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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겨울덕유)바람아 멈추어다오

by 인생은저니처럼 2009. 12. 16.





바람아 멈추어다오... 겨울덕유 


- 일 자 : 2009년 12월 16일(수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리조트~설천봉~향적봉~중봉~백암봉~횡경재~송계사매표소
  
  [총산행시간 4시간15분 점심/사진촬영시간포함






 덕유산..
산행전날 그동안 다녀온산 기록을 들추어보니... 놀랍게도 지리산보다 덕유산을 찾은 횟수가 더 많은것 같다. 
올 6월에도 덕유종주(육십령~향적봉)를 다녀왔는데 올해가 채 가기도 전에 다시 찾는걸 보면 덕유와의 만남은 남다른것 같다.
한동안 따뜻했던 겨울날씨도 덕유와의 인연을 시샘을 하는지 어제부터 찾아온 겨울추위가 만만치 않다





북부산요금소(08:30)~덕유산IC(11:00)~무주리조트(11:20)


 






갑자기 찾아온 추위...
가을이 남긴 흔적을 모두 지우게 하고 본격적인 겨울산행의 시작을 알린다.

겨울산의 매력은 단연 설경인데..
한동안 눈소식이 없어서 아쉽게도 이번 산행은 설경을 볼 수 없을것 같다.

대사초등학교 부근에 차를 주차하고
고속도로 위로 올라서니 북부산 요금소 뒷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산행시작(11:30)~설천봉(11:50)~향적봉(12:10)~중봉(13:00)~송계삼거리(13:20)


 






오늘산행은...
스카장에서 콘도라를 타고 설천봉까지 단숨에 올라간다.
삼공리에서 시작하면 3시간을 빡시게 걸어야 향적봉에 오를 수 있는데....
오늘은 수월하다. 

총무님의 말처럼... 
힘들게 오르는 날도 있고, 오늘같이 수월한 날도 있어야 재미가 있다는 말에 절대공감한다.

설천봉에 내리자..
아직은 본격적인 스키시즌이 멀었는지.... 아니면 눈이 오지않아서 그런지 스산하게 느껴진다.









설천봉에서 약간 맛을 보여주던 바람이...
향적봉에 오르자 기다렸다는듯이 매서운 칼바람이
본색을 드러내며 마치 향적봉을 송두리채 뽑아버리듯한 기세로 불어온다.

살을 애는 듯한... 뼈속을 파고 드는 듯한....
겨울 칼바람의 진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렇치 않아도 측은하게 보이는 정상석이 오늘따라 더 애처럼게 보인다.

향적봉 1614m...
몇번을 이곳에 왔지만 아직 정상석 사진이 없다.
그만큼 향적봉은 항상 발디딜틈 없이 많은 사람들로 정상사진 남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치만... 오늘은 여유롭게 정상 인증샷을 남긴다.


 

 






정상바위 올라서니 발아래 설천봉이 보인다.
상제루 앞마당에만 눈이 덮여있어 전체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철탑 너머  굽이치는 산그리메 제일 뒷자리에 
천왕봉에서 반야봉 노고단까지 지리주능선이 실루엣을 그리고 있다.


 

 






칼바람을 피해 재빨리 향적봉대피소로 내려선다.
이미 대피소내는 추위를 피해 들어온 사람들로 어깨하나 끼어들 틈이 안보인다.
하는 수 없이 바깥탁자에서 식사를 하는데..
숫가락 든 손이 얼마나 시럽든지 손이 꽁꽁 얼 정도다.
추위에 서둘러 점심을 먹고 , 따뜻한 커피 한잔 마신후 중봉으로 곧바로 출발한다.


 

 

 






고사목..
덕유산을 지키는 또 다른 주인이다.
비록 생을 다한 나무지만 1,614m의 그 높은 꼭대기에
꼿꼿한 자세로 비바람과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멀리 백두대간 능선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중봉(1594m)..
이곳에 서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남사면에 펼쳐진 덕유평전...
겨울 속살을 고사란히 드러내고 있지만 덕유산이 후덕하고 여유롭다는 말이 실감난다.

이어지는 주능선길..
무룡산과 삿갓봉을 잡아채서 남덕유까지 이어지는 산길이 답답한 기분을 후련하게 해준다.




 

백암봉출발(13:30)~횡경재(14:30)~송계매표소(15:45)


 

 






송계삼거리 가는 길에 뒤돌아본 중봉의 모습
겨울색감이 짙게 배인 중봉위로 파란 겨울하늘이 선명한 스카이라인을 긋고 있다.
6월종주때 더 넓게 느껴졌던 덕유평전이 
매서운 겨울바람때문인지 잔뜩 어깨를 움추리고 있는 모양세다.


 

 






백암봉...
산꾼들은 백암봉 보다는 송계삼거리로 많이 부른다.
이곳은 육십령에서 시작된 덕유산의 백두대간구간이
여기서 향적봉에 눈길만 주고 곧바로 신풍령(뼈재)로 이어지는 중요한 포인트다.

저멀리...
삿갓봉너머 남덕유와 서봉이 다정히 어깨를 마주하고 있다.
횡경재 가는 길로 들어서자 눈이 보이지만 산객의 눈길을 끌기에는 부족하다.


 






횡경재 가는 길에 잡아본 덕유주능선..
거울이 아니면 자기 얼굴을 볼 수 없듯이 능선을 걸어면서는 볼수 없었던 산길...
남덕유까지 꿈틀거리며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은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산꾼이라면 저 유혹의 길을 어찌 떨칠 수 있을까?

 






겨울하늘이 참 맑다.
그래서 그런지 앙상한 겨울나무가 더욱 더 춥게 느껴진다.

눈이내려 설화가 피고
아침 서리가 내려 상고대가 만들어져
빨리 앙상한 나뭇가지에 옷이라도 한겹 입혀주었어면 좋을련만...


 






송계삼거리에서 횡경재까지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가끔씩 숨고르기를 하지만 여전히 그 위세는 꺽이지 않는다.

횡경재...
송계삼거리에서 횡경재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린것 같다.
이제 여기서 부터는 대간길을 벗어나 송계사로 내려서는 본격적인 하산길이 이어진다.


 






송계사계곡으로 내려서자...
집요하게 따라오던 칼바람도 대간능선을 넘어오질 못하는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다.

겨울 송계사 계곡...
가끔씩 작은 소로 떨어지는 물소리와, 등산객들의 발소리만 들릴뿐... 고즈늑하다.
어느새 경사도 완만해지고
발목이 약간 피로감을 느낄쯤 길섶 이정표가 송계공원지킴터 1.1.km를 가르키고 있다. 


 





덕유산국립공원 남덕유분소..
몇년전 같으면 국립공원 입장료 매표소 역할을 하던 곳이 이젠 인기척이 없을만큼 조용하다.

짧은생각에...
겨울산행을 만끽할려면 세가지 조건을 갖추어야한다.
그 첫번째는 설화, 두번째는 상고대,  세번째는 칼바람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바람만 맞아 떨어진 셈이다.  
이제 겨울의 시작이다. 진짜배기 겨울산행을 기약하며 오늘산행은 여기서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