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수선사)깔끔한 정원 같은 절집
날짜 : 2023.7.8 (토)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수선사
3년 전 EBS 한국기행 스님의 뜰이라는 영상으로 처음 보았던 정원 같은 절집
그 인연이 오늘에서야 찾게되었네요.
수선사는 지리산 웅석봉 자락에 있으며 산청읍에서도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연꽃이 펼쳐진 호수와 정원 같은 마당 그리고 경치를 보며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카페까지 있는 절집이지요.
주차장 도착..
차에서 내리면 먼저 지리산의 산 기운이 느껴지네요
잔뜩 물기를 머금은 산안개가 피어 산자락을 감싸고 있습니다.
소박하게 나무로 만든 수선사의 여여문은 사찰의 일주문 같은 곳이랍니다.
계단을 올라서자
와우~~ 영상으로 보아왔던 목책과 연꽃밭이 펼쳐지네요.
커다란 연잎 사이로 하얀 연꽃이 포인트를 주듯이 군데군데 피어있어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이곳 수선사를 찾은 사람들입니다.
조용한 절집을 즐겨 찾는 저로서는 유명한 관광지에 온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하기야 이곳 수선사는 산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가장 핫한 장소가 아는가 생각해 봅니다.
연꽃과 수련
일반적으로 연꽃은 수면 위에 있고, 수련은 수면에 붙어있는 경우로 구별합니다.
그렇치만 조금 더 알아보면 수련은 한자로 수련(水蓮)이 아니라 잠자는 연꽃이라는 뜻의 수련(睡蓮)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종일 피어있는 연꽃과 다르게 수련은 잠자는 연꽃이라는 뜻으로 밤에는 꽃이 접히고 해가 뜨면 다시 꽃잎이 펼쳐지는 신기한 꽃입니다.
시절인연과 맑고 향기롭게...
이곳 수선사는 법정스님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 걸려있습니다.
유난히 꽃을 좋아하셨던 큰 스님
스님이 생전 오랫동안 머물렀던 불일암 이름 모를 꽃들이 생각이 나네요
스스로 행복하라...
누가 내 삶을 만들어 줄 것인가.
오로지 내가 내 인생을 한 층 한 층 쌓아 갈 뿐이다.라고스스로 행복하라는 하셨던 법정 스님이 그립네요
연못을 가로지를 목책길
자로 잰듯한 정형적이지 않고 삐뚤삐뚤한 것이 참 보기 좋네요.
목책의 목재는 너도밤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다소 생소한 너도밤나무는
남부해안지방에 주로 분포하는데 나무 중에서 물에 가장 강하다고 하네요.
이곳 주지스님이신 여경스님이 직접 가지고 와서 목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빼곡히 적힌 글들..
다가가 읽어보면 온통 인연 글이 많습니다.
인연도 마음을 낮추어서 다가가야 상대가 받아주지 나한테 다가오길 바라는 건 쉽지 않지요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들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그 인연을 살려낸다.
살아가면서 좋은 인연을 만나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수선사는 오래된 고찰도 아니고 보물과 문화재도 없지만 매우 깔끔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절이다.
이곳 수선사는 절집이기보다는 고택 정원으로 더 다가오네요.
잘 가꾼 잔디 위에 놓인 디딤들이며, 작은 연못 그리고 기품 있는 소나무..
정말 유명 정원사 부럽지 않은 감각과 여경스님의 오랜 시간 정성이 빚어낸 작품이네요.
절집을 둘러보다 보면
이렇게 작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작은 행복을 주네요.
비 온 뒤라 더욱 싱그럽게 보입니다.
수선사의 본전은 극락보전으로
아미타 부처님을 중심으로 지장보살님과 관세음보살님 삼존불을 보시고 있습니다.
절집의 전체 규모에 비해 그리 크지 않으며 오른쪽으로 요사채가 늘어서 있는 배치로...
목우실, 추사의 글씨를 모각한 무량수각, 다담실, 성적당, 선설당 등의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수국과 불두화 그리고 목수국
이 세 수종은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각각 다릅니다.
우선 수국과 불두화는
꽃색을 보면 쉽게 구별이 가능합니다.
수국은 흙의 산도에 따라 꽃색이 변하기 때문에 분홍색, 보라색, 파란색 등 선명한 색감을 지니고 있고요
그리고 불두화는 키 큰 나무 느낌으로 크게 자라는 반면 수국은 작은 나무 혹은 화초 느낌으로 성장을 합니다.
그러면 불두화와 목수국은 어떻게 구별할까요?
바로 머리모양입니다.
부처님 머리처럼 동그랗게 파마머리면 불두화 산처럼 뾰족하게 삼각형모양이면 목수국으로 보면 됩니다.
왼편 언덕을 돌아 다시 정원으로 돌아왔습니다.
마당에 연못이 있는데 돌로 수놓은 마음 심(心) 자 모양입니다.
법당 뒤편에서 솟아나는 깨끗한 샘물이 연못으로 흘러들어오는데 마음이 언제나 깨끗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하네요
나무 위에 놓여있는 작은 장독은 우편함입니다.
우편함이기도 하면서 곤줄박이 둥지이기도 하답니다.
지난 5월에 방영된 KBS다큐 자연의 철학자에서 방영된 영상에 보면 곤줄박이가 이곳에 알을 놓고 부화를 하였지요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정화하였으니 이제 절집을 떠날 때가 되었나 봅니다.
절집에 머무는 동안
깔끔하고 볼거리도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다 보니 고느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어 아쉬웠네요
산문은 나서는데 여경스님 말씀이 생각나네요
절집은 친절해야 한다고요
연락두절되면 안 되고, 또 안절부절해서도 안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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