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평원에서 들려오는 억새들의 가을노래.... 신불산산행기
- 일 자 : 2005. 9월 27(월욜)
- 날 씨 : 높은하늘 가을날씨
- 인 원 : 저니와 러브산넷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휴양림-임도-신불재-정상~갈림길~995봉~임도-파래소폭포-휴양림
[총산행시간 5시간2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요즘 하늘은 어릴적 엽서에 보았던 서정적 그림 그대로다. 파란색 바탕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흰 뭉게구름떼.. 어느듯 2005년 가을이 찾아온것이다. 다친 발까락도 어느정도 괜찮아진것 같아 오랜만에 동료들과 지난주에 국제신문에 소개되었던 신불산(서릉)을 오르기로했다. |
부산출발(10:00)∼양산IC(10:30)~어곡공단(11:00)~배내사거리(11:35)~휴양림(12:20)
청명한 가을날이다. 오늘같이 맑은날 산에 오르는면 즐거움은 배가된다.
특히 오늘 산행할 신불산은 영남알프스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알프스를 둘러싼 준봉들을 한눈에 볼수있을것 같아 벌써 기대감이 앞선다.
고속도로위에서 창밖을 보니 금정산의 아름다운 봉우리 상계봉과 파류봉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양산IC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어곡공단을 지나 배내골사거리에 도착하니 어느새 12시가 가까워진다.
배내골로 접어들자 계곡을끼고 앞다투어 들어서있는 팬션과 가든들이 즐비하다.
몇년전만해도 근교에서 가장 인심이 후하고 깨끗한 곳이였는데 변해도 너무 많이 변한 모습이다.
초여름인 유월에 왔던 기억이 나는 태봉가든에서 우회전,
작은 다리를 지나 유스호스텔 뒷길을 따라 진입하면 청수골산장이 보이고
여기에서 옆으로 난 소로를 따라 조금더 올라가면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신불자연휴양림(하단)이 보인다.
넓직한 주차장과 통나무로 만든 휴양관이 보기에도 깔끔하다.
산행시작(12:20)∼임도(13:20)~산죽터널(13:35)~신불재(13:50)
휴양림을 출발...
이정표를 따라 10여분 걷다보면 산행들머리에 도착하는데 여기에서 부터 신불재까지 4.7㎞다.
산길은 구불구불 갈지자를 그리며 평이해서 다소 지루감을 느끼지만
신불산을 오르면서 오늘처럼 수월하게 오르기는 처음인것 같다.
언양(가천리, 홍류폭포, 에베로)쪽은 가파르고 꽤나 땀을 흘려야하는데
비해 배내쪽 오름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순한 산길이 이어진다.
작은계곡과 산죽터널을 벗어나자 어느새 파란 가을하늘이 열리고 햇볕을 받은 억새가 은빛의 물결로 반짝인다.
억새밭... 신불재의 색깔은 이미 가을색채다.
억새밭 사이로 불어오는 서늘한 가을바람이 사각~ 사각~ 소리를 내며 가을을 알리고 있다.
주중이지만 신불재는 많은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제 막 머리를 풀기시작한 하얀솜털같은 억새풀이 마음의 여유를 준다.
산에 오르기전에는 허겁지겁 시간의 굴레속에 살아가지만
이렇게 산에 오르면 그런 조급함은 사라지고 그 빈자리에 자연이 주는 여유가 채워진다.
신불산의 매력은... 산정의 광활함에서 찾을수있다.
평원 제일 끝에 위치한 죽바위등이 마치 로마시대때 투구모자를 쓴 전사가 평원으로 금방이라도 달려올듯한 기세다.
정상(14:30)∼간월재갈림길(15:14)~969봉(15:48)~파래소폭포(17:10)~휴양림주차장(17:40)
정상석이 있는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유명한 신불공룡 칼날능선으로 어어진다.
근교에서는 아마 가장 아름다운 암릉구간이 아닐까 생각된다. 간월산장에서 올라오는 많은 산행객들이 보인다.
높고 푸른하늘과 끝간 데 없이 뻗어나가는
시원스런 조망때문에 발아래 놓여있는 언양과 저멀리 울산앞바다가 뚜렷하다.
일년 내내 이래서면 얼마나 좋을까??
야~ 정말 오늘 날씨 좋네.... 이곳에서 가지산을 보는 사람들마다 입에서 터져 나오는 탄성이다.
억산에서 시작된 줄기가 운문산과 가지산을 거쳐 홀로서있는 고헌산까지 쭉~~ 하늘금을 긋고있다.
하산은... 간월재 가는 길에서 처음 만나는 햐얀나무의자에서 왼편으로 가야한다.
이제부터 신불산 서릉길이다.
이쪽에도 억새밭이 군데군데 형성되어있고
공비지휘소가 있었던 995봉까지는 암릉구간으로 지루하기 쉬운 하산길 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자그마한 억새밭을 가로질러 제법 모양을 갖춘 암봉위에 올라서니 발아래 간월재가 보인다.
산능선을 교모하게 파헤쳐 허연 속살을 보이는 임도가 간월재를 중심으로 뻗어있다.
마치 예리한 칼로 줄을 그으놓은듯한 모습이다.
하산길에는 공비지휘소 전망대(995봉)도 뜻밖에 만난는데
아마 한국전쟁때 이곳에도 파르티잔이 활동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공비지휘소 전망대가 있는 985봉에서 신불정상을 올려다 보니 까마득하다.
표고차가 별로 나지는 않지만 꽤 높게 보인다.
전망대 옆으로 난 길을 무심코 따라 내려가니 잘 닦아진 임도와 만난다.
뭔가 이상다 싶어 급히 자료를 꺼 보니 길을 잘못 내려선것 같다.
예정된 코스로 하산을 하면 폭포까지 30분이면 충분한 거리를 임도를 한시간이상 걸어 휴양림(상단)에 도착했다.
여기는 오토캠핑을 할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보기싫은 간월재 임도가 이곳으로 연결되어있다.
하단휴양림에서 여기까지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는데 굳이 차를 몰고와서 캠핑을 할 이유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산림청 살림이 궁색한 모양이다. 이렇게까지 장사(?)를 하는걸 보면...
휴양림주차장(18:00)∼배내봉(18:30)~서울산T/G(19:00)~부산도착(20:00)
휴양림 상단에서 파래소폭포까지는 1㎞... 폭포에서 휴양림 하단까지는 1.3㎞ 거리이다.
파래소폭포에 도착하니 벌써 짧아진 가을해로 어둠이 서서히 밀려온다.
시원스런 폭포밑에서 잠시 쉬다 이내 일어나 하산을 서두른다.
휴양림을 출발...
배내봉으로 해서 서울산T/G에서 고속도로로 올려 부산으로 돌아오는데 생각보다 소통이 원할하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이 넉넉하다.
역시 가을엔 산만큼 좋은것이 없다. 광활한 평원에서...
억새들이 온몸으로 부르는 가을노래가 마음속 꼭~꼭~ 채워지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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