈로 되어 있어 바닷물이 쓸려 나갈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속초 대교 위에서 바라본 설악산입니다.

구름이 낀 설악 천화대 공룡능선 원경이 너무 매혹적이네요.

 

옛날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설악에 참 많이도 올랐습니다.

아직 산꾼의 열정이 남았는지 지금 당장이라도 오르고 싶은 아름다운 설악입니다. 

 

 

 

동호해변을 지나면서부터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겨우 살리고 살려서 영금정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정말 체력의 한계에 다다른듯한 느낌이고요. 클릿을 빼기도 힘들 만큼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습니다.

 

인증을 마치고 어둑어둑 해진 밤길을 달립니다.

다행히 봉포인증센터까지는 불과 7km 정도 떨어져 있고, 오늘 숙소도 바로 인근이라 마지막 힘을 짜내어봅니다. 

 

 

 

오오~ 입에서 환성이 터져 나옵니다.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봉포인증센터입니다.

드디어~ 드디어 마지막 인증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수첩에 인증 도장을 찍는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정말 이건 단순한 인간승리가 아니라 불굴의 인간승리인 것 같습니다.

 

지금 시각이 저녁 7시 20분...

아침 6시 출발하여 무려 13시간 20분을 거센 빗줄기와 사투를 하며 달렸네요

 

얼른 씻고 후딱 저녁밥 먹고 푹~~ 자고 싶습니다.

설마 내일은 비가 안오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