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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기림사)봄기운이 완연한 천년고찰

 

제목 : (기림사) 봄기운 완연한 천년고찰

날짜 : 2025.4.5~6(1박2일)

 

2025년 봄이 시작되려나 봅니다.

지난주까지 떠나는 겨울이 아쉬웠는지 꽃샘추위가 심술을 부리더니 이번 주는 봄기운이 완연하네요.

아마 봄꽃들이 기다리다 지칠까 봐 겨울이 눈치 챙겨서 가려나 봅니다.

 

 

오늘 산사는 경주 기림사입니다.

기림사는 저하고 인연이 있어 오늘이 세 번째 방문이네요.

첫 번째는 2004년 늦가을, 두 번째는 2014년 늦가을, 그리고 이번 2025년에는 봄에 왔습니다.

그리고 보니 10년 주기마다 온 것 같은데 우연에 일치인가요?  

 

 

기림사는 사찰명으로는 조금 독특한데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사찰이며, 처음에는 임정사라 불리다 원효가 도량을 확장하면서 기림사로 개칭하였다고 하네요.

 

 

사천왕문을 지나면 우측에 종무소가 있습니다.

벽에는 귀여운 강아지가 동자승을 따라다니는 벽화가 그려져 있는데 친근감이 가네요.

 

 

경내로 들어서면 일자로 딱 버티고 있는 진남루를 만납니다.

임진왜란 때 의병의 승병기지로 활용되었던 곳으로 앞면 7칸 옆면 2칸으로 지어진 전각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문은 잠겨있고, 마지막 2칸을 종무소로 사용 중인 것 같네요.

 

 

본전앞에는 부처님 오시는 날을 축원하기 위해 연등을 달아놓았는데...

그 높이가 불자님들 눈높이 정도 달아놓아 위압감 없는 낮은 자세로 내려놓는다는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기림사 주불전은 대적광전입니다.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는 비로자나불을 모시는 법당입니다.

가운데 비로자나불을 모셔놓고 왼쪽에 노사나불, 오른쪽은 석가모니불이 위치해 있네요.

 

삼배 후 잠시 앉아있는데...

법당 문을 전부 활짝 열어놓아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것이 참 좋더군요.

 

 

법당 앞면에는 모두 꽃창살문을 달아 화려합니다.

원래가 단청이 입혀지지 않았었는지 아니면 색이 바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색이 없는 문살의 꽃창살 조각이 단청이 칠해진 문살보다 더 우아하고 고풍스럽습니다.

 

키 작은 노란색 수선화...

채송화 그 꽃을 보려면 고개를 숙여야 한다는 박두순 시인 "꽃을 보려면" 쪼그리고 앉아 눈을 맞추어야 꽃을 볼수 있습니다.

아름다움의 시작 봄이 오면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봄꽃 중 봄꽃입니다.

 

 

양지바른 곳에 핀 할미꽃

흰털로 감싸인 꽃봉오리가 수그러져 있는 할미꽃은 우리나라 고유의 야생화입니다.

요즘은 할미꽃 보기가 힘들지만 어릴 적에는 지천에 할미꽃이었지요. 

오랜만에 군락지를 둘러보며 유년시절 기억을 반추해 봅니다.  

 

 

관음전에는 천수천안관세음보살님이 모셔져 있습니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으로 중생을 구제하시는 대자대비심의 관음보살님입니다.

 

 

경내를 다 둘러볼 즈음 봄비가 내리네요.

요사채 마루에 앉아 촉촉이 젖어드는 빗줄기를 바라보니 마음이 고요해집니다.

 

 

잠깐 내린 비로 인해서 인지..

개나리며 복사꽃이 더욱 진한빛 자태를 뽐내고 있네요.

개나리가 수수한 시골처녀의 모습이라면 화사한 연분홍 복사꽃은 시집가는 새색시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