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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추월산)무색의 서정적인 풍경

by 인생은저니처럼 2009. 11. 18.

 



무색의 서정적인 풍경... 추월산


- 일 자 : 2009년 11월 18일(수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용전사~복리암마을~수리봉~추월산정상~보리암~주차장 
  [총산행시간 4시간00분 점심/사진촬영시간포함]


 




 

 추월산..
가을추(秋)자로 시작되는 추월산은 이름으로 봐서는 가을산 이지만...
가을이 절정을 이룰때는 내장산이나 강천산에 가려있다 단풍이 지고 가을도 한참 저문 이맘때쯤 사람들이 찾는 산이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하다.
내장산만큼 단풍이 화려하지 않기 때문일것이고, 가을이 저문 지금에도 볼것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산들이 겨울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지금... 추월산은 어떤 모습은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함을 안고 출발해본다.




 

북부산요금소(09:30)~옥과IC(11:20)~담양요금소(11:40)~복리암마을(12:00)


 






오늘 산행은
오랜만에 솔뫼와 함께한다.
솔뫼와의 인연은 딱 두번있었는데
산행기록을 더듬어보니 2007년 겨울 계방산과,  2007년 봄 쫓비산 산행이였다.
그 이후..
오랜만에 산행참여를 하는데 한눈에 알아보시는 솔뫼 총무님의 기억력에 놀라울뿐이다. 

매년 그렇듯이...
이맘때쯤이면 느낀다.
가을인가 하다 보면 어느새 겨울 문턱이라는 걸.....
더욱이 요 며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움츠러던 몸과 마음은 이미 한겨울이나 진배없다.





산행시작(12:10)~수리봉(13:20)~추월산주능선~추월산정상(14:25)


 

 






산행들머리는...
관광단지 주차장에서 조금 떨어진 복리암 마을이다.
추월산 산자락에 기대어 옹기종기 모여있는 스물가구쯤 보이는 아주 작은 산골마을이다.
마을뒤로 그리높지 않게 보이는 일자능선이 파란가을하늘과 맞닿아 있다.

 

 






마을을 벗어나 산길로 접어들자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한겨울이라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날카로온 겨울 바람이 매섭게 목덜미를 엄습한다.
지퍼를 턱밑까지 바짝 올리고 잰걸음으로 가파른 경사길을 치고 오른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따뜻한 햇살이 내려앉는 전망 좋은곳에 오르니 바위너머로 복리암 마을이 자그맣게 보인다.


 

 






산길은...
가을이 지나간 흔적을 대변해주듯 낙엽들이 수북히 쌓여있다.
발밑에서 전해져 오는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춘다.

어릴적...
교정에 쌓인 낙엽을 쓸어모아 태우면 정말 고소한 냄새가 났었다.

그렇치.... 커피 냄새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글에...
낙엽을 태우면 갓 볶아낸 커피냄새가 난다고 했지...

낙엽길을 지나자..
이번엔 키작은 산죽길이 열린다.
대나무의 고장처럼 산행내내 가끔씩 산죽길이 나타나 산행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쉬엄쉬엄 걷다보니...
어느새 추월산과 견양동으로 갈라지는 주능선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서부터 추월산 정상까지는 호남정맥 구간이다.
이정표지점에서 추월산방향으로 20m정도 오르자 전망 좋은곳에 닿는다.

뒷쪽으로 내장산 어렴풋이 조망된다.
줌으로 당겨보니 내장산의 독특한 봉우리인 써래봉이 가까이 보인다. 


 








수리봉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정상으로 향한다.
주능선은 간혹 오르막이 있지만 그리 힘들지 않고 편안한 산길이 이어진다.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면 제법 형상을 갖춘 암봉들이 우뚝 솟아있고
진행방향으로는 멀리 담양호의 모습이 보인다. 


 

 






길섶엔...
어제내린 첫눈을 낙엽이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예년보다 보름정도 빨리내린 첫눈으로 보아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정말 오늘같은 날씨는...
옷을 입고 있어면 약간 덥게 느껴지고, 곁옷을 한개라도 벗을려고 하면 바람이 사정없이 파고든다.
추월산 정상(731m)은 정상이라는 표지목만 서있을뿐 아쉽게 정상석이 없다.





하산시작(14:30)~보리암정상(14:55)~보리암(15:15)~주차장(16:10)


 

 

 






정상을 출발 보리암으로 가는 길목에 바라본 주능선이다.
수리봉에서 부터 추월산정상까지 오늘 걸어온 길이 한눈에 조망된다. 

보리암정상에서 하산길은 두갈래로 나뉘어지는데...
1코스는 보리암을 거쳐 하산하는 길이고, 2코스는 거대한 보리암 암봉을 에둘러 가는 하산길이다.
물론 둘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합쳐진다. 
까치집처럼 가파른 절벽에 둥지를 틀고 있는 보리암이 위태위태하게 보인다.


 








보리암은...
조용하다. 그 흔한 연등하나 없고, 스님의 염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마치... 초겨울의 문턱 날씨처럼......

이곳 보리암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옛날 보조국사 지눌이
지리산 천왕봉에서 나무로 깎은 매 세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한마리는 장성 백양사터에, 또한마리는 순천 송광사터에,
그리고 한마리가 바로 여기 보리암터에 내려 앉았다는 전설이 있다.


 

 






담양호...
누군가 그랬다. 전국에서 가장 맑은 담수호라고....
보리암 앞마당 대나무 담쟁이 너머 
담양호를 내려다 보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보리암에 머물면 누구나 성인이 되질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맑은 담양호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더욱 더 자신을 성찰하고 정진하면...  정말 성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추월산 전망대....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담양호 전망대라 해야 옳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곳에서면 발아래 담양호는 물론 맞은편 금성산성과 담양온천까지 조망된다.

이곳까지 나무계단이 완성되어있는데...
아마 보리암을 거쳐 보리암정상까지 이어질듯 싶다.
담양군의 추월산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것 같다.


 

 

 






나무계단이 끝나는 지점에서 부터 산길이 넓어진다.
군데군데... 돌탑들이 쌓여져있고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놓여있다.

추월산은...
지금 추색을 기대하면 실망이 크다.
지금은...무색을 생각하며 걷는다고 봐야 산행이 즐겁다.

주차장에 내려서자
산책로 나뭇잎이 가을의 아쉬움을 간직한채 마지막 힘을 내고 있다.
그 힘은 가을이 절정일때 아름다움을 뽐내는 도도함이 아니라... 
이 잎이 지고 나면... 이젠 올 가을이 뒤안길로 물러서는 씁쓸함을 느끼게 될것이다. 

요즘 유행어처럼...
정말.... 씁쓸~~한 인생이구만...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ㅎㅎㅎ

 

 

 


돌아오는 길...
솔뫼 회장님의 배려로 담양의 명물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거리에 잠깐 들렸다
신록이 울창했던 여름에 볼때와 또 다른 느낌이다. 더 우아하고 품격이 느껴진다고 할까??

부산으로 가는길...
차창 너머론 성급한 초겨울해가 저물고....
차내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로보 노래가 감미롭게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