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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신불 에베로~아리랑)수려한 산세와 걸출한 암릉

by 인생은저니처럼 2017. 10. 3.

 

 

(신불산)수려한 산세와 걸출한 암릉


- 일 자 : 2017년 10월 1일(일욜)
- 날 씨 : 흐림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장제마을~금강골~에베로~신불재~아리랑~장제마을
(총산행시간 8시간 26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장제마을(08:30)~금강골(09:10)~에베로릿지(09:30)~신불재(12:50)~아리랑릿지(14:10)~장제마을(16:45)


 

 

가을이다.

아직 도심에서는 여름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산정은 벌써 가을색이 완연하다.

추석연휴 동안 설악을 다녀오기로 했지만, 조금 더 일찍 가을산이 보고싶어 신불산 산행을 계획했다.


필자 생각으로는 신불산은 영남알프스 8개봉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산이다.

산정에는 억새풀이, 골짜기에는 수목이 절묘한 하모니를 만들며 가을을 노래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아리랑릿지다.

아주 오래전 2004년 1월에 에베로릿지 산행을 하였지만 아리랑릿지는 처녀산행이다.

암릉구간이 험해서 오늘 산행을 함께하는 제이가 잘 올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하늘은 비구름에 가려 햇살없는 흐린 날씨다.

산행하기에는 좋은 날씨지만 DSLR에 풍경을 담아 내기에는 조금 채광이 부족하다.


들머리 입구에 차량을 주차하고 왼쪽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20여분 후 만나는 이정표에서 신불산, 영축산 방향을 무시하고 직진 한다.
 


정면에 보이는 산에 취해 걷다보니 아리랑릿지로 가는 중요한 지점을 놓쳐버려 금강골로 들어서고 말았다.

산행계획을 수정하여 에베로릿지로 올라 하산할때 아리랑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금강폭포는 수량이 부족할것 같아 패스하고 곧바로 에베로릿지로 방향을 잡는다. 

잠시 후 여기가 에베로릿지라는 것을 알리려는듯 밧줄이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본격적인 알릉구간이 시작되었다.

물론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가능한 암릉을 타기로 했다.

대부분 밧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직벽에 가까운 구간도 있어 조심스럽게 발디딤을 하며 고도를 높힌다.


 

 

고도를 높일수록 바위는 더욱 더 거칠어 지고 밧줄을 잡은 손은 잔뜩 힘이들어간다.


드디어 시야가 탁 트이는 전망대에 오르자 신불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모습을 드러낸다.

우측으로는 영축산 독수리 바위와 금강골이, 우측으로는 아리랑릿지와 쓰리랑릿지가 금강산 못지 않은 수려한 산세를 뽐낸다.




 

 

이곳 신불산에는 4개의 릿지가 연결돼 있다.

아리랑 릿지, 쓰리랑 릿지, 에베로 릿지, 그리고 탈레이 릿지가 그것들이다.

필자 뒷쪽으로는 보기에도 늠름하게 서 있는 독수리바위가 우람한 근육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 


 

 

드디어 신불평원에 올랐다.

더 넓은 평원에는 이미 가을색이 완연하다.

독수리바위에서 시작된 산길이 죽바우등까지 산그리메를 그리며 마루금을 긋고 있다.


올 여름에도 이길을 제이와 함께 걸었었다.

배내고개에서 죽바우등까지 장장 18키로의 대장정이 새록 새록 기억나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신불재 부근에는 새털 같은 날개를 달고 눈부신 가을속으로 날아오르고 싶은 억새풀들이 뽀얀 물결을 이룬다.

마치 더 넓은 산정분지에 작은 돛단배를 타고 은빛 물결 일렁이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 같다. 


 

 

 

 

그렇다 은빛바다.

산정에 펼쳐진 은빛바다 그 속에 필자는 무아지경에 빠진다.


자연의 대서사시...

아무리 뛰어난 작가도 다 담을 수 없을것이다.

그래서 자연은 스스로 배우가 되고, 때로는 작가가 되어 바람이 불때마다 은빛파도가 산정을 뒤덮는 장관을 직접 연출한다.

나는 그저 이 순간을 가슴에 담고, 또 가슴으로 담는다.



 

 

 

하산길...

신불재 부근에서 내려가는 아리링릿지 초입이 아닌 에베로릿지 갈림길로 내려서다 보니 아리랑릿지 하단부에 도착했다.

그냥 하산하기에는 너우 아쉬어서 신선대까지라도 올라가 본다.

 

한차례 로프를 타고 올라서자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거대한 암봉이 눈앞에 나타났다.

암봉 정점에 올라서자 온몸을 전율시키는 스릴감이 오늘 산행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신선대 주변 풍경은 말그대로 선경이다.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 할만큼 빼어난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하산길... 신선대에서 한참을 내려 드디어 아침에 놓쳐버렸던 지점에 도착했다.

이곳에 아리랑과 에베로 갈림길 이정표를 하나 세워놓았으면 후등자를 위해서 좋을듯 싶다.

다음에 오면 간단하게 시그널이라도 달아놓아야겠다.

 

 

 

모처럼 긴 산행의 여운인지 배고픔이 초가을 어둠과 함께 찾아왔다.

오늘 저녁은 맛집 검색끝에 찾아온  "가지산 언양불고기집" 에서 부드러운 불고기로 넉넉하게 배를 채우고 집으로 출발~~


신불산 아리랑릿지...

만산홍엽이 물드는 10월말쯤에 다시 한번 더 오르고 싶다.

그때는 꼭 아리랑릿지의 모든것을 다 볼 수 있었어면 하는 바램으로 오늘 산행의 아쉬움은 추억속에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