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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주작산)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제목 : (주작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날짜 : 2026.5.31(일)

 

 

"희운각 대피소 미당첨"

한달전 미리 추첨을 넣었던 설악 대피소 예약이 미당첨 알림이 되었네요.

대피소 예약이 되지 않아 야심 차게 준비했던 설악공릉능선 산행이 부득이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일요일이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산방기간이 끝나고 설악에 가는 등산객들이 몰렸나 봅니다.

 

그래서 설악공룡은 아니더라도 남도 1번지 공룡을 찾아서 떠납니다.

첫날 주작산 산행을 하고 자연휴양림에서 1박을 하고 돌아올 일정입니다.

 

강진읍에서 오소재 가는 길에서 바라보면 덕룡산과 주작산 바위능선이 선명하게 하늘과 맞닿아 있네요.

덕룡과 주작은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산입니다.

덕룡산이 암봉이 조금 큰 공룡능선에 비유한다면 주작산은 작지만 옹골차고 칼날바위가 많아 용아능선입니다.

 

 

오소재 약수터 주차장 도착...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두륜산방향이고 주작산은 반대편 왼쪽으로 오르면 됩니다.

 

주작산 자연휴양림까지는 약 7키로 남짓.. 3시간 30분~4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산행지도에 중간 중간 탈출로 코스가 있는 것이 능선 바윗구간이 만만치 않음을 예견해 주네요

 

 

초입에서 30여분 꾸준히 오르면 능선에 닿습니다.

여기서부터 2.5km 정도까지는 여느 산과 다를 바 없는 말 잔등처럼 매끈한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언제쯤 바위가 나오나 궁금도 하고 설레기도 하더군요

그렇치만 이때가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능선에서 되돌아보니 두륜산이 보이고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도 보이네요.

주작산이 강진과 해남 경계선에 있다 보니 두륜산이 손에 닿을 듯 지척입니다.

수양리 2.2km, 오소재 2.3km 이정표를 보니 이제 딱 절반 온 것 같네요.

 

 

이제부터 바윗구간이 시작되려나 봅니다.

그동안 꼭꼭 숨어있던 바위들이 하나씩 고개를 내밀며 저마다 위용을 드러내고 있네요.

 

이제부터 수양리재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암봉구간이 계속 이어집니다.

5월이지만 한낮 땡볕이 자비 없이 목털미를 쪼기 시작하네요.

 

 

그래도 바위들을 보는 재미가 솔솔 하네요.

손끝으로 살짝 밀어도 훅~ 하며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흔들바위가 있고요.

바위에 걸터앉아 느긋하게 한낮 일광욕을 즐기는 개구리 형상을 한 바위도 눈길을 끄네요.

 

 

중간쯤 왔을까요?

능선을 되돌아보니 꽤 거친 암봉을 지나왔는데요

 

앞으로 가야 할 능선에 기세등등한 바위들이 "어서 와 주작산은 처음이지" 하고 손짓을 합니다.

집채만 한 파도는 아니지만 잔잔하게 끝없이 밀려오는 바위향연에 산객은 그저 겸손해집니다.

 

 

암봉을 오르고 내리고 수차례 반복하자 이제 지쳐서 서로 말이 없네요.

밧줄 잡고 올라길 힘도 없고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벽에 기대챈 가쁜 숨만 몰아쉽니다

 

진짜 역대급이네요.

30년 가까이 산행을 하면서 빨래판 능선을 수없이 넘어왔지만 주작산 암봉은 차원이 다른 최상급 난이도입니다.

더구나 수직 바위마다 걸려있는 밧줄은 끝도 없이 나타나네요. 정말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더군요.

 

 

드디어 길고 길었던 바위구간을 벗어나 땅을 밟아봅니다.

얼마나 바윗길이 힘들었으면 발디딤이 편안한 땅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더군요. ..ㅎㅎ

여기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주작산 자연휴양림입니다.

 

 

오소재에 있는 차를 회수하러 가면서 바라본 주작산 능선입니다.

마치 물풍선을 능선에 떨어뜨려 놓은 듯 볼록볼록한 것이 얼마나 힘든 산행인지 알 것 같더군요.

오늘같이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운 땡볕에 저 길을 완주했다는 것이 참으로 대견합니다.

 

 

주작산 자연휴양림은 강진군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야영데크보다는 휴양림, 숲 속의 집이 많은 곳입니다.

강진읍 마트에서 준비해 온 돼지고기, 꼬막으로 배부르게 먹고 산행피로를 풀어봅니다.

 

술 한잔에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서로 나누다 보니 어느새 어둠이 찾아오네요.

숲 속에서 맞이하는 조용한 밤이 몸과 마음을 여유롭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