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빗속에 쓸려간 단풍산행
- 일 자 : 2017년 10월 22일(일욜)
- 날 씨 : 비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소금강주차장~식당암~구룡폭포~식당암~소금강주차장
(총산행시간 3시간 52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소금강주차장(13:10)~식당암(14:10)~구룡폭포(14:40)~소금강주차장(16:20)
가을비...
지난 설악산에 이어 또 다시 비소식이다.
태풍의 간접영향권에 들어가는 강원도 영동지역만 그렇다고 한다.
7시에 부산을 출발하여 12시 조금 넘은시간에 진고개 도착..
간절한 바램으로 차창밖을 보니 짙고 두터운 산안개가 모든것을 집어 삼켜버렸다.
밀물처럼 밀려오는 허탈감..
이런 환경에서 도저히 진고개에 내릴수 없어 우선 소금강주차장으로 가서 역으로 계곡을 올라갈 생각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전국에서 달려온듯한 전세버스들이 마치 열병식을 하듯이 각도있게 나열되어 있다.
대형주차장에서 들머리까지는 아스팔트 포장길을 걸어 15분정도..
여기는 아직 안개가 내려오지 않아 그나마 진고개보다사정이 나아보여 마음에 위안을 삼아본다.
부슬부슬 내리던 비는 이내 굵은 빗줄기로 변한다.
완만한 경사로에 물소리 맑은 계곡 따라 발걸음을 옮겨본다.
그렇치만 좁은 산길에 등.하산하는 산행객들로 인해 속도가 나질 않는다.
더구나 우산을 들고 다니시는 분들과 마주치기라도 하면 한쪽에서 기다리다 보니 시간은 상당히 지체된다.
화려함을 뽐내야 할 단풍잎은 햇살을 받지못해 시무륵해하고 차가운 비까지 맞아 처연하기까지 하다.
5시간을 달려온 필자의 아쉬움이야 이루말할 수 없지만 이 또한 자연의 순리가 아닌가 싶다.
이따금 먼발치의 단풍이 시선을 끌고, 빗물젖은 바위에는 붉은넝쿨이 곱게 수를 놓고 있다.
식당암에 다다랗다.
이곳 식당암은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군사들을 이끌고 들어와 성을 쌓고 훈련시킬때 함께 식사를 하던곳이라고 전해진다.
등산객 모두 한장의 사진만 남긴채 바쁜 걸음을 옮긴다.
길게 이어진 다리를 지나자 잎새 끝까지 번진 선홍 빛 가을이 촉촉한 물기와 함께 뚝뚝 떨어진다.
곱고 은은한 빛깔이 숲으로 번진다. 햇살이 좋으면 불타는 듯 눈부시겠지만 오늘같이 비오는 날 분위기는 비 오는 날이 한결 낫다.
물살에 소용돌이치는 나뭇잎이 이미 가을이 깊어가고 있음을 알린다
구룡폭포...
소금강에서 가장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폭포다.
실타래처럼 떨어지는 폭포수는 주변 단풍과 어울려 절묘한 하모니를 연출한다.
여기서 더 이상 계곡을 오르지 못한다.
국립공원관리소에서 오후 1시가 지나면 출입을 금지한다고 한다.
만물상과 백운대까지 갈려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오르고 아쉽게 발길을 되돌린다.
하산이 끝날때까지 가을비가 간간히 내린다.
추색이 만연한 오토캠핑장 데크에 앉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아쉬웠던 오늘산행을 마무리 한다.
오늘 아쉬움은 내년에 다시 올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은듯 싶다.
어느듯 짧은 가을해는 벌써 저물고 해거름과 함께 쌀쌀한 기온이 온몸을 휘어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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