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령~비로봉)첫 눈 내리는 소백산
- 일 자 : 2016년 12월 13일~14일(1박2일)
- 날 씨 : 눈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죽령매표소~연화2봉대피소~연화봉~비로봉~비로사매표소
(총산행시간 9시간 1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산행시작(14:00)~2연화봉대피소(16:10)1박
올해의 시간이 서쪽 창가에 비칠즈음
모처럼 일주일간의 제법 긴 휴가가 주어졌다.
딱 2년전 소백산에 대피소가 생겼다.
지리산, 덕유산, 설악산에 이어 네번째 대피소가 있는 국립공원이 된 것이다.
그래서 망설임없이 연화봉 대피소 예약을 마쳤다.
예약을 후 일기예보를 주시하는데 이틀전부터 산행당일 소백에 눈이 내린다는 소식이다.
오~~ 이런 절호의 기회가....ㅋㅋ
잘 하면 올 겨울 첫눈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벌써 마음은 소백산을 걷고 있다.
아침 노포동 터미널을 출발 영주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가까워진다.
영주터미널에서 택시를 픽업하여 죽령고개에 내렸다.
이곳에서 임도길을 따라 두어시간만 올라가면 제2연화봉 대피소에 도착한다.
천성산 원효암 가는 길처럼 임도길이 꾸준하게 이어지는데 길 가장자리에 쌓여있는 잔설을 보니 눈산행 기대감이 앞선다.
정확히 두시간 정도 오르자 기상관측소와 제2연화봉 대피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대피소는 옛날 군부대가 있었던 자리로 군부대가 이전하고 난 뒤에 새로 리모델링을 하여 2015년 겨울에 문을 열었다
대피소 내부 시설은 아주 깔끔하고 난방이 잘되어 따뜻하다.
해발 1357m에 위치한 대피소는 지상 2층으로 125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더불어 현대식 화장실과 취사장 등 편이시설이 잘 들어서 있다.
이곳 대피소는 죽령탐방지원센터에서 약 2시간이면(5.2㎞) 오를 수 있고,
내일 산행예정인 소백산의 최고봉인 비로봉(1439.5m)까지는 2시간10분(6.1㎞)정도면 갈 수 있다.
오늘 메뉴는 부대찌게와 수육이다.
산을 좋아하는 산꾼이라면 대피소에서 먹는 밥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ㅋㅋ
밤이되고 어둠이 찾아오면서 취사장 바깥온도가 영하로 뚝 떨어진다.
서둘러 얼큰한 찌게에 맥주한캔 마시고 대피소로 되돌아와 침상에 누웠다.
내일 첫눈산행의 설레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가슴을 애써 진정시키며 소백의 겨울밤은 깊어간다.
산행시작(08:00)~천문대(10:15)~제1연화봉(11:10)~비로봉(13:20)~비로사(16:00)
아침에 눈을 뜨자 마자 창문을 열어보니...
마치 도화지에 하얀 물감을 풀어놓은듯 순백의 세상이다.
일기예보는 10시 넘어서 눈이 내린다는 했는데 아마 새벽녁부터 내린 모양이다.
오늘 눈구경하기 힘든 부산에서 올라온 산객에게 소백은 큰 선물을 선사한다.
대피소에서 천문대까지 이어지는 임도길은 두터운 눈이 덮혀버렸다
길섶 주목나무들도 눈이 쌓여 환상적인 겨울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눈송이가 점차 함박눈으로 변해 눈 축제에 온 기분이다.
천문대를 거쳐 연화봉에 올랐다.
이곳은 희방사에 올라오는 산객들과 주능선으로 가는 산객들이 붐비는 곳인데 오늘은 고요함이 감돈다.
여기서 부터는 포장길을 버리고 본격적인 주능선 산길로 접어든다.
이제부터 오늘 산행의 백미 소백의 주능선을 걷는다.
이미 능선에는 보는곳 마다 설화가 장관을 이루어 발길 닿는곳마다 탄성이 절로 난다.
무작정 산이 조아 산을 오른지 20년이 지나고 오른 산만 300산이 넘었지만
오늘 같이 이렇게 함박눈이 내리는 소백의 주능선은 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해서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느새 천동지구 갈림길 이정표까지 왔다.
이제는 엷은 운무에 쌓인 소백의 정상 비로봉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느껴진다.
비로봉 바로 아래 있는 주목감시초소에서
아침에 준비해온 누릉지로 따뜻하게 몸을 추스리고 밖으로 나오니 눈보라가 휘몰아 친다.
마치... 더 넓은 설원평원에 홀로 서있는 듯한 가슴 뭉클한 감동이 밀려온다.
겨울산행의 대명사 소백산...
여느 겨울날이였으면 얼굴이 얼어붙을것 같은 칼바람이 기세등등 하지만 오늘만큼은 한없이 부드러운 소백산이다.
장갑을 착용하지 않아도 손이 시럽지않은 겨울소백산이 오히려 어색하다....ㅋㅋ
소백의 주인 비로봉에 올랐다.
언제보다 늠름한 정상석... 산객이 적어 오늘만큼은 마치 내것인양(?) 느긋하게 인증샷을 남겨본다.
이제는 하산할 시간...
눈 내린 소백산이 쉽게 발길을 놓아주지 않는다.
몇번을 고개를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아보면서 비로사 방향으로 내려선다.
비로사 바로 위 달밭골 삼거리에 미리 콜한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곧바로 영주터미널로 이동해서 가락국수 한그릇 채우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죽령에서 비로봉까지...
1박2일 동안 겨울 소백산의 모든것을 보고가는것 같다.
아마 소백산이 올해 마지막 산행인 듯 싶다.
올한해 돌이켜보면...
신어산을 첫 산행으로 16번의 산행기록을 남겼다.
20회를 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지만 내년에는 조금 더 산을 찾아야겠다.
2016년 한해가 이렇게 기억할 만한 산행과 스쳐버린 소소한 일들로 채워진채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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