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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이야기

(수능엄사)접시꽃이 수줍게 핀 그곳

인생은저니처럼 2023. 7. 1. 10:52

 

제목 : (수능엄사)접시꽃 수줍게 핀 그곳

날짜 : 2023.6.30(금)

 

 

이번주 부터 장마기간이 시작되었네요

오전내내 내리던 빗발이 머츰해지는 틈새 ... 오랜만에 절집 출사를 하러 집을 나섭니다.

 

오늘 절집은 접시꽃과 능소화로 진사님들에게 잘 알려진 수능엄사로..

부산 강서구 끝자락 녹산 수문부근에 자리잡은 고즈늑하고 아담한 사찰입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부터 접시꽃이 반가이 인사를 하네요

앏은 꽃잎이 화사한 접시꽃은 단순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지닌 초여름 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을 안 떠오릴수 없지요

또한 접시꽃은 조선시대에는 장원 급제한 급제자의 머리에 쓰던 화관으로 사용하여 어사화꽃이라고 불리웠다고 합니다.

 

 

부처님 머리를 닮은 불두화 너머

빗물을 머금어 더욱 푸르러진 정원을 펼쳐놓은 대웅전이 보이네요

담장으로 둘러놓은 절집보다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참 좋습니다.

 

 

보기만 봐도 우아한 느낌

진사들 사이에 소화낭자로 불리는 꽃
과연 능소화는 어떤 의미를 지녔을까요?

 

능소화는 업신여길 능’, ‘하늘 소자를 쓴다고 합니다.

, 하늘을 업신여기는 꽃이라는 뜻으로 능소화의 개화 시기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능소화는 7월부터 9월에 피는 꽃으로, 만개 시기는 한여름인 8월입니다.

8월은 장마와 태풍, 그리고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라 식물에게는 좋지않은 시간입니다.

 

 

능소화는 그런 거칠고 어려운 환경을 견뎌내고 핍니다.

궂은 날씨를 퍼붓는 하늘을 업신여기듯 피어난다고 해서 능소화인 것입니다.

 

내 삶이 힘들고 먹구름이 잔뜩 껴 있어도 한번쯤 능소화를 떠올리면 삶에 큰힘이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대웅전 옆에는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있는데

비에 젖은 수국의 연보라빛은 말할 수 없이 매혹적이네요.

 

 

비오는 날 절집은 빗물에 흠씬 젖어있고.. 

전각 한 귀퉁이에 놓인 화분으로 떨어진 빗물은 동그랗게 물주름을 만들며 개구리밥의 연두빛 잎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네요

  

 

나반존자를 모시고 있는 독성각을 지나 산신각으로 올라가봅니다.

이곳 수능엄사는 노적봉이라는 암봉아래 있어 낙석을 대비해 철조망을 촘촘히 설치해놓았습니다.
철조망 사이 기왓장 한장이 놓여있어 눈길이 갑니다.

 

 

산신각에 올라서니 낙동강 하구와 명지 국제신도시가 한눈에 들어오네요

보통 여느 사찰이면 산능선이 보였을텐데 여기는 강가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산신각에서 내려와 능소화를 보며

빗소리와 젖은 풀내음 그윽한 경내를 혼자 보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금새 비가 쏟아지네요

급히 빗줄기를 피해 대웅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과 협시보살님 불상은 그리 크지는 않지만 단아한 느낌을 주네요.

 

천수경을 펼쳐놓고 천천히 독송을 해봅니다.

쏟아지는 빗소리가 대웅전을 에워싸고 법당은 고요한 정적이 감도네요

 

 

산문을 나서는데...
며칠 내린 폭우에 능소화 꽃송이들이 수북이 떨어졌네요.

누구든 어느 날 활짝 만개했으면, , 툭 떨어지는 날도 있는 게 당연하지만 왠지 쓸쓸해 보이네요

 

마지막까지 능소화 배웅을 받으며

잠시 머물렀던 수능엄사를 기억속으로 곱게 접어두고 다음 약속장소로 떠납니다.

 

부산으로 들어가는 길..

빗방울 들이치는 유리창 너머로  잔잔히 흔들리는 거리풍경이 비오는 날의 수채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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