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제주 올레 7코스
날짜 : 2022.4.17(일)
지난 달 3년 동안 달려왔던 국토종주 대장정을 끝마쳤습니다.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는 성취감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1,825km 대한민국 곳곳을 달렸던 열정이 식기 전에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것이 도보여행입니다.
자전거 국토종주가 무기력감을 벗어니가 위한 돌파구였다면
도보여행은 내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하는 시간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도보여행을 제주 올레길로 정하였습니다.
지난해 제주 환상 종주 라이딩 때 해안선을 따라 걷는 도보여행자들의 여유로움이 너무 부러웠거든요
제주 올레길은 전체 26코스로 425km 거리입니다.
봄 섬을 중심으로 우도(1-1), 가파도(10-1), 추자도(18-1)를 포함합니다.
다시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느낌..
제주 해안선을 따라 걷는 생각을 해보면 가슴은 설레고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합니다.
투명하고 화창한 4월 중순
바다와 섬이 그리는 봄을 만나러 올레길 첫 발걸음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때 마침 코로나도 끝이 보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이라 더욱 좋습니다.
공항에서 랜트카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바라본 한라산입니다.
편안하게 누워있는 한라산의 여신이 선명하게 하늘 금을 긋고 있네요
이렇게 깔끔한 한라산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1박 2일 동안 바람 없는 화사하고 따뜻한 봄 날씨를 기대하게 합니다.
랜트카를 타고 보말칼국수 한 그릇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 곧장 서귀포로 내려왔습니다.
이곳은 올레 여행자들이 머무는 올레 스테이고요. 맞은편에는 제주 별책부록이 있습니다.
별책부록에는 이렇게 제주올레의 기념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주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제주올레 수첩과 올레 스카프를 구매했습니다.
한 손에 딱 들어오는 파란색 올레 수첩
첫 만남이 마치 운명처럼 다가오네요...ㅋㅋ
올레 스테이 앞에서 걷기만 해도 좋은 제주올레길 7코스 첫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지난 자전거 국토종주 때 찍는 스탬프와는 또 다른 느낌이더군요
지금부터 급할 것 없는 아주 느긋한 놀멍 쉬멍 도보여행을 시작합니다.
올레 표지는 간세, 화살표, 리본, 플레이트, 표지석 등 다양하게 여행자들이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 이름입니다.
느릿느릿한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고 하네요
갈림길에서 간세 머리가 향하는 쪽이 길의 진행 방향입니다
화살표는 길바닥, 돌담, 전봇대 등에 붙어 길의 진행 방향을 알려줍니다.
파란색 화살표는 정방향으로 걸을 때의 진행 방향을, 주황색 화살표는 역방향으로 걸을 때의 진행 방향을 가리킵니다.
올레길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리본입니다.
제주의 푸른 바다를 상징하는 파란색 리본과 제주 대표 특산품 감귤을 상징하는 주황색의 리본 두 가닥을 한데 묶어 놓았습니다.
올레 스테이를 출발하여 칠십리 공원을 올랐다고 내려서면 외돌개 주차장에 닿습니다.
약간 무 더운 날씨에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딱 생각하는 시간이죠
"소랑 햄 수다 호꼼 아장 쉬어 갑석"
사랑합니다. 잠시 앉아서 쉬어가세요 라는 뜻입니다.
자전거 탈 때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이곳에서 잠시 바다 조망을 보며 쉬어갑니다.
외돌개 주차장에서 85계단을 내려가면 황우지 선녀탕입니다.
내려오면서 저 멀리 새연교와 새섬이 보이네요
이곳 선녀탕은 에메랄드 빛이라 많은 진사님들이 출사를 나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올레 7코스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외돌개입니다.
바다 한복판에 홀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하여 '외돌개'라 하는데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다르게 보입니다.
외돌개는 장군석으로 불리기도 하고 할머니 바위라 불리기도 한다네요.
돔베낭골 주차장에서 속골로 가는 해안길이 없어 서귀포여자고등학교 앞으로 우회를 합니다.
구간 거리도 짧아서 제주시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해안로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제 속골에 도착하였습니다.
망망대해를 홀로 지키고 있는 범섬 뷰가 과히 일품입니다.
이렇게 탁 트인 바다를 보면 옛 생각이 나서 계속 바라보게 되네요
올레꾼들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자연생태길인 수봉로입니다.
이 길은 올레지기 김수봉 님이 염소가 다니던 길에 직접 삽과 곡괭이만으로 계단과 길을 만들어서 사람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한 길이라고 하네요.
범환바당에 도착했습니다.
지난번 제 주국종 때 수첩이 들어있는 배낭을 이곳에 두고 그냥 가버려 멘털이 탈탈 털렸던 곳이죠.
그러고 보니 라이딩 때는 도로의 파란색 표기를 보고 달렸는데
이번 올레길은 파란색 간세, 화살표, 리본을 보며 길을 걷고 있네요
두 머니 물-서건도 해안 구간을 걷습니다.
이 길을 만들 때 일일이 손으로 돌을 고르는 작업 끝에 새로운 바닷길로 열었다고 합니다.
올레길은 이렇게 포장길이 아닌 자연적인 길이 나오기 때문에 꼭 트래킹화는 신어야 겠죠.
여기는 올레요 7 쉼터 중간 스탬프를 찍는 곳입니다.
자칫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있으니까 올레 지도를 보며 꼭 챙겨야 합니다.
7코스 17.6km 중에서 11.1km 걸었습니다.
이제 월평포구까지 3.6km, 월평마을 아왜낭목까지 6.5km 남았습니다.
쉼터를 출발 강정포구 까지는 해안로를 벗어나 차도를 걸어야 하는 지루한 구간이 나옵니다.
그렇치만 이 구간을 지나면 강정항에서 월평포구까지는 부드러운 해안길을 만납니다.
따가운 오후 햇살이 목덜미까지 파고듭니다.
지금부터는 약간 피곤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오~~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요?
드디어 월평포구에 도착했습니다.
포구에서 마지막 스탬프 찍는 왜낭목까지 아직 2km를 더 걸어야 합니다.
상큼한 감귤향을 즐기며 월평마을 비닐하우스 단지를 가로질러 올라갑니다.
드디어 월평마을 왜낭목에 도착했습니다.
올레 수첩에 큼직막한 월평마을 아왜낭목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이제 올레 스테이로 가서 시원한 맥주 한잔 해야겠습니다.
앞으로 올레길 계획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두루두루 걸으며 3년정도면 완주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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