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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사량도 종주)산을 품은 작은섬

by 인생은저니처럼 2015. 4. 12.

 

 

 

(사량도 종주)산을 품은 작은 섬 

- 일 자 : 2015년 4월11일(토욜)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돈지초교~지리망산~달바우~가마봉~옥녀봉~금평항
  (총산행시간 5시간3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부산출발(07:00)~가오치선착장(08:40)~금평항(10:00)~돈지마을산행시작(10:40)~지리망산(12:50)

 

 

 

오늘 산행지는 사량도...

오전 9시출항 배시간에 맞추어 가오치 선착장에 도착하니 아주 반가운 친구 한명이 기다리고 있다.

 

정미야 만나서 반갑데이

6학년때 같은 반이라서 기억이 선명한데 그때는 아주 키가 큰 친구였다.

산행마치고 난 뒤에 다시 만나 이야기 나누기로 하고 서둘러 승선한다.

 

 

 

 

사량도는...

2001년, 2003년 윗섬인 옥녀봉에 올랐고 2012년에는 아랫섬인 칠현산에 올랐었다.

 

바다를 내려다 보며 쫄깃쫄깃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어느새 섬과 하나가 되는 곳...

사량도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험과 낭만의 섬'이다.

 

 

 

 

 

은빛 물살을 헤치며 배가 나아가고 있다.

잔잔히 수면 위로 미끄러져가는 동안 

오늘 산행에 대한 들뜬마음을 조금 가라 앉히고 안전한 산행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곳 사량도는 산은 낮지만 곳곳에 위험한 곳이 도사리고 있어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즐거운 산행이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무의미하다.

 

뱃전에 잠시 서 있으니

푸른 바다가 우리를 향해 일어서는 듯하고
아직 찬기운이 느껴지는 바닷바람이 얼굴과 가슴을 정화시켜주는 느낌이다.

 

 

 

 

오늘 함께하는 친구는 13명이다.

바쁜친구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떠나는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모두 다 오늘 조은 추억 많이 담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은 각자 취미되로 산행팀과 낚시팀으로 나누었다.

산행은 영화, 주옥, 경안, 두래, 용수, 성찬, 원석 그리고 나까지 포함해서 8명이고

낚시는 수택, 동수, 기환, 창현, 상연 이렇게 5명이다.

 

 

 

 

 

뱃전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윗섬이 손에 닿을듯 지척에 보인다.

옥녀봉에서 시작된 암릉이 몇번의 용트림끝에 지리망산까지 한달음에 치닫는다

보기만해도 근육미가 넘치는 암릉이다.

 

 

 

 

해마다 봄이 오면 뭍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끄는 섬....
주말이면 하루 수천 명, 한해 35만 명 이상의 산행객이 몰려 등산로 곳곳에 긴 행렬이 이어지고 섬 전체를 들썩이게 만든다.

금평항 접안과 동시에 사량호에서 엄청한 산행객들을 토해내고 있다.

 

 

 

 

금평항에는 배시간에 맞추어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데...

한꺼번에 내린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마을버스는 금새 비만증에 걸렸다....ㅋㅋ

 

그래도 우리는 차를 뱃편으로 실어온 덕분에 편안하게 산행 들머리인 돈지마을에 도착했다.

오늘 산행은 돈지에서 금평까지 종주하는 코스로 거리가 약 7㎞정도 된다.

 

점심시간을 감안한다면 적어도 4~5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렇치만 예전보다 안전시설이 많이 설치되어 조금은 단축될것 같다.

 

 

 

 

 

돈지분교 정문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내륙에서는 볼 수 없는 바다와 어울어진 그림이 하나 둘 펼쳐진다.

 

들머리 산비탈을 약 20여분.... 

목덜미에 땀이 느껴질 즈음 조망터에 올라서자 입에서 감탄사가 절로나오고 입가에는 기분좋은 미소가 퍼진다.

 

 

 

 

 

드디어...

바윗길이 첫선을 보이고 공룡의 등짝인 주능선에 올라섰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들쭉날쭉한 산줄기가 이어지고 발 아래로 푸른 바다와 지척에 수우도가 손에 잡힐듯 보인다.

 

조금전 올랐던 돈지마을은...

부드러운 해안선을 따라 봄 햇빛 부스러기들이 반짝반짝하는 바다 옆에 꿈꾸듯 자리잡고 있다.

 

 

 

 

 

산행은 공룡 등뼈 같은 암릉을 따라 걷는 재미가 솔솔하다.

그렇치만 항상 긴장하고 발디딤 하나 하나 신경을 쓰면서 걸어야 한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칼날 같은 암릉 사이를 기다시피 해야 하는 구간도 수두룩해서 여친들을 밀어주고 끌어주며 잘 보살피며 가야 한다. 

 

 

 

 

 

섬 산행에서만 볼수 있는 그림같은 풍광이다.

우측 사면에 핀 진달래가 마치 귀걸이 처럼 고운 자태를 뽐낸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시선을 두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가슴속 기쁨이 부추겨서 까닭없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오늘 함께 산을 오르는  친구들 모두 마음이 부풀어 오를것이다.

 

 

 

 

이 아름다운 배경에...

자연사랑 산악인 둘이 사진을 남겼다...ㅋㅋ

 

경안이는...

작년 가을 신불 공룡능선 로프하강을 보면서 언제가 같이 산행을 하고 싶었다.

정말 담력도 있고 산을 조아하는 멋진 여성산악인이다.

