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천~금강 자전거 종주(1편)
날짜 : 2021.9.4 (토)
기세등등했던 한여름 무더위가 굵은 장마 빗줄기에 힘을 잃고 한결 선선해진 바람이 9월 초가을 기분좋은 날씨를 예감하게 해줍니다.
국.토.종.주
8월 한달 쉬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 시작해야죠~~
이번여정은 오천~금강 자전길로 197km를 달려야 합니다.
부산에서 괴산군 괴강교인증센터까지 가는 거리가 있어 일정은 1박2일로 잡았습니다.
이렇게 계획을 세워놓고 유튜브를 보면서 자전거길 노선을 며칠동안 머릿속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부산을 아침6시30분쯤 출발하여 괴강교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아침부터 구름한점 없는것을 보니 오늘날씨는 아주 맑은 날씨로 한낮에는 조금 더울 수 있겠네요.
오천길 고고~~
한동안 멈추웠던 페달링을 시작하니 아주 신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자전거길을 표시하는 파란색이 보니 마구마구 달리고 싶네요.
앞에가시는 분 자전거에 많은 짐이 달려있네요
아마 자박으로 국토종주를 하시는 분인가 봅니다.
자전거에 매단 짐 무게로 인해 힘들고,
텐트에서 자다보면 잠자리도 불편하고 여러모로 힘들지만 그 성취감은 감히 도전해보지 않은 사람은 느낄 수 없을겁니다.
국토종주 마칠때까지 안전라이딩 하기를 응원합니다.
자그마한 시골 동네로 접어들었습니다.
마치 유년시절 보냈던 고향마을에 온듯한 생각이 드네요
논길을 달리는 기분 정말 좋습니다.
풀내음도 상쾌하고 한적한 길에서 여유를 느끼며 달리니 저절로 힐링이 되더군요
이번 오천자전거길의 유일한 업힐이라 할 수 있는 모래재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해발 228m의 모래재는 높지도 않고 경사도 급하지 않아 그리 힘들지는 않네요.
괴산에서 올라가는 방향은 구간거리는 있지만 아주 완만합니다.
이제부터 다운힐입니다.
일직선으로 쭉~ 뻗어있는 도로를 브레이킹 하지 않은채 달려봅니다.
오효~~~ 속도계를 보니 64km를 가르키고 있네요
몸을 낮추어 최대한 바람저항을 피한채 온몸을 감싸는 엄청난 스릴에 심장이 쫄깃쫄깃해집니다.
신나게 달리다 보니 어느새 증평에 도착했습니다.
증평에는 보강천 정비사업이 한창이네요
참고로 오천자전거길은 쌍천, 달천, 성황천, 보강천, 미호천 등을 지난다 하여 오천이라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오늘 두번째 인증센터인 백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오천길 종주를 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보이네요.
지금부터는 기온도 가파르게 올라 뜨거워진 햇살을 받으며 달려야 할것 같습니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는 잘먹어야 합니다.
땀을 비오듯이 흐르다 보면 탈수가 생겨 저혈당 쇼크가 올수가 있습니다.
여름 라이딩 할때는 수시로 이온음료를 마시고 에너지바, 사탕, 초콜렛 등을 가지고 다녀야 하구요.
그러고 보니 여기까지 오는 길에 벌써 바나나를 5개나 먹었네요....ㅋㅋ
흑~~~ 이 냄새는?
앞서가는 트랙터에 축분을 가득실고 가는데 냄새가 엄청납니다.
트랙터와 제 라이딩 속도가 비슷해서 한동안 추월하지 못하고 계속 냄새를 맡고 달리다 보니 머리가 아프네요..ㅋㅋ
그래도 트랙터 아저씨가 따라오는 저를 보았는지 한쪽으로 서서 도로를 내어주면서 속도를 줄어주더군요
감싸요~~~ 손짓으로 고마움을 표하고 다시 달립니다.
무심천교인증센터에 도착....
무심천은 청주시의 도시하천으로 청주시가지를 남북으로 지나는 젖줄입니다.
봄에는 무심천 벚꽃거리로 꽤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가로수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갑니다.
점심은 합강공원에 도착해서 먹을려고 했었는데..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조치원읍 태백식당에 들려 김치찌게로 허기진 배를 채웠습니다.
