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요함이 깃든 아름다운 수변산책로
날짜 : 2011년 11월26일(토욜)
한해가 또 저물어 간다.
시간은 급류를 앞둔 물길처럼....
처음에는 천천히 흐르더니 봄, 여름, 가을이 지나 초겨울이 다가오니 사정정없이 휘몰아친다.
올해가 가기전에 러브산넷 길맘길 가족이 다시 모였다.
부산의 걷기좋은 길... 갈맷길 21코스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회동수원지 수변산책로이다.
오늘은 2시간남짓 짧은코스라 둘레길이 끝나면 경성대로 이동하여 연극 "버닝맨" 을 관람할 예정이다.
범어사역 1번 출구로 올라오니...
아직 가로수 은행나무 이파리는 매서운 아침추위에도 꿋꿋하게 초록빛을 잃지 않고 있다.
범어사역 인근 버스 정류소에서...
마을버스(3번)를 타고 상현마을로 갈 예정이였으나 30여분을 지나도 버스가 오질않아 택시로 목적지로 이동하였다.
상현마을에 도착하여 둘레길 채비를 하던 중 마을버스가 들어온다.
버스정류소에 붙어있는 마을버스 시간표를 찾아보니... 한시간마다 운행하는 모양이다.
참고로... 상현마을로 가려면 금정마을버스 3-1번을 타면 되고,
회동댐 입구는 99번, 42번, 179번 시내버스종점에서 회동초등학교 앞으로 진입하면 된다고 한다.
오늘 둘레길 출발지인 상현마을에서 회동댐까지는 7.2km로...
넉넉하게 쉬엄쉬엄 걷는다 해도 2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있는 거리이다.
들머리에서 바라본 호수는 고요하고 평화로웠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에 머리가 하얗게 센 갈대들이 아침 햇살에 잔잔히 흔들리고 있다.
45년만에 개방...
반세기 가량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산책로 주변 숲이 울창하다.
산책로 역시 부드러운 흙길이고.... 길이 유순하여 아이들이 걷기에 참 좋은것 같다.
숲과.... 수원지를 함께 바라보며 걷는다는 것...
부산에 이렇게 더 넓은 호수를 끼고 걷는 자연의 길이 있다는 것은 길맘길 가족에는 큰 축복이다.
산책길 굽이도는 모퉁이마다.... 또 어떤 풍경이 감추어져 있을까 하는 설레는 맘이 가득하다.
막내 현우가 서 있는 지점이 부엉산 오륜대 갈림길이다.
그렇치만... 오륜대전망대는 사유지 분쟁으로 임시폐쇄되어 오늘은 오르지 못할것같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은 어떨까?
아직 올라가 보질 않아서 모르지만... 아마 순천생태공원 용산전망대 못지않은 풍경이 펼쳐질것 같다
은행나무밑에서 점심을 먹고... 땅뫼섬을 둘러보기로 했다.
땅뫼산은 오륜대본동마을 저수지 중간에 붕어섬처럼 느껴지는 지형으로 야트막한 산이다.
하늘은 가없이 푸르고...
호수의 잔물결은 가을 햇살의 영롱한 빛을 튕겨내며 잔잔히 흘들리고 있다.
잔물결에 잠겨 빛나는 무수한 빛의 보석들을 바라보며 한동안 우두커니 서있었다.
땅뫼산 끝터머리에 작은 수변이 펼쳐진다.
수변에는.... 모래도 자갈도 아닌 짙은 황토가 퇴적되어 있어 이색인 풍경이다.
아주 가까이서 물수제비도 뜰수도 있고.... 직접 호수물에 손을 담글어 볼수도있다.
물수제비는...
어릴적 냇가에서 하루종일 던져보았지만 오랜만에 하니... 옛날만큼 잘 뜨지지 않네
그렇치만...우리의 마당수애 던졌다하면 7~8번 뜨는것은 기본이다....ㅎㅎ
앞서걷는 아이들 숲사이로 햇살이 스며든다.
금빛 털실처럼 가볍고 엷은 빛내림이 초겨울답지 않게 눈부시게 보인다.
수변길 곳곳에는...
나무데크와 작은 원두막이 설치되어 있어 쉬어가기 안성맞춤이다. 길맘길 가족 모두 모두 표정이 밝아서 좋다.
숲속호수...
햇볕조차 비쳐들어올 틈 없는 짙은 숲그늘 뒤로 잔잔히 흔들리는 은청빛 물결..
이번 둘레길에서 가장 담고싶은 그림이다.
이런 풍경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셔터를 누르는 손은 가늘게 떨린다.
쭉쭉뻗은 나무를 고려해서 옆으로 촬영했더라면 더 좋은 사진이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이...
산책이 끝나갈쯤 수원지 전체를 뒤돌아보았다.
산 기슭엔 단풍이 곱고.... 그리움을 껴안은듯한 호수는 한없이 잔잔해 보인다.
12월 초 올 마지막 산행을 아홉산으로 갈듯 싶다.
호수 반대편에 낮지만 길게 누워있는 산이 바로 아홉산으로 작은 봉우가 아홉개나 된다고 한다.
발 아래 호수를 내려다 보며 걷는 길이라 풍광이 여느 산 못지 않을것 같다. 올 한해 뒤돌아보며 도란도란 회원님들과 이야기 하며 걷기에 좋을듯 싶다.
이제 회동댐이 지척이다.
출발할때 밥 안준다고 떼(?)를 부리던 막내 현우가 오늘은 일등으로 도착했다.
둘레길이 시작되고 난 뒤 처음인것 같다. 미라클 코리아가 아니라... 오늘만큼은 미라클 현우네....ㅎㅎ
그런데...
너무 느긋하게 걷다보니... 예정된 "버닝맨" 연극시간을 맞추지 못할것 같다. 아이들이 무척 보고싶어했는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둘레길은 끝났지만...
연극을 관람하지 못하고 남은 시간은... 맛집(?)을 찾아 저녁을 먹기로 했다.
감전동에 위치한 민속촌 주막골...
문여는 시간을 기다려 안으로 들어가니 메뉴판이 장난 아니네...
알탕, 홍어, 과메기, 동태탕, 땡초정구지, 대구뽈찜 등..... 여느 식당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한결같이 얼큰한 음식들...
아니나 다를까.... 닭도리탕에 속은 불이나고, 그 자리에서 녹다운 되어버렸네....ㅎㅎㅎ
(에필로그)
볕좋은 늦가을날...
회동수원지 수변 산책로도 좋았고,. 뒷풀이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다만... 둘레길이야기가 주제가 되어 아이들도 함께 할수 있는 분위기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데요.
올 한해 둘레길 가족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3월 삼포길, 5월 저도비치로드, 10월 삼릉가는길, 11월 회동수원지 산책로
그리고 보니 지리산둘레길이 빠졌네요. 내년에는 조금 욕심을 내어 지리산 하동~구례쪽 둘레길을 걸을수 있도록 준비할께요..
그럼... 올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 봄 둘레길때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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