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솔향 그윽한 천년고도 길
언제 : 2011년 10월 23일(일욜)
구간 : 삼릉에서 첨성대까지
거리 : 약 8km
누구와 : 수진이가족(3), 유정이(3), 현규가족(3), 마당수애, 초대손님 샘(3)
경주남산...
신라 천년의 역사가 그대로 숨쉬고 있는 곳...
두말 할 필요가 없는 문화재의 보고... 그래서 많은이들이 노천박물관의 지붕이라고도 일컫는다
이번 가을 둘레길을 경주로 계획한것도 지난주 1박2일에 방영되었던 "남산 7대 보물편"의 영향이 많았다.
TV를 보면서 이번 둘레길때 아이들과 함께 걷는다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남산 7대 보물편"은 남산 금오봉을 넘어가는 코스로 약 7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아이들과 함께 걷는것은 조금 무리가 있을것 같다.
그래서... 이번 가을둘레길은 "삼릉가는 길" 을 걷고, 내년 봄에 답사를 다녀온후에 다시 계획을 세워볼 생각이다.
언양휴게소에서...
오랜만에 연락반장님가족, 선미반장님가족, 그리고 둘레길 단골손님 샘 세분과 만났다.
아니.. 이젠 샘 세분은 더이상 손님이 아니고, 러브산넷 길맘길의 또 하나의 든든한 가족이다.
휴게소를 출발 잠시 후...
톨케이트 통과 경주시내로 들어서자.. 길가에 이어지는 은행나무는 지난주에 왔을때 보다 더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다.
삼릉에는 남산산행을 하시는 분들로 인해 발디딜틈이 없다.
몇년전 지리산 둘레길도 1박2일에 소개된 이후 엄청난 인파로 인해 호젓함이 많이 사라졌는데... 1박2일의 위력이 대단하네...
이곳 삼릉은... 말 그대로 능 세개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나란히 붙어있다.
삼릉을 감싸고 있는 소나무숲은 진사님들에게 꽤 알려진 곳으로..
새벽에 산안개가 낮게 머무르고, 아침햇살이 소나무숲사이로 들어오는 빛내림은 신비로움까지 느껴진다고 한다.
그저께 내린 가을비 때문인지...
소나무숲 솔향이 더욱더 그윽하게 다가오고, 발밑으로는 도툼한 솔개비의 촉감이 전해온다.
삼릉둘레를 돌면서.... 산이 만들어내는 상쾌한 공기를 깊게 마시며 깊어가는 가을을 가만히 껴안아 본다.
삼릉을 지나면 자그마한 연못을 만난다.
이곳 태진지는 다양한 수생식물이 있는 생태공원이며 삼릉가는 분들 쉼터역활을 한다.
시골에 흔히 볼수 있는 작은 연못에 불과하였지만.... 이렇게 친환경적으로 조성을 하고보니 훌륭한 생태학습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포석정으로 들어가면서
아이들한테 포석정이 뭐하는 곳이였을까 물어보니... 물과 술 두가지를 간략하게 답한다.
어릴적 신라역사를 배울때 빼 놓을수 없는 바로 이곳...
아이들이 말한것처럼 신라 경애왕이 궁녀와 포석정에서 잔치를 벌이다 후백제 견훤에게 사로잡혀 자결을 하였던 곳이다.
그렇치만... 소수 학자들은 포석정이 제사를 지냈던 곳이라고 말한다.
제사를 지낸 후 술잔을 띄우고 영토회복의 결의를 다짐하면서 술을 마셨다는 설이 전해진다.
아뭏턴... 비운의 신라53대 경애왕은... 여기에서 얼마떨어지지 않은 삼릉 조금 윗쪽에 조용히 잠들어 있다.
경주에서는 어제 "삼릉가는 길" 걷기행사 열었다
이 길은... 옛 신라왕들이 남산으로 행차하였던 길로 최근 경주시에서는 삼릉~ 월정교구간을 재정비하여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8km남짓 정도의 거리로 아이들과 함께 유적지를 둘러보며 느긋하게 걷는다면 꽤 괜찮을것 같다.
포석정을 지나면서부터 논길이 이어진다.
금빛으로 익어가는 들녘을 옆에 두고 이리저리 구비구비 돌아가는 전형적인 시골길이다.
이 길이... 아스발트 포장이 아니라 논두렁이였어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을 느껴본다.
옛날 왕궁을 출입하는 다리였던 월정교는 현재 복원공사중이다.
현재는 다리상판 목구조물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며 준공시점은 내년 12월예정이라 한다.
내년말이면 경주여행에 빠질수 없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것이다. 복원현장 홍보관도 있다고 하는데.... 들리지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오늘 마지막 구간 계림에 도착했다.
휴일을 맞아 놀러나온 아이들의 맑은 말소리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오전내내 무거운구름에 가려 무표정했던 하늘도 구름을 걷어내고 파란 가을하늘을 보여준다.
오늘도 막내 현우는...
형아,누나를 따라가지 못하고 혼자 투정을 부리며 걷고 있다.
언제쯤 형아,누나들 한테 뒤쳐지지 않고 함께 걸을 수 있을련지.... 그때도 여전히 아이들과 함께 둘레길을 걸을 수 있을까?
2년전 여름...
처음 지리산 둘레길 걸을때보다... 고새 아이들이 부쩍 많이 성장한것 같다.
삼릉을 출발하여 계림까지... 오늘 8km 일정을 모두 마쳤다.
다소 배고픔이 느껴지는 시간
경주 대릉원 옆 맛집 "삼포 쌈박집"에 들렸다. 상 하나 가득히 반찬이 들어오고, 쌈 가짓수도 다채롭다
그러나 많은 반찬가짓수에 비해 맛은 기대에 살짝 못 미치는다는 생각... 오히려 식당 이곳저곳 모아놓은 골동품이나 수집품들이 인상적이였던 같다
식사 후... 맞은편 대릉원 담벼락에서 아이들 술레잡기 놀이가 재미있어보여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계림에는.... 가을내음이 가득하다.
오랜세월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느티나무와 물푸레나무....
화려하고 현란한 단풍은 없어도 그 은은한 단풍의 조화가 천년 고도 경주의 모습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곳에서 자리를 펴고.... 함께온 분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며 깊어가는 가을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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