 

 

 

 

 

누구나 가끔은 일상탈출을 꿈꾼다.

그래서 디카프리오처럼 두팔을 벌리고 남해바다를 가슴에 품어본다.

 

 

 

 

봄날 환한 햇살과 ...

해초 향기 머금은 바람을 안고 산행한지 1시간만에 첫봉째 봉우리인 지리산 정상에 이르렀다.

 

맑은 날이면 지리산이 보인다해서 지리망산이라 부르다가 언제부터인가 지리산으로 줄여 부르고 있다.

무엇보다 친구들 모두 표정이 밝아보인다.

 

 

 

지리망산출발(12:50)~점심(13:30)~절골재(14:00)~가마봉(14:40)~옥녀봉(15:50)~금평항(16:10)

 

 

 

 

요즘 때아닌 감기때문에 고생하는 친구들이 많다.

몸은 약해 보이지만 감기 한번 안 하다는 영화도 감기에 고생이다.

그렇치만 힘든표정 하나없이 굿굿하게 친구들과 호흡을 맞추고 걷고 있는 그녀에게 맘속 응원을 보낸다.

 

영화야...

저녁에 이자묵지 말고 3종세트 꼭 하고 자래이

여기에서 3종세트란 허리에는 제놀, 무릎에는 캐토톱, 얼굴에는 팩....ㅋㅋ

 

 

 

 

촛대바위를 지난 후 능선을 따라 달바위 방향으로 간다.

지리산에서 1.1km 거리에 옥동마을과 반대편 내지마을에서 올라오는 산길이 만나는 안부사거리가 있다.

 

10년전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나무의자만 있었는데

이제는 막걸리를 파는 간이매점이 생겼고, 꽁지머리 아저씨가 꽹과리, 북, 징을 치며 볼거리도 선사한다.

 

그렇치만 개인적으로 산에 무엇이든지 남기는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덕유산 향적봉대피소에 걸려있는 글처럼 "산은 아니온듯이 다녀가는 것"이 제일 좋다.

 

 

 

 

 

 

달바위에 올라서니 드디어 옥녀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곳 달바위는 사량도 암릉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거침없는 조망을 자랑한다.

 

산행객들의 안전을 위해 예전에는 없었던 나무계단들이 많이 생겼다.

가마봉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 거쳐야 했던 로프 구간도 지금은 계단으로 설치되어 있다.

 

 

 

 

 

 

가마봉에 올랐다.

가마봉과 옥녀봉은 쌍둥이처럼 마주보고 있는데...

이 구간은 거리는 짧지만 사량도 산행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백미라고 할 수 있다.

 

가마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철계단은 경사가 상당히 급해

처음부터 겁먹는 산객들이 더러 있어 이 구간에서는 사람들의 걸음이 느릿느릿할 수밖에 없다.

 

 

 

 

 

가마봉을 내려오면 구름다리가 우리를 반긴다.

향봉과 연지봉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짧지만 그래도 출렁거리는 느낌이 꽤 있다.

 

예전 출렁다리가 없을때에는 밧줄을 타고 올랐었다.

물론 그 맛에 암릉을 오르지만, 그때는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여 휴일에는 몇번씩 119헬기가 출동하였었다.

 

 

 

 

위사진은 2003년 여름에 밧줄을 타고 향봉 오르던 필자의 모습으로

당시 로프로 오르내리며 후들후들 떨리기도 했지만, 아슬아슬한 스릴을 맛보았던 옛 생각이 절로 난다.

 

 

 

 

옥녀봉...

돌무더기 있던 이곳에 옥녀봉 비석을 새롭게 세워놓았다.

사실 현수교가 있는 향봉을 옥녀봉이라고 잘못 알고있는 산행객들이 많았었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셈이다.

 

친구들아..

화이팅하는 모습처럼 2015년도 힘차가 한번 뛰어보자!!

 

 

 

 

 

옥녀봉에서 쉬엄쉬엄 내려서니 저만치 금평항이 보인다.

돈지를 출발 하산때까지 5시간30분정도 걸렸다.

무엇보다 아무런 사고없이 산행을 마쳐 다행스럽다.

 

유록빛 봄물이 찰랑거리는 바닷가

물살이 잘게잘게 흔들리는 아늑한 포구에는
작은 배들이 서로 옆구리를 맞댄 채 쉬고 있는 모습이 가족인 듯 정다워 보인다.

 

 

 

 

 

5시 배편으로 섬을 떠났다.

섬에서 나올려니 그림책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나온 듯 또는 꿈에서 마악 깨어난 듯한 기분이다.

 

섬은...

그 둘레에 모여드는 파도처럼 우리 마음에 많은 느낌과 상상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아마도 그것은 일상 너머를 향한 동경이고 새로운 세계를 향한 그리움일 것이다.

 

 

 

 

 

저녁은...

여기서 그리 멀지않은 정미가 운영하는 바리바리 화로구이집 으로 향했다.

일본 직영 한우구이 전문집으로 파워블로그에 소개될만큼 통영에서는 꽤 유명하다.

넉넉하게 챙겨주는 정미 덕분에 푸짐하게 식사를 하고 부산으로 되돌아 왔다.

 

섬에 대한 설렘과 달콤함으로 보낸 오늘 하루

아름다웠던 섬 산행이 그렇게 끝나고 가족이 기다리는 집으로.. 또 일상을 향해 되돌아간다.

 

친구들아...

오늘 하루즐거웠고, 또 다른 산에서 보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