정말 밥맛이 꿀맛이더군요
시장이 반찬이라는 우리 선조님들이 오래 동안 써 오던 속담이 생각나더군요
점심을 먹고 다시 하천으로 내려오는 길에 연밭이 있네요.
데크길을 따라 가는데 연밭 풍경이 너무 이쁘네요
바람에 실려온 그윽한 연꽃 향기가 좋아 잠시 페달링을 멈추어 봅니다.
야옹~ 야옹~~
라이딩 하다 왜 갑자기 야옹이를 불러냐구요?
갑자기 나타난 업힐에 댄싱을 하다 그만 양쪽 허벅지 안쪽에 쥐가 났거든요.
허벅지근육이 딱딱해지면서 쪼여오는것이 너무 아파 한동안 꼼짝 못하고 서 있었네요
급한 마음에 야옹이를 불렀지만 큰 효과는 없더군요...ㅋㅋ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고 도로 가장자리로 자리를 옮겨 다리를 쭉 펴고 올렸다 내렸다 임시 응급처치를 하였더니 한결 수월해지더군요
짬짝 놀란 가슴을 겨우 진정을 하고 조금 늦게 합강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오르막 구간이 나타나면 더욱 더 조심해서 페달링 해야할것 같습니다.
합강.. 말 그대로 강이 모이는 곳으로 이곳에서 부터 오천길이 끝나고 금강길로 바뀌게 됩니다.
행복도시 세종은 특별신도시 답게 깔끔하더군요
합강에서 세종보인증센터까지는 구간 거리가 짧아 주변 풍경을 보다보니 금새 도착을 했습니다.
인증부서도 인증스탬프도 모든것이 깔끔한것이 굿~~ 입니다.
세종에서 만난 친구들입니다.
주한 미군 의무부에 근무하는 패트릭마자와 스캇입니다.
벽제보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금강하구둑까지 갈 예정이라 자주 볼것 같네요.
학나래교 아래 공간을 활용하여 도보와 자전거를 탈수있는 길을 만들어 놓았네요
안전을 생각한 아주 멋진 아이디어입니다.
참고로..
2012년 4월에 개통된 금강길은 대청댐에서 금강하굿둑까지 146km가 이어져 있습니다.
금강철교 아래 금강둔치의 모습입니다.
둔치는 현재 공주 시민들의 최고의 휴식공간으로 잘 정비되어 있고요.
이 철교만 건너면 백제웅진기 왕궁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산성에 도착하게 됩니다.
공주도심을 가로질러 수변자전거길로 내려서면 공주보 인증센터가 보입니다.
금강종주 자전거길의 3분의1지점으로 라이딩 피로가 조금씩 느껴지는것 같네요.
공주에서 1박을 할까 하는 달콤한 유혹을 겨우 뿌리치고 지친 다리를 달래고 달래서 벽제보로 향합니다.
공주보에서 부여 백제보까지는 약 24㎞거리입니다.
강변을 계속 달려야하는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이네요
그렇치만 뉘엿뉘엿 해가 서산으로 기울면서 선선한 저녁바람을 안고 달리기에는 체력적으로 부담이 덜한것 같습니다.
백제보는 약간의 억덕배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1km을 남기고는 100m지날때 마다 카운터 다운을 하며 나름 성취감을 즐겨봅니다.
드디어 백제보에 도착했습니다.
인증도장을 찍고 나니 해가 저물어 어둠이 조금씩 깔리기 시작하네요.
여기서 숙소가 다른 패트릭 마자와 스캇에게 안전 라이딩하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집니다.
부여 구드래공원에서 첫날 라이딩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숙소에서 서둘러 샤워를 하고 부여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구드래돌쌈밥집에 왔습니다.
배고픔에 식탁을 가득 채운 음식을 깔끔하게 폭풍흡입을 하였습니다..ㅋㅋ
식당에서 나오니 바로 앞이 백제 의자왕 삼천궁녀의 비애가 담긴 낙화암이네요
금강이 부여 땅에 이르면 백마강으로 불린답니다.
어둠이 깔려 올라가지는 못하고
백마강 노래가락을 들어며 무려 123년 찬란했던 백제꿈을 그려보며 부여에서 첫날밤